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짠 빤냐와로 스님 법문교재/테라와다불교의 신행생활

테라와다 이야기 15-스님의 필수품① 가사

담마마-마까 2017. 2. 16. 21:44

삼장법사 빤냐와로 스님의 “테라와다 이야기” 23-스님의 필수품① 가사
“부처님께선 분소의 입지 않아…추운 곳에선 가죽 샌들 허용 등 유통성”

 

15. 평상시 생활에서 테라와다 스님들에게 필요한 물품 ①

 

‘평상시의 생활’이라는 것은 우기중의 우안거와 법을 전하기 위해 유행하는 유행기간을 제외한 기간의 생활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안거기간뿐이고, 평상시의 생활과 유행의 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또 안거기간도, 유행기간도 평상시의 생활의 연장으로서, 오히려 특별히 정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유행의 생활은 1개월에서 2개월 정도의 장기간도 있지만, 1~2주의 단기의 유행은 평상시의 생활 속에서 보편적으로 행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생활에서 출가한 스님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수행해 나가는데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네 가지는 가사 3벌과 발우입니다.


6가지 필수품은 가사 3벌과 발우, 좌와구, 녹수낭이며,

8가지 필수품(atthaparikkhara)은 가사 3벌(ticīvara)과 발우(patta),  녹수낭(parissāvana), 면도기(vāsi), 바늘(sūci), 실(kāya-bandhana)이 포함됩니다.


그 외에도 좌와구(nisidana), 발우를 담는 자루(pattatthavika), 발우를 운반하고 보호하기 위한 천조각(coloka), 신발 주머니(upāhanatthavika), 약품 주머니(bhesajjatthavika), 골무 주머니(paṭiggahathavika)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출가한 스님들에게 가장 많이 보시되는 것은 가사를 비롯한 필수품과 비누, 칫솔, 치약, 휴지, 양초, 향, 면도기, 마시는 차 종류, 센달, 필기구와 불교 서적들, 자명종 시계, 플래시와 같은 생활용품들로 출가생활에 적합한 것들입니다.


출가자에게서 이러한 의식주와 관련된 모든 것들은 재가자의 보시에 전적으로 의지합니다. 기독교의 수도원과 같이 자급자족하는 것이 아닙니다.

 

(1) 가사(pamsukulacivara)

 

가사에 대해서는 부처님도 분소의를 입지 않으셨습니다.


마하가섭(Mahākassapa)은 분소의를 항상 입고 있어서 ‘두타 제일’이라고 불리었습니다. 이 분이 예외인 것입니다.


부처님은 마하가섭이 나이를 먹은 몸에 분소의를 입고 있는 것이 무거워 보여, 마하가섭의 분소의와 자신의 가사를 교환되려고 했습니다. 이전에 마하가섭은 자신의 훌륭한 가사와 부처님의 검소한 가사를 교환했던 적이 있는데, 마하가섭은 그 이후로 그 분소의 가사를 계속 입고 있었다는 전승이 있습니다. 이것은 오히려 부처님은 분소의를 입고 있지 않은 것을 증명합니다.


또 추운데 엷게 입고 견디라고 하지도 않으셨습니다. 추우면 따뜻하게 겹쳐 입고, 더우면 벗는 것이 합리적인 자세입니다. 그러나 알몸은 금지되고 있습니다.

가사로 만들 수 있는 천은 나무껍질이나 모피는 금지되고 있지만, 견직물, 모직물 등의 소재는 허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즐겨 사용하는 천은 나일론, 면, 모, 견직물 등입니다. 비단은 허용하지 않았는데, 당시에 비단은 누에가 누에고치를 찢고 밖으로 나온 뒤에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기에, 그것도 간접적인 살생에 해당하기 때문에 허용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추운 곳에서는 가죽 샌들이라든지, 모피로 만든 좌와구나 어깨에 덮쳐 입는 숄 등은 허용하셨습니다.

 

현재 테라와다 불교의 스님들은 오렌지색이나 갈색, 황색등의 가사를 입고 있지만, 부처님 시대의 스님들도 이 색의 가사를 입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감청색(nīla), 진흙색(kaddama), 흑갈색(kāḷasāma)이라는 생기 잃은 색을 입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율장에 의하면 가사의 원어인 kāsāya 혹은 kāsāva는 ‘식물성 염료로 물들인 중간색의 생기 잃은 색의 천’이라고 정의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도에서 빨리어로서의 kāsāya는 적갈색이나 황색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경전에는 여섯 종류의 것으로 가사를 물들이도록 적고 있습니다. 나무뿌리, 수목, 나무껍질, 나뭇잎, 꽃, 과실로 물들일 수 있지만, 가사의 색은 삼장에서는 쓰여 있지 않습니다. 까사야 색이라고만 쓰여져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80종류의 가사 색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적색이 섞인 황색, 생기 잃은 황색, 떫은 감색, 밝은 주홍색, 선명한 오렌지색, 검붉은 색은 입어도 좋은 가사 색이지만, 푸른 남색, 황색, 적색, 적자색, 등색(귤껍질의 빛깔과 비슷한 조금 붉은 듯한 노란색), 복숭아색, 흑색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또한 테라와다 스님들이 입는 가사의 색이나 재질로 계급이나 신분을 나누는 것도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5조 가사라든지, 7조 가사라든지, 9조 가사라든지, 내지 25조 가사라든지를 스님들의 신분에 따라 구분하여 입지만, 원래 가사는 신분의 구별을 나타내는 도구가 아닙니다. 다만 테라와다 각각의 사원에서는 가사의 색을 통일하여 입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또한 테라와다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살색이 금빛이므로, 어떤 색의 가사를 입어도 금빛에 물드는 것이라는 전승이 있습니다.

 

가사에는 3종류가 있는데 下衣(antaravāsaka), 上衣(uttarāsaṅga), 重衣(saṅghāṭi, 大衣)로 불립니다. 모두 네모난 천이지만 천 자체의 가치를 잃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재단해서 대소의 천 조각을 봉합해 만들어 집니다. 말하자면 천 조각을 꿰어 붙이는 일인 셈입니다. 잘라진 조각들을 기워 입으면 출가자에게 어울리며 아무도 탐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의는 허리 아래를 가리는 아랫가사로 입고, 상의는 몸 전체를 감싸는 윗가사로 입는데, 보통은 이 2 종류의 가사를 입고 생활합니다. 중의는 평상시에 왼쪽 어깨에 걸치고 있다가 추울 때나 밤에 잘 때에 이불 대신에 사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더 이상의 가사를 가지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가사의 형태는 아래와 같습니다.

 

가사모습.jpg

가사의 형태

 

이 기본적인 형태에서 조의가 첨가되어집니다. 그래서 중의에는 27조 15장 1단도 있습니다.

 

가사의 길이는 하의는 1 x 2.5미터, 상의와 중의는 2 x 3미터를 기본으로 하여 보통 4종류의 크기로 만들어집니다.


하의 ;
100 cm. (100 x 240 cm.) - 키 160 cm 이하.
100 cm. (100 x 250 cm.) - 키 160 ~170 cm.
110 cm. (110 x 260 cm.) - 키 170 ~180 cm.
120 cm. (120 x 270 cm.) - 키 180 cm 이상 혹은 비대한 몸.


상의, 중의 ;
190 cm. (190 x 300 cm.) - 키 160 cm 이하.
200 cm. (200 x 300 cm.) - 키 160 ~170 cm.
210 cm. (210 x 310 cm.) - 키 170 ~180 cm.
220 cm. (220 x 320 cm.) - 키 180 cm 이상 혹은 비대한 몸.

 

가사를 입는 방법은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서 입는 방법을 ‘편단우견’이라고 하는데, 존경을 나타내는 표시로서, 큰스님께 인사드릴 때나, 부처님께 삼배드릴 때는 이렇게 입습니다. 외출할 때는 ‘통견’이라고 해서 양어깨를 가리고 입습니다. 즉 일반적으로 사원 내에서는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어도 괜찮지만, 외출할 때는 양쪽 어깨를 드러내선 안 되게 되어 있습니다. 또 이외에도 작업이나 청소 등을 할 때에 입는 조끼(앙사로 불린다)가 있습니다. 이것은 왼쪽 어깨로부터 걸쳐서 오른쪽 겨드랑 밑으로 입어서 오른쪽 어깨가 드러나도록 하여 엉덩이를 덮는 길이 정도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현재의 테라와다 불교국에서는 각 나라나 교단에 따라서 가사를 입는 법에 다소의 차이가 있습니다.

 

가사를 입고 벗을 때나 가사를 사용하는 순간순간에 항상 이렇게 회상해야 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가사에 대해 올바른 생각으로 관찰합니다.

다만 추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이요, 더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이요,

파리와 모기, 비바람과 태양열, 여러 곤충들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함이요,

다만 몸을 가리고 수행하기 위해 이 가사를 사용하겠습니다.”

 

샌들을 신는 일도 허용됩니다. 그러나 탁발을 위해서 마을에 들어갈 때는 맨발입니다.

 

머리카락을 기르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머리카락은 2개월간 혹은 손가락 두 마디(dva aṅgula : 1 앙굴라는 3/4inch인 1.9cm이므로, 손가락 두 마디는 약 4cm)의 길이까지 자란 것은 허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간혹 스리랑카의 스님들 머리가 더벅머리가 될 때까지 깍지 않은 것을 볼 수도 있습니다. 보통은 보름에 한 번씩 삭발을 합니다. 즉 음력 그믐과 14일에 사원의 적당한 곳에 삼삼오오 모여 서로서로 삭발하는 것을 도와줍니다. 매달 초하루와 보름을 전후하여 포살을 행하기에 그 전날 삭발하는 것입니다.


부처님도 출가자이므로 머리카락을 잘라야 하는데, 경전에는 처음 출가할 때 머리카락을 자르고 나서 다시는 자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불상에는 나발이 있는 모습으로 부처님을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부처님께서 출가 이후에 삭발하는 모습이나 부처님의 머리카락 길이에 대한 기록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