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도착한 후 3일간 대부분의 시간을 김열권 법사님의『보면 사라진다』를 읽으며 보냈다.
그동안 띄엄띄엄 알던 부분들, 의문과 의심이 나던 부분들이 하나로 회통되니 속이 시원해지며 희열이 느껴진다.
경전에 근거함은 물론 치우침 없는 철저한 중도의 시각에서 다양하게 두루 펼쳐보이시는 가르침들은 잘못된 부분부터 먼저 찿아보는 나의 습관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여러 선사들의 수행가풍과 많은 수행방법들과 수행사례의 비교, 다양한 체험사례들을 보며 신심과 정진해야겠다는 다짐과 할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절로 일어난다.
그리고 무엇보다 과거의 의문점들이 풀려 안심이 된다.
예전에 무척 힘든 시간들이 있었다. 그때 내 정신이 머리꼭대기에서 빠져나갈것 같은 느낌에 두려움이 확 덮쳐오고, 그냥 이대로는 안될것 같은 위기감에 염불도 해보고 절수행도 해보고 나름대로 마음을 가라앉혀보려는 시도를 많이? 했었다. 좀 하다보면 뭔가 되는것 같고 상황이 안정되는것 같고..그러다 한번 경계에 휘말리면 폭탄터지듯 순식간에 분노가 폭발하여 내 자신도 놀라고 남편도 놀라고 ..대체 이런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걸까?? 이렇듯 절하며 하심하고 광명진언 외우며 업을 닦아나가는데.. 왜??왜??의문이 많았었다. 그리고는 하다 말고 하다 말고 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이제야 알았다.
분노가 일어나는 상태를 알면서도 하고 모르면서도 하니 분노에 대한 반감에 오히려 분노만 증폭시키게되어 어쩌다 한번 터지면..
또한 분노를 억압하려고 하는 욕망과 분노가 팽창하는 힘 사이에서 갈등이 생기며 좌절만 더 커지게 되어 자꾸 멈추게 되었다는걸..
무반응적 앎..무념.. 정견..정사유..알아차림..삿띠.. 반응이 나타나면 놓아버림과 중지를 반복해야 됨!!!
이론적 앎이 아닌 체험적인 앎이 되어야 잊지않고 계속 바르게 나아갈수 있다는 것도 며칠간의 체험으로 알게되었고..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다.. 글자를 눈으로도 읽고 때론 가슴으로도 읽고 있음을 처음 알았다.
그저께부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어제부터 뭔가 이상한 반응이 있어 책을 읽으며 주시해 보았다.
주변 소음이 크게도 들렸다가 작게도 들렸다가 계속 변한다.
TV 소리가 계속 나고 있어 비교해보니 음량이 변하는것은 아니었다. 소리의 크기는 똑같은데 어떤때는 크게 들렸다 어떤때는 작게 들렸다 때론 안들리기도 하고... 가슴에서 들리기도 하고...
그와 더불어 글자가 가슴속으로 쏙쏙 들어와 글의 의미가 쏙쏙 전달되기도 하고,
어떤때는 글자가 눈으로 들어와 그대로 귀로 빠져나가버려 무엇을 읽었는지 알수가 없어 그 부분을 자꾸 되돌아가며 읽고 있기도 하고..
대체 이것은 뭘까?? 책을 읽는게 우선이라 깊이 주시하지는 못하고 그냥 대충 알아차리며 읽어나가다 오늘 우연히 알았다.
글자를 가슴으로 읽기도 한다는 걸....
글자를 가슴으로 읽을수도 있다는 걸....
눈으로 볼때는 그냥 눈으로 들어와서 귀옆으로 연기처림 그냥 빠져나가버려 의미전달이 되지않고.. 그럴때는 주변 소음에 마음이 따라가고 그것때문에 집중이 안된다는 생각과 짜증나는 마음이 일어나고..그래서 자꾸 되돌이켜 읽게되고..
그런데 눈으로 보는듯 하면서도 가슴이 적극적으로 보고있어 가슴으로 읽는것 같은 이 느낌은 ?? 가슴으로 읽을때 의미도 전달이 잘되고 주변 소음이 들려도 그쪽으로 마음이 가지않으며 때론 멀리서 들리듯, 때론 안들리기도 하고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다른사람들은 어떤가? 생각하기에 앞서 그 전의 나는 어땠었나??
과연 옛날에 공부할때는 그 때의 나는 눈으로 읽었을까? 가슴으로 읽었을까? 기억해보려하지만 생각이 안난다.
가슴으로 듣늗다는 말과 가슴으로 읽는다는 말은 같은걸까?
책을 읽다보면 '주시'와 '의식'을 구별하는 지혜에 대해서 나오고..
신식을 주시하는것과 의식을 주시하는 것의 차이를 알아야한다고 나온다.
그 부분을 읽을때는 이해가 되고 '나는 구별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모르겠다..
가슴으로 읽은것은 알아차렸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그냥 알아차리기만 하고 반응없이 집착없이 놓아버리고 중지를 반복하라고 했는데..
대상에 끌려가면 무상과 무아를 모르는 무지가 드러나고 고통이 뒤따르는데..
.
.
그래도 나는 알고 싶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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