* 삶은 맹렬한 회오리의 한가운데 서있는 것이다. (20150305)
오늘은 「삶은 맹렬한 회오리의 한가운데 서있는 것이다」 하는 제목으로 하겠습니다.
경전에 보면 '말라위'라고 하는 나무가 있어요. 아주 씨앗이 작아서 개미가 물고 가기도 하고, 그리고 바람에 날리기도 하고, 우리나라로 치면 민들레 씨 같은 그런 건데, 그런데 이 나무는 다른 데서는 자라지 못하고 일반적으로 서있는 나무에 붙어가지고 기생하는 그런 겁니다.
그래서 그 씨앗이 나무에 붙으면 나무에 살고 있는 천신이 그렇게 얘기한다고 합니다. 개미가 와서 빨리 저 씨앗 다른 데로 옮겨가라 그러든지 그렇지 않으면 비가 오지마라 그럽니다. 비가 안 오면 붙을 수가 없으니까. 비가 오지 말아가지고 말라죽기를 바란다는 겁니다. 천신이 인간과 같이 손이 있어가지고 그걸 뗄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왜 그러냐 하면 그 나무가 나중에 자라다 보면 원래의 나무를 죽여버리게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나무가 죽어버리면 천신이 거기서 못살잖아요.
그래서 개미가 물어가든지 아니면 비가 오지 말기를 하고 바라지만은 그런다고 천신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씨앗이 나무에 탁 붙어 기생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천신은 두 가지 중에 하나를 결단해야 된다고 합니다.
하나는 뭐냐면 어느 나무로 내가 옮겨갈 것인가? 하고 결정을 해야 되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옮겨갈 나무가 마땅치 않으면, 언제 내가 수명을 버려야 될 것인가? 하고 결단을 내려야 된다는 겁니다. 두 가지 중에 하나만 할 수가 있다 그렇게 얘깁니다. 그 씨앗이 얼마나 무서웠으면 그런 결정을 내리겠어요?
이 씨앗이 아주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보잘것없는 건데 이게 자라면 우리 나팔꽃같이 이렇게 벌어진다고 나와 있거든. 그 나팔꽃 같이 벌어지는데 그 나팔꽃에 물을 모으면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양동이, 이 양동이가 몇 리터 정도 되는지 모르겠다. 한 5리터 정도나 되는지 모르겠는데 그것의 다섯 배를 거기다 모을 수 있다고 그럽니다. 그 정도로 팽창력이 굉장히 강하다는 거죠. 그러니까 그 정도 물을 머금고 하다가 보니까 물이 부족하면 지금 내가 기생하고 있는 나무의 물을 빨아들일 수밖에 없는 거라. 그래서 나무를 칭칭칭 감고 올라가다 보니까 나무에 있는 물도 빨아버리고 햇빛도 못 받게 되고 하니까 결국은 이 나무가 죽어버린다고 그렇게 나와있습니다. 그 정도로 무서운 나무라는 겁니다. 천신들이 겁내는 게 없는데 이 씨앗 하나만 그렇게 겁낸다고 그럽니다. 아주 보잘것없는 건데.
여러분은 겁낼 것이 뭐가 있을까? 죽음이 겁날까? 그렇지는 않죠! 병들고 늙고 하는게 겁나는 것이 아니죠!
집착하는 것을 이 나무의 씨앗에 비유를 하고 있습니다. 집착하는 것이 하나 생기면 나를 죽일 만큼 강해서 그것이 뿌리를 내리면은 결국에는 내가 그 집착으로 인해서 죽음을 맞게 된다 하고 경전에는 비유를 해놓습니다.
어느 날 스님들이 모여서 얘기를 합니다.
부처님이 만날 "감각기관을 제어하라, 그래서 감각기관으로 인해서 일어나는 느낌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 그래서 그 느낌으로 인해서 내가 왜곡되게 보는 것들을 방어하라" 그렇게 얘길하니까, 이 스님들이 그러면 나는 눈으로 보는 것만 하겠다. 어떤 스님들은 귀로 듣는 거, 어떤 스님들은 코로 냄새 맡는 것, 어떤 스님들은 혀로 맛보는 것, 어떤 스님은 몸으로 접촉하는 것, 다섯 가지 감각기관에 대한 것들을 하게 됩니다.
어떤 게 가장 어려울까? (수행자 대답 : 몸으로 접촉하는 것이 가장 어려울 거 같습니다.)
그거 하는 사람들은 그게 어렵다고 하겠지. 귀로 듣는 것을 그냥 '들음'만 할려고 하는 사람을 보면 그거 그렇게 잘 됩니까? 그게 잘 안되거든. 예쁜 소리, 미운 소리 들리게 돼있고, 나에게 싫은 소리 칭찬하는 소리 가려 듣게 되고, 그 어느 것도 쉬운 게 아닙니다. 눈으로 보는 것도 꼭 마찬가집니다. 맛보는 것도 마찬가지고, 다섯 가지 감각기관 중 어떤 것 하나도 쉬운 것은 없습니다.
부처님이 그것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그거 다 쉬운 거 아니다. 그거 다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그중에 어떤 것 하나가 가장 어렵다고 얘기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다 어려운 것이다. 그대신에 하나를 하더라도 나머지 것들은 동시에 떨어져 나간다." 그런 얘기를 합니다.
TV나 이런 것들을 가끔씩 보면 미국 같은 곳에는 사이클론 이라고 하는 것이 발생을 하는 걸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사이클론이 발생을 하면 발생해가지고 쭉 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면 그 오는 모습 보이면 어떻게 해야 되요? 보이면 빨리 피하면 됩니다. 집에 있는 거 가져갈 생각 안 하고 자신이라도 먼저 피해야만이 살지, 그렇지 않고 집을 떠안고 갈 거야 아니면 뭘 챙길거야? 그럴 시간적인 여유가 없습니다. 빨리 피하면 되는 겁니다.
집착이 달라붙으면 집착을 놔둬버리고 빨리 내가 피해버리면 다행인데, 대부분은 그렇게 사이클론이 오면 그 속에서 죽는 사람들을 보면 그러지를 못합니다.
그럼 만약에 여러분들이 사이클론을 피하지 못하고 그 한가운데 탁 들어앉아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 어떻게 해야 돼요? 막 나무판자고 뭐고, 집 부서지면서 벽돌이고 뭐고 막 떠다니면서 그냥 나에게 덮치고 있는데, 나는 아직 무거워가지고 사이클론에 휘말려 들어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들이 지금 나에게 다가오는데,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나에게 올지를 모르는 거라. 어떻게 하면 될까?
(수행자 대답 : 지하로 들어가든지 땅속으로 들어가야 됩니다.)
땅을 팔 시간이 있을 거 같으면 이미 벌써 피하고도 남았겠지. 어떻게 해야 돼요? 뭐 그거 알아차려 나간다고 해서 알아차린다 해가지고 물론 안 알아차리는 것보다는 빨리 피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가지고 안 맞는다는 보장은 못합니다. 그러니까 알아차린다고 될 것도 아니고.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건. 이미 그 속에 들어가 있을 때는 포기해야 됩니다.
죽을 때 되면 죽어야지 뭐 어떡할 것이라. 그 수밖에 없습니다. 피할 방법이 없을 경우에는 그냥 그거 받아들여야 됩니다. 그대신에 마음만은 더럽혀지지 않도록 해야 됩니다. 그거 피할 방법이 없으면 어떡할 거라? 죽을 때 잘 죽기라도 해야 될 거 아니야? 아니면 요행히 죽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인해서 악한 마음을 일으키지는 않도록 해야 됩니다.
삶이 회오리치는 한가운데 있을 때는 그것들을 놓아버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놓아버리고 그것으로 인해서 내가 마음이 더럽혀지지 않도록만 해야 되는 것이지, 그 회오리로부터 빠져나갈려고 하면 그 방법이 없는 거라.
방법이 있으면 이미 사이클론이 올 때 온다는 것을 알고 빨리 피해야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사이클론이 올 걸 대비해가지고 그전부터 미리 땅굴을 파가지고 준비를 해둬야 되는 것이고, 그나마도 안될 것 같으면 사이클론이 직접 나에게 닥쳐왔을 때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마음만은 더럽혀지지 않도록 만드는 것밖에는 없다는 거라.
보는 것으로 인해서 뭔가가 보였습니다. 그러면은 '보임' '보임' 하고 알아차려야 되는데 그렇게 알아차리지 못하고 앞에 대상이 '아, 예쁘네' '어, 잘생겼네' 하고 빠져버린단 말이라. 사이클론에 휘말려버렸어. 그럼 어떻게 해야 돼요?
아, 이 바보들아. 휘말려 들어갔으면 그냥 놓아버려야 돼. 마음이 더럽혀져서 '아, 내가 예쁘다고 봤네' 하고는 알아차려야만이 거기서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 것이지, 그래놓고도 예쁘다고 해놔놓고도 내가 예쁘다고 한 것을 알지를 못할 거 같으면 두 번째 빠져나올 방법조차도 못 찾게 되는 거라.
탐심과 진심으로 인해서 마음이 더럽혀졌으면 그것이 더럽혀진 줄은 분명히 알아야 된다는 거라. 탐심과 진심이 안 일어난 상태에서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면 좋겠지만은, 그러기가 쉽지 않으면 적어도 탐심과 진심이 일어났으면 탐심과 진심이 일어났다는 것은 분명하게 알아차리라는 거라. 알아차리면 '아, 내가 탐심이 일어났네' 하고 알아차리면 탐심은 사라진다는 거라. '진심이 일어났네' 하고 알아차리면 진심은 사라진다는 거라.
여러분들은 그 회오리 한가운데 지금 들어가 있는 겁니다. 그거 빠져나올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면 탐심과 진심이 일어난 것들은 일어나는 것들을 분명하게 아는 방법밖엔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걸 안 받을려고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도망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걸 경전에서는 뭐라고 비유를 해놓느냐면 "만약에 어떤 사람이 돌이 떨어지는 걸 봤는데 돌 떨어지는 것이 겁나가지고 바로 받지를 못하고 거꾸로 누워가지고 돌을 받는 거와 같다" 그렇게 얘기합니다.
똑바로 보고 돌을 받는 것이나 거꾸로 보고 돌을 받는 것이나 맞는 것은 꼭 마찬가집니다. 그런데 거꾸로 보고 돌을 맞는구나 하고 알아차리고 있을 거 같으면 적어도 그때 마음은 더럽혀지지는 않는다는 거라.
그런데 뒤로 돌아버릴 것 같으면 그걸 안 받는 게 아니고 그 무서움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받게 된다는 거라. 물론 앞을 보고 그것에 대해서 무서움을 일으키면 똑같이 마음은 더럽혀지는 것입니다.
적어도 그걸 피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대상으로 인해가지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거라. 어차피 맞아죽어야 되는 것인데 마음은 더럽혀지지 않도록 해라는 거라.
회오리 속에 들어가면 어쩔 수 없이 탐심과 진심은 일어난다는 거라. 그럼 탐심이 일어났으면 탐심이 일어난 걸 분명하게 알아차리고, 진심이 일어났으면 진심이 일어난 걸 분명하게 알아차려야만이 적어도 그것으로 인해서 마음은 더럽혀지지 않고 그것으로 인해서 내가 업을 쌓는 일들은 생기지 않는다는 얘기라. 그걸 피하기 위해서 내가 뭔가 다른 걸 한다? 그런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거라.
그거는 다른 걸 한다는 것은 경전에 비유하기를 주석서에 "거꾸로 돌아눕는 거와 같다" 하고 얘기합니다.
안 본다고 피할 수 있으면 이미 그전에 피했어야 된다는 거라. 피하지 못하고 받아들여야 되는 것들은 그것으로 인해서 탐심과 진심이 일어나는 것을 봤다는 거라. 그것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라는 거라.
여러분이 가족이 되었으면 부모가 있고 자식이 있고, 또 아내가 있고 남편이 있고 할 겁니다. 원수같고 미워 죽겠지만 받아들이기는 받아들여야 된다는 겁니다. 헤어져서 남이 되기 전에는 그 카테고리에 있는 겁니다.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회오리 속에 그냥 있는 겁니다.
그러면 그것으로 인해서 탐심과 진심이 일어났을 때는 탐심이 일어났다고, 진심이 일어났다고 분명하게 알아차려야 되는 것이 여러분이 해야 되는 것이지, 그걸 피한다고 벗어나고 그걸 피한다고 다른 생각을 하고 그런다고 해가지고 그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거라. 그걸 피할 방법이 없다는 얘기라.
그런데 왜 부처님은 탐심과 진심만 얘기를 했을까? 치심은 왜 얘기를 안 했을까?
탐심과 진심으로 인해서 마음이 고요하고 깨끗해져야만이 치심을 알아차릴 수가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탐심이 일어났으면 탐심이 일어났다고 분명하게 알아차리고, 진심이 일어났으면 진심이 일어났다고 분명하게 알아차리면은 자동적으로 치심은 점점 더 소멸해가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치심까지 완전히 소멸돼버렸을 때는 무게가 제로(0)가 된다 하고 그렇게 얘기합니다. 그러면 사이클론 한가운데 있더라도 그것으로 영향받을 일이 없다는 거라. 그냥 그 속에서 빠져나와버린다는 거라.
붙잡고 매달리고 탐·진·치를 일으키지 않는 상태일 거 같으면 그 속에서 빠져나오게 된다는 거라. 아무리 사이클론이 와있어서 나에게 직접 부딪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큰 물건이 와서 나를 내리치는 한이 있어도 나는 아무런 무게가 없기 때문에 그것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탐·진·치가 없는 상태를 만들어 주는 것이 여러분이 그 회오리 한가운데서 사는 방법입니다. 다른 방법이 있으면 한번 찾아보십시오. 그런데 그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이생을 살아가는데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가 하는 것이 이 경전 속에 있는 겁니다.
보면 본다고 분명하게 알아차리고, 맛보면 맛본다고 분명하게 알아차리도록 하십시오. 그래서 애초부터 탐·진이라고 하는 번뇌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런데 만약에 일어났으면 일어난 것들을 분명하게 알아차리고, 그것을 놓아버리도록 해야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것들에 대해서 붙잡히지 않을 때, 그것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될 때, 나는 그것으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겁니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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