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생활/즐거운 생활. 염색

치자. 오배자 염색

담마마-마까 2013. 9. 6. 16:14


치자염색 (노랑)

꼭두서닛과의 사철 푸른 나무로 따뜻한 지역에서 자란다. 붉은 꽃도 있다고 하지만 주로 흰 꽃이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밝고 청초함이 있으며 꽃향기가 매우 풋풋하고 싱그럽기 그지없다. 매염제 없이 물들여지는 직접 염료로써 노란색이지만 붉은빛이 도는 황색이다. 중국은 주나라 이전부터 사용했으며 우리나라도 500년경부터 종이, 직물과 식용색소로 쓰기 시작했다. 20세기 들어와 전통염색이 다 사라질 때도 수의, 음식 등 생활 속에서 사용했다. 홍화, 쪽과 함께 우리 전통염색의 기둥 같은 중요한 염색이다. 염색은 쉬우나 변색이 잘 되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여기서 서술해 놓은 기법은 그러한 문제를 많이 해결했으며 견뢰도 좋은 염색법이다. 국산 치자는 붉은빛이 많이 도는데, 가을 저온에서 오랫동안 농익어 건조되면 그러하다. 중국산이 노란색을 띠는 것은 따뜻한 기후에서 빨리 건조됐기 때문이다. 요즘은 국산도 온열 건조기를 사용하기에 붉은빛 치자가 적은 편이지만, 농익어 붉은빛 나는 것이 더 좋은 편이다. 치자는 황색계의 대표적인 염료로써 매우 가치가 있는 염재다. 잘 익은 것을 사용해야 색이 곱고 변색이 적어 안정되고 견뢰도 높은 염색이 가능하다.

 

염료만들기

① 잘 익고 때깔이 좋으며 부패하지 않은 치자를 구입하여 1∼2회 깨끗한 물에 헹궈 먼지나 불순물을 씻어 준다.

 

② 잘 씻은 치자의 부피 3∼4배 정도가 되는 따뜻한 물을 부어 통에 넣고 뚜껑을 덮어 숙성, 발효시킨다.

 

③ 계절에 따라 발효 기간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보통 3∼6일 사이 수시로 뚜껑을 열어 봤을 때 표면에 곰팡이가 약간 피기 시작했다면 발효가 다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때 치자 1근에 물 16L 정도를 넣고 끓여서 아주 고운 망이나 체로 염액을 추출한다. 보통 3회 정도 끓여 내면 염액이 나오지 않는 편이다.

 

④ 앞에서 추출한 염액을 함께 모아 바닥이 좁고 굽이 높은 통에 담아 둔다. 하루 묵혀 다음 날 가만히 윗물을 다른 용기에 옮겨 모으고 바닥에 남은 찌꺼기는 버린다.

 

⑤ 이렇게 모은 염액을 앞에서 사용한 바닥이 좁고 굽이 높은 통에 넣고 뚜껑을 덮는다. 그런 다음 1개월 정도 장기 숙성에 들어간다. 치자염색을 하려면 한 달 전에 미리 염료를 준비해야 한다.

 

⑥ 한 주 간격으로 뚜껑을 열고 염료 상태를 본다. 위에 약간이라도 하얀 곰팡이가 피려고 하면 불에 끓인다. 그러고 나서 다시 숙성에 들어간다. 이렇게 한 달 동안 위와 같은 방법으로 관리해 주어야 한다.

 

⑦ 한 달쯤 되면 염액에서 효소, 살구향과 비슷한 과일향이 나는데, 이처럼 잘 익어 산도가 높아져 있으면 최고 상태의 염료로, 색이 맑고 곱게 물든다. 그러면 염색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염색할 때는 바로 끓여서 초산을 매염제로 쓰기도 했는데 자체에서 산이 생겨난 것이니만큼 참 좋다. 과일향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염료를 버렸다고는 볼 수 없지만 색이 좀 탁하고 견뢰도도 좀 떨어지는 편이다.

 

⑧ 잘 익은 염액은 조심스럽게 떠내고 다른 통에 모은다. 바닥에 침전된 찌꺼기는 버린다. 푹 끓여서 뚜껑이 있는 통에 넣어 보관한다. 장기 보관시 곰팡이가 생기려 하면 불에 끓여 주어야 한다. 혹은 저온(약 4℃) 창고에 보관하면 참 편리하다.

 

물들이기

① 염색할 천이 충분히 적셔질 양의 염액을 60℃ 정도로 따뜻하게 해 주어야 한다. 침염하여 가볍게 주물러 10분쯤 방치했다가 꼭 짜서 바람 쳐 준다. 그런 다음 다시 침염하여 앞처럼 가볍게 주물러 10분가량 방치했다가 꼭 짜서 바람 친다.

 

② 이렇게 침염하여 바람 치기를 2회 하고 남아 있는 염액에 명반을 넣어 중매염한다. 염액 5L에 명반은 2g의 비율로 넣어 잘 저어 준다. 그러면 염액이 엉키는 현상이 나타나지만, 다시 천을 넣어 침염하고 잘 주물러 꼭 짠 다음 바람 쳐 주면 별문제가 없다.

 

③ 염색을 맑고 가볍게 하고 싶으면 빨랫줄에 한 5분 정도 널어 바람 친 다음 수분이 있는 상태에서 수세하면 된다. 진한 색을 얻고 싶으면 건조시킨다. 한 염액에 세 번 침염하고 짜서 바람 치는 것이 1회 염색을 한 것이다.

 

④ 이전에 쓴 염액은 아주 연하고 염료 함유량이 적다. 그러므로 이것을 버리고 새 염액을 떠내어 위와 같은 방법으로 반복 염색해서 원하는 색을 얻으면 된다.

 

⑤ 모든 염색은 5회 이상 반복해서 염색해야 좋은 색을 얻을 수 있다. 연한 색을 얻고 싶으면 염액을 묽게 하여 염색하고 반복 횟수는 줄이지 않는 것이 좋다.

 

⑥ 바로 끓여서 하는 일반 치자염색은 붉은 기가 있는 노란색을 얻을 수 있지만 여기 적힌 방법으로 염색하면 맑고 밝은 순 노란색으로 물이 든다.

 

⑦ 치자가 약하고 잘 난다는 이유 때문에 햇빛 건조를 꺼리는데 그럴 필요가 없이 해가 잘 드는 곳에서 건조시켜야 한다. 충분히 숙성 발효된 치자 염액은 그런 문제가 적다. 염료가 날고 변색되는 것은 염료가 고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정되지 않은 이유는 자연 상태의 염재라 그런 것이다. 이것은 불완전한 염료다. 푹 익은 완전한 염료로 전환됐을 때 온전히 물든다.

 

생물(生物) 즉 익은 김치가 아니라 생김치라는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생김치 맛도 좋지만 익은 김치만큼 오래가지는 못한다.

 

오배자 염색 (흑색)

 

가을에 단풍이 들면 가장 붉은색으로 물드는 것이 옻나무다. 옻나무는 옻나무과 중에서도 가장 붉게 물든다 하여 일명 붉나무라 부른다. 오배자는 붉나무 잎에 오배자충들이 지어 놓은 집으로 약재와 염료로 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여 생산되는 유일한 동물성 염료다. 오배자는 염기성 식물염료의 타닌 매염제로 쓰인다. 견뢰도가 약한 식물염색에서 마무리 삼아 오배자 염색으로 뒤처리를 해 주면 견뢰도를 많이 높일 수 있다. 현재 시중의 약재상에 나와 있는 오배자는 국산과 중국산이 있다. 국산은 크기가 좀 작고 밝은 갈색이 도는 반면, 중국산은 크기가 더 크고 어두운 갈색이 나는 편이다. 너무 무겁고 어두운 갈색이 나는 것은 유통이 오래됐거나 상한 것으로 색이 잘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염료만들기

① 가볍게 부순 오배자 한 근에 미지근한 물 10L를 붓고 한 2일 정도 방치해 놓았다가 고운체로 걸러 내어 따로 놓아둔다. 그다음 다시 물 16L를 넣어 30분 이상 끓여서 염액을 추출해 내어 따로 모은다.

 

② 색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3∼5회 이상 반복해서 끓여 염액을 충분히 뽑아낸다.

 

③ 이렇게 추출한 염액을 하루 정도 방치해 침전을 시킨 다음 윗물을 사용해야 얼룩이 없이 염색이 곱게 된다. 바닥의 앙금 찌꺼기는 버려야 한다. 앙금이 들어가면 얼룩이 생길 위험이 커서 깔끔한 염색이 어렵다.

 

④ 오배자 표피에는 붉은 갈색소가 많고 속에는 흑색소가 많다. 처음 미지근한 물에 담가 첫물을 빼는 것은 표피의 붉은 기를 제거하여 더 깨끗하고 맑은 온전한 흑색을 얻기 위함이니, 이 과정을 지키는 것이 좋다. 만약 보라색 기가 있는 흑색을 원하면 그냥 한번 씻어 이물질만 제거하고 바로 끊여 내서 사용하면 된다.

 

물들이기

① 추출한 염액을 하루 이상 방치해 잘 침전시켜 맑은 윗물 염액을 사용해야 곱고 좋은 염색을 할 수 있다.

 

② 첫 번째 염색은 염액의 온도를 60℃ 정도로 따뜻하게 하여 잘 주물러 주어 침투가 잘 되게 해야 한다. 감물처럼 타닌이 많아 주물러도 섬유에 손상이 적고 천이 좀 딱딱해지는 편이다. 5분 정도 잘 주물러 꼭 짜고 바람 쳐 준다. 다시 염액에 넣어 주무르고 바람 치기를 2회 정도 더 해 준다. 그런 다음 건조시켜 한 번 염색을 마친다.

 

③ 두 번째 이후에는 보통 염색하듯이 가볍게 주무르고 5분 동안 침염하여 짜기를 3회 정도 한다. 건조하여 두 번 염색을 한다.

 

④ 다시 두 번째처럼 염색하고 건조시켜 세 번째 염색을 마친다.

 

⑤ 세 번째 염색이 끝나면 첫 번째로 철 매염제를 적게 써서 발색하는 것이 좋다. 화학 철 매염제는 보통 천 무게의 3∼4%를 쓰지만 천연 철 매염제는 만들어 쓰는 사람마다 농도의 차이가 있다. 처음에는 물 4L에 3∼4㏄ 정도 넣어 잘 저어 준다. 천을 넣고 잘 주물러 10여 분가량 방치해 두었다 꼭 짜서 바람 쳐 준 다음 다시 매염액에 넣고 가볍게 주무른다. 5분 정도 방치해 놓았다가 짜고 충분히 바람 쳐 준 다음, 얼룩이 있으면 가볍게 수세하여 건조한다. 아니면 그냥 건조한 후에 아주 깨끗이 수세해야 한다.

 

⑥ 세 번까지 염색, 매염하여 잘 수세한 천은 앞에서 했던 방법으로 다시 세 번 염색하고 매염해 준다.

 

⑦ 원하는 검은색이 나올 때까지 위와 같이 반복 염색하되 천에 남아 있는 철 매염제를 깨끗이 수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천이 많이 손상될 수 있다.

 

⑧ 이렇게 오배자 염색을 하여 아주 검은색이 나오게 하려면 아홉 번 이상 염색해 주어야 한다. 오배자 염색이 다 된 천에 오리나무, 빈랑염색을 두세 번 이상 하여 마무리 해 주면 더 좋은 검은색을 얻을 수 있다. 때깔이 고운 빈랑수흑(殯榔樹黑)처럼 심흑색(深黑色)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⑨ 염색이 다 끝나면 잘 수세하여 건조시킨 후에 우유로 후매염 처리를 해 주는 것이 좋다.

 

주의할 점

① 오배자는 염액 입자가 거칠고 타닌 성분과 기름기가 있어 침투가 잘 안 되므로 첫 번째 염색할 때 잘 주물러 주어야 한다. 편하게 하는 방법은 5분 정도 침염하여 잘 주무른 다음 손으로 꼭 짜는 것이다. 이때 염액이 천에 흡수되는 효과가 좋다. 더 효과적인 것은 짤순이에 15∼30초 정도 탈수하면 탈수할 때 원심력에 의해 염액이 천에 깊숙이 흡착되는 효과가 높아 매우 좋다. 다만 효과가 좋다고 긴 시간을 탈수하면 파도처럼 얼룩이 생길 수 있으니, 손으로 짜는 것보다 좀 더 탈수해 주는 정도로 가볍게 해야 한다.

 

② 매염할 때도 첫 번째는 시간을 좀 길게 잡고 잘 주물러 주어야 한다. 그리고 매염시 중간에 짜서 바람 치는 것은 매염제가 공기 중에 산화되면서 고정과 발색이 잘되는 좋은 효과를 얻기 위함이다.

 

③ 철 매염제는 처음에는 약하게 쓰고 뒷부분에서 강하게 쓰는 것이 천에 좋다.

 

  [네이버 지식백과] 물들이기 (오방색으로 하는 천연염색, 2010.10.29, 들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