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자나부처님은?
비로자나부처님(毘盧遮那佛)은 달리 비로사나불(毘盧舍那佛)이라 고도 쓰고 줄여서 노사나불(盧舍那佛) 또는 자나불(遮那佛)이라 고도 하는데, 비로자나란 인도의 옛말 바이로차나를 소리나는 대로 옮긴 것으로 본래는 태양을 의미하던 말이었습니다.
그러므 로 뜻으로 옮길 때는 변일체처(遍一切處) 또는 광명변조(光明遍照)라고 하는데, 태양이 모든 곳을 두루 비추는데 비유해서 이렇게 번역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밀교에서 대일여래(大日如來)라고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아무튼 이와 같이 여러 이름을 지니고 있는 비로자나부처님은 ≪화엄경≫과 밀교경전 들의 교주인 법신불(法身佛)로서, 말하자면 우주와 인생에 깃들어 있는 영원무변하고 보편타당한 진리를 당체로 하는 부처님입니다.
다시 말해 석가모니부처님을 비롯한 모든 부처님들의 본질인 진리 그 자체를 인격화해서 모시는 부처님으로, 온 우주에 두루 충만해 있고 이 세상 모든 것 안에 내재해 있어 다른 입장에서 살펴본다면 세상만물이 모두 이 비로자나부처님의 화현인 것입니다. 이와 같은 비로자나부처님에 대한 해석은 예로부터 불교계 내부에서도 대단히 구구하여 일치된 견해가 없었습니다. 또한 진리를 몸으로 하고 있는 그 속성상 특별한 형상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만, 사찰에서 모시는 비로자나부처님의 불상은 흔히 지권인(智拳印)이라고 해서 오른손으로 왼손의 집게손가락을 말아 쥔 손모양을 하고 계십니다. 여기에서 오른손은 부처님의 세계를 뜻하고 왼손은 중생세간을 뜻하는 것으로, 부처님과 중생, 깨달음과 어리석음이 본래 둘이 아님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같은 비로자나부처님을 모신 전각을 보통 화엄전(華嚴殿), 비로전(毘盧殿) 또는 대적광전(大寂光殿)이라 부르고 있습 니다.
아미타부처님은?
아미타부처님(阿彌陀佛)은 다른 말로 무량수불(無量壽佛) 또는 무량광불(無量光佛)이라고도 하는데, ≪아미타경≫이나 ≪무량수경≫≪관무량수경≫등에서 주로 설해지고 있는 부처님입니다. 무량수경에 의하면 이 부처님은 아득한 옛날 세자재왕불이라는 부처님 아래에서 출가하여 법장비구로 있을 때 유명한 48대원을 세우고 오랜 동안 수행을 쌓았기 때문에 그 과보로서 부처님이 되신 것으로, 현재는 서쪽으로 10만억 국토를 지나 극락(極樂)이라는 곳에서 가르침을 베풀고 계신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극락이란 아미타부처님의 원력에 의해 세워진 불국토로서, 다른 말로 안양국(安養國) 또는 안락국(安樂國)이라고도 하며 온갖 죄악이나 괴로움이 없는 청정하고 평안하며 아름답기 이를데 없는 곳 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한 48대원은 누구든지 그곳에 가기를 원하여 이 부처님의 이름을 열 번만이라도 부르면 모두 그곳에 태어나게 하겠다는 것을 비롯하여 모두가 중생구제를 위한 대자비의 맹세들로 가득차 있는데, 그로 말미암아 먼 옛날부터 이 부처님은 많은 이들의 신앙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말하자면 괴로운 삶의 현실에서 허덕이는 중생들에게 극락에 왕생하여 보다 편안하게 불도를 닦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계시는 분이 바로 아미타부처님인 것입니다.
이와 같은 아미타부처님을 사찰에서 모실 때는 보통 좌우에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 또는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을 함께 모시며, 아미타부처님이 모셔진 전각은 무량수전(無量壽殿), 극락전(極樂殿) 등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한편 불교에서는 서방 극락정토의 아미타부처님만이 아니라 동방 묘희세계의 아촉불(阿 佛) 등 동서남북의 방위와 관련된 부처님들이 많이 있는데, 이런 부처님들을 타방불(他方佛) 이라고 합니다.
약사여래부처님은? 약사여래부처님(藥師如來佛)은 보다 갖추어진 이름으로는 약사유리광여래부처님(藥師琉璃光如來佛)이라고 하는데, 동방으로 갠지스강 모래알 수의 열 배에 해당하는 국토를 지나 정유리정토(淨琉璃淨土)라는 곳에 계신다고 합니다. 본래 ≪약사여래본원경≫ ≪약사유리광칠불본원공덕경≫등에서 주로 설해지고 있는 이 부처님은 보살이었을 때 12가지 서원을 세우고 수행을 하여 부처님이 되셨다고 하는데, 그 12가지 서원이란 다음과 같습니다. 즉 첫째 자신이나 남들의 몸에 광명이 치성할 것, 둘째 위덕이 높아서 중생들을 모두 깨우칠 수 있을 것, 셋째 중생들의 욕망을 모두 만족시켜 모자람이 없도록 할 수 있을 것, 넷째 모든 중생들을 대승의 가르침으로 이끌어들일 수 있을 것, 다섯째 모든 중생들이 깨끗한 업을 지어 삼취정계를 구족하게 할 수 있을 것, 여섯째 모든 불구자들이 온전한 몸을 갖게 할 수 있을 것, 일곱째 몸과 마음이 안락하여 위없는 깨달음을 얻도록 할 것, 여덟째 모든 여인들이 남자가 되게 할 것, 아홉째 마구니나 외도의 나쁜 소견을 없애고 부처님의 올바른 지견을 얻도록 할 것, 열째 나쁜 왕이나 강도 등의 고난으로부터 모든 중생들을 구원할 수 있을 것, 열한번째 모든 중생들이 배고픔을 면하여 안락하게 할 수 있을 것, 열두번째 가난해서 의복이 없는 이들이 훌륭한 옷을 얻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의왕(大醫王)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모든 이들을 질병으로부터 구원할 뿐 아니라 중생들에게 온갖 현세이익을 베푸는 구제불(救濟佛) 가운데 한 분이 바로 약사여래부처님으로서, 이 부처님을 사찰에 모실 때는 보통 약사전(藥師殿)이라는 전각에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을 함께 모시며 손에 약병을 들고 계신 모습이 특징입니다.
법신 이란 부처님이 부처님일 수 있는 근거는 그 깨달으신 진리에 있으므로 진리가 바로 부처님의 본질이라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이 같은 법신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부처님은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 속에서 세상만물 안에 두루 내재하여 계시므로 이 세상 모든 것은 부처님의 화현 아닌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할 수 있는 데, 이러한 부처님 즉, 법신불을 비로자나부처님이라고 합니다. 보신이란 부처님은 일정한 서원이나 수행의 과보로서 부처님이 되셨으므로 부처님의 또 다른 본질은 그와 같은 수행 내지는 원력이라고 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보신으로 이루어진 부처님 즉, 보신불로는 아미타부처님이나 약사여래부처님같은 분을 예로 듭니다. 화신은 응신(應身)이라고도 하는데, 부처님의 기능이 중생의 구원이므로 구원할 사람들의 요구에 응하여 그들과 같은 모습으로 태어나신 부처님을 가리키며, 석가모니부처님이 그 예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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