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함·뜨거움 잘 알아야 현혹되지 않는다”
열은 일어나는 모든 종류의 물질에 동반
식물·바위 등 바깥 물질은 열에 의해 생성
외적인 열 성품은 변하기 쉬운 무상한 것
바람성품은 몸 지탱하고 자세 취하게 해
몸에 부딪히지만 무엇인지 잊어버리게 돼
우리는 지수화풍 ‘사대작용’에 의한
몸짓과 말에 현혹되는 것일 뿐
열 성품(떼조다뚜)에 관해서 ‘청정도론’(11, 93)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화대는 뜨거움의 특징을 가지고, 소화하는 역할을 하고, 부드러움을 공급함으로 나타난다.”
열 성품은 몸의 감촉에 의해서 지각되며 따뜻함과 차가움으로 드러난다. 차가움은 열이 모자란 것이다. 열은 일어나는 모든 종류의 물질, 몸 안과 밖의 물질에 동반된다. 열 성품은 유지하게 하고 성숙시킨다. 열 성품은 몸의 물질을 만드는 네 가지 요인 중의 하나다. 생의 최초 순간에 과거의 누적된 행위인 업은 재생의식과 물질을 만든다. 재생의식이 생겨난 후 열은 몸의 물질을 만들기 시작한다. 식물이나 바위 같은 몸 바깥 물질은 오직 열에 의해서만 생성된다.
위에서 인용한 경(코끼리 발자국 비유의 긴 경)에서 사리뿟따는 안의 불의 성품에 관해서 승려들에게 이렇게 설명한다.
“…몸 안에 있고 고유한 특성을 가진 것에 속하거나 그것으로부터 파생된 것에 속하건 간에 열과 온기가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예를 들면, 사람이 그것에 의해 활력을 얻고, 노쇠하고, 화를 내어 타 버리는 것, 그리고 우리가 씹고, 마시고, 먹고, 맛봐서 알맞게 변화시키는 것(소화), 또는 그 외의 어떤 열과 온기라고 하는 것은 무엇이든 간에 안의 (열 성품)…”
이 경을 주석한 ‘청정도론’ (11, 36)에서는 늙어가는 과정을 열 성품으로 설명한다.
“…열 성품 때문에 몸이 늙고 기능이 쇠퇴하며 기력이 없어지고 주름이 생기고 흰머리가 생긴다.”
“타 버린다”는 표현은 사람이 흥분하면 내적인 열 성품이 몸을 태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열 성품은 음식을 소화시키는 기능도 하는데, 그것은 먹거나 마신 것을 “조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음식을 소화하고 흥분하며 화를 내고 두려울 때 몸의 온도가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살아있는 동안은 항상 안의 열 성품이 일어나고 사라진다. 열 성품이 일어날 때 알아차림이 있다면 그것은 ‘내 몸의 열기’가 아니라 오직 하나의 물성(루빠)인 열 성품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흥분, 화남, 두려움에 빠지면, 실제로는 단지 여러 가지 마음과 물질이 일어나고 사라질 뿐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열 성품은 내적 혹은 외적인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사리뿟따는 외적인 열 성품이 변하기 쉽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마을, 도시, 도성 그리고 지방을 불태운 후 연료가 없으면 꺼져 버리는 것처럼 그 무상성을 볼 수 있다. 내적, 외적 열 성품은 무상하고 자아가 없다.
바람 성품(와요다투)인 움직임에 관해서 ‘청정도론’ (11,93)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풍대는 팽창의 특징을 가지고, 움직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전달함으로 드러난다.”
우리는 사물의 움직임을 볼 수 있으나 실재의 움직임인 바람 성품인 물성은 볼 수가 없다. 관습적 언어로 표현하는 움직임의 의미는 바람 성품 즉 움직임과 같은 것이 아니다. 지각된 것을 보고 생각하는 다른 순간들을 기억하기 때문에 어떤 것이 움직였다고 판단하지만, 이것은 움직임인 풍대 물성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다. 물질의 성품은 몸 감각을 통하여 직접 경험할 수 있다. 탄성이 있는 몸이나 물건을 접촉하면 움직임이나 압력이라는 특성이 나타난다. 이것이 바람 성품의 특성이다. 또 이것은 진동이나 동요로 나타난다. 정의에서 보았듯이, 바람 요소의 기능은 움직임을 일으키며 이동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걷거나 손을 굽히고 펼 때다. 그러나 몸으로 직접 바람 성품인 물성을 경험하는 것과 관념으로 상상하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바람 성품인 움직임은 몸과 몸 밖에 있는 모든 종류의 물질에서 일어난다. 항아리와 같이 생명이 없는 물질에도 바람 성품인 움직임이 있다. 바람 성품은 항아리가 그 형태를 유지하여 무너져 내리지 않게 하는 기능을 한다. 사리뿟따는 몸 안의 바람 성품에 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존경하는 도반들이여, 몸 안에 있는 바람 성품이란 어떤 것인가? 몸 안에 있고 고유한 특성을 가진 것에 속하거나 그것으로부터 파생된 것에 속하건 간에 움직임과 바람은 무엇이든지, 예를 들면 위로 향하는 바람, 밑으로 향하는 바람, 내장 바깥쪽 배 안의 바람과 내장 안의 바람, 팔다리 모두에 퍼지는 바람, 들숨과 날숨, 또는 그 외의 다른 움직임, 바람은 안의 (바람 성품)….”
우리는 몸 안에 있는 압력을 알아차릴 수도 있다. 풍대의 특징이 나타날 때 단지 조건 지어진 물성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경전에 있는 “사지에 순환하는 바람”이란 구절을 ‘청정도론’(11,37)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정맥(신경)망을 통해 사지와 온 몸에 순환하며 분포되어 구부리고 펴는 등의 상태를 일으키는 바람이다.”
바람 성품은 넘어지지 않도록 몸을 지탱시키는 특정의 역할을 하며, 여러 가지 자세들을 취하게 한다. 자세를 취할 때, 사지를 펴거나 구부리는 것은 바람 성품 때문이다. 팔이나 다리를 구부리거나 펼 때, 풍대는 움직임 또는 압력으로 나타난다. ‘청정도론’(11,92)에는 다음과 같이 주석했다.
“이 몸에서 사지를 순환하고 움직이고 팽창하는 특징을 가진 바람 성품은 땅 성품에 의지하여 머물고, 물 성품에 의해 결합되고 열 성품에 의해 유지되어 이 몸을 팽창시킨다. 그 바람의 성품에 의해 팽창되어 이 몸은 무너지지 않고 똑바로 선다. 이동시키는 또 다른 바람 성품에 의해 떠밀려 손과 발을 구부리고 펴고 흔들면서 행·주·좌·와의 네 가지 자세를 만들고 몸의 암시를 보인다. 이와 같이 여성과 남성 등으로 어리석은 사람들을 속이면서 사대의 작용이 마술의 속임수 같이 계속된다.”
우리는 남자, 여자라는 외모에 속아 넘어가서 단지 이 몸이 ‘사대의 작용’이고, 손발을 구부리고 흔들고 몸짓과 말로 암시를 드러내는 것이 조건 지어져 일어난다는 것을 잊어버린다.
‘청정도론’(11, 37)에는 바람성품과 관련한 들숨과 날숨에 관해서 언급하고 있다.
“들숨 안으로 들어가는 콧속의 바람, 날숨- 밖으로 나가는 콧속의 바람이다.”라고 되어 있다. 우리는 평생 호흡을 하고 있지만 대개는 그 실재를 잊어버리고 ‘내 호흡’이라는 개념에 집착한다. 호흡은 마음에 의해서 생긴 물질이며 숨이 코끝이나 윗입술에 닿는 곳에서 그 자신이 드러난다. 만일 그것을 알아차림 할 수 있다면, 단단함, 부드러움, 뜨거움 또는 움직임의 특성들이 한 번에 하나씩 경험할 수가 있다. 그러나 호흡은 매우 미묘해서 그 특성을 알아차리는 것이 매우 어렵다.
청정도론에서 사리뿟따는 바깥의 바람은 마을과 집을 흔들어 멀리 날려 버린다고 설명하고 있다. 변하기 쉽고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안팎의 바람 성품은 다 무상하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사대성품은 항상 함께 일어나고 그들 각각은 다른 셋을 가까운 원인으로 가진다. 또한 ‘청정도론’(11, 109)에서는 사대가 서로서로 조건 짓는다고 했다. 땅 성품은 물 성품, 열 성품, 바람 성품의 바탕으로 작용한다. 물 성품은 다른 성품들을 응집하는 작용을 한다. 열 성품은 다른 성품들을 유지한다. 바람 성품은 다른 사대성품을 팽창시키는 역할을 한다.
물 성품인 응집력은 몸의 촉감을 통해서는 지각할 수 없으며 마음의 문을 통해서만 인식될 수 있음을 기억하여야 한다. 땅 성품, 열 성품, 바람성품은 몸의 촉감을 통해서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땅 성품은 단단함이나 부드러움으로 나타나고, 열 성품은 따뜻함이나 차가움으로 나타나며, 바람 성품은 움직임이나 압력으로 나타난다.
단단함이나 뜨거움과 같은 물성들은 자주 몸에 부딪치지만 우리는 사물이 실제로 무엇인지 잊어버린다. 우리는 사물의 외양에 의해 우리자신을 스스로 속아 넘어 가게 한다. 청정도론(11, 100)에서는 사대는 ‘사기꾼’이라고 말하고 있다.
“마치 야차녀라 불리는 큰 마귀가 아름다운 색깔의 형상과 몸짓으로 자기의 무시무시한 모습을 숨기고 중생을 속이듯이, 이들도 매력적인 여자의 몸과 남자의 몸의 피부색깔과 마음에 드는 사지의 형태와 마음에 드는 손가락과 발가락과 눈썹의 움직임으로, 견고성 등으로 분류되는 자기들의 역할과 특징을 숨긴 채 어리석은 사람들을 속입니다. 자기의 고유성품인 실재를 보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그들은 사기꾼으로서 야차녀의 큰 마귀(마하-부따)와 같기 때문에 큰 성품(마하-부따)입니다.”
위오기 교수(공주대) webmaster@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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