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정진/위빳사나수행, 신행노트

수행일기.. 숨길을 보니 내 육신이 안쓰러워..

담마마-마까 2013. 6. 8. 12:12


호흡관찰을 코끝 위주로 하다 호흡이 드나드는 길을 따라 해보았다.

관찰의 순서가 평소의 호흡순서와 거꾸로 되다보니 힘이 많이 들어가고 호흡도 거꾸로 하게된다.

법사님과 면담시 질문드렸더니 그래도 그 관찰순서를 따르라 하신다. 하다보면 잘될거라고 하시면서.. 

그저께부터 시작해보았는데...결론적으로 참 많이 달랐다..

그전에 코끝 위주로 보면서 전체적인 호흡의 흐름을 볼때는 호흡이 드나드는 길이 하나의 포물선처럼 보였다. 

코끝에 공기가 드나듦은 분명하게 느꼈지만 호흡의 길은 목(양쪽 쇄골이 만나는 바로 아래 쪽)에서부터 배꼽까지 내려가기 전 윗배 어디쯤 사이에서  원통형의 길쭉한 무언가가 한 줄로 포물선을 그리듯 위 아래로 그 구간을 자동 왕복하고 있었다.

그전엔 항상  들숨의 길이는 빠른편이고 날숨도 가슴근육의 수축이 잘 이뤄지지 않아 길게 나오지 못했었다.

처음 들숨에 코-가슴-배, 날숨에 배-가슴-코 따라가려니 평소 호흡과는 반대의 순서여서 헷갈리기도 하고 무엇보다 힘이 많이 들어가서 자연스런 호흡을 하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법사님 말씀도 있고 그것이 바른 법이라면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니 어느 순간 서서히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호흡은 편안하지않음..)

들숨에 코로 들어가는 바람. 목 가슴 배로 따라 들어가 보고 날숨에 그 반대로 숨을 따라 나와보고..계속 반복하며 숨을 따라 들어가고 나오고 하다보니 숨길이 두갈래가 있음을 보게된다.

왼쪽코와 연결된 숨길, 오른쪽 코와 연결된 숨길..  한쪽씩 따로따로 숨길을 바라보니  그 두 숨길이 너무 다름을 보게된다.

 

왼쪽 코에 연결된 숨길은 들숨에 목 아래에서 부터 숨길이 가래떡 굵기로 굵어지고 길게 이어져서 윗배(위장 같음)에서 한번 걸치고 다시 아랫배로 내려간다. 그 숨길을 옆으로 보면 숫자 3을 길게 그리는 모양이  되고(두 개의 포물선이 연결되고 있음..) 정면에서 본다면 약간 삐뚤거리는  선이 된다. 날숨에 다시 3자를 역으로 길게 포물선을그리면서 숨이 배-가슴-목으로 나가고.. 목에서 숨길이 사라지고(못느끼고) 그다음 코끝에서 공기가 길게 나감을 느낀다.

오른쪽 코로 숨이 들어오면 코 안쪽 중간에서 사라지고(못 느끼고..) 역시 목 아래에서 숨길이 굵어지면서 윗 배까지 내려가고..

그런데 거기서 끝이다. 윗배를 뚫고 내려가고자 하는 그  숨길에  뭉툭하면서도 거친 질감과 약간의 힘이 느껴지지만 한번의 포물선으로 끝이다.. 그 끝은 윗 배를 뚫을것 같은 방향과 모양새로 정지되있다.

날숨에 왼쪽에선 아랫배에서 숨이 나가기 시작하고 윗배를 걸쳐 3자모양을 거꾸로 그리면서 나가는 동안 오른쪽 윗배에 정체되어 있던 그 숨길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자리에 그대로 그냥 머뭇거린다.. 가슴을 억누르는 압박감이 느껴지고..오른쪽 코끝을 보니 숨이 방울방울 나가고 있다. 

날숨에 가슴근육 수축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느껴지던 부분들이 이거였구나... 평소 오른쪽 코가 자주 막히는 현상도 이와 관련이 있는가보다..생각들고..

계속 같은 상황을 관찰하다가.. 어느 순간 들숨에 오른쪽 숨길이 윗배에서 머무르려던 찰라 힘을 주게 되었고..

그때 그 뭉툭한 숨길의 끝이 거친 막대기로 찌르듯이 위장(그곳이라 생각됨..)을 뚫으며 약간의 통증을 남기고 아랫배로 내려간다. 잠시 내쉬는 숨에 아랫배에서 올라오는 숨길이 좌우가 따로 3자를 그리며 따로 떨어져서 올라오고..오른쪽 숨길은 윗배에서 목까지 올라올때  가슴근육이 수축됨을 느끼며.. 잠깐 사라졌던 숨길이 코 중간에서 압력이 느껴지며 코끝으로 숨이 이어져 나간다..

왼쪽 숨길은 아랫배까지 들고 나긴 하면서도 힘이 없는것 같다. 

들숨에 오른쪽 숨길이 아랫배까지 길게 3자를 그리며 가기도 하고, 윗배에서 멈추기도 하고..

그에 따라 날숨도 길게 3자를 그리며 이어져서 나오기도 하고, 그냥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코끝에서 방울방울 새어 나오기도 하고.. 계속 반복되는 상황이다.

긴장감 때문인지 힘을 줘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오른쪽 숨길은 왼쪽의 그것보다는 약간 힘이 더 있다.

 

그 후로 윗 배(위)가 불편하다.. 어제는 더 불편해져가니까 속으로 성이 났는가 보다.(알아차리지 못했지만..) 

늦은 점심을 혼자 먹는데 마구마구 들어간다. (배가 부르면 잊혀질까 기대했었나?? 모름..)

그 후엔 더욱 더 배가 아팠다.. ㅠㅠ 내가 왜 그리 많이 먹었을까 후회해도 때는 늦으리..

아픈곳을 보려하니 급한 맘에 불이 날것같고..외면해도 여전히 배는 아프고.. 중간 중간 숨길을 들여다보니 어제와 비슷하다.

밤중에 누워있는데 배가 계속 아파 들여다봤더니 명치 바로 아래 안쪽으로 굵고 짧은 떡볶이 떡을 세워 놓은 듯한 모양새의 그곳에서 안팎으로 돌아가면서 통증이 일어나고 있다. 끙끙대며 일어나 수평좌로 앉아 들여다 봤다. 아까 그곳과 위장과 등쪽으로 아픔이 있다. 다시 누워 본다. 오래볼수가 없어 옆으로 돌아눕는다. 앞뒤로도 좌우로도 울퉁불퉁하게 보이는 숨길이 오르내리고 좀 있다 배가 또 아파지면 다시 돌아눕고...ㅠㅠ

 통증관찰은 어렵다... 그 깜깜한 기다림이 어렵다... (두려운가..)

 

오늘은 배가 많이 아프다고 식구들에게  "아침 점심 모두 셀프"!! 외치고.. 아침에 물 한잔 마시고는 여태 침대에서 엎치락뒤치락 거린다.

잠깐 숨을 들여다보니 어제는 동떨어진채 흐르던 좌우의 숨길이 오늘은 많이 가까워져 흐르고 그 길은 꾸불거린다.

글을 쓰다 보니 문득 내 육신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뭔지모를...

이런게 고통일까 싶기도 하다.

'몸 기운이 마음기운을 형성한다'던 지운스님의 대승기신론 강의가 생각난다. 오래돼서 강의내용의 대부분은 잊어버렸지만(사실은 어려워서 못알아들었음..) 이 구절 만큼은 인상깊게 박혀져 있다.

'몸 기운이 마음기운을 만들고 마음기운은 다시 온갖 대상경계를 만들어 낸다'...

 

아.. 그런데 배가 너무 고프다. 좀 전까지는 아파서 뒹굴뒹굴 했는데.. 그래서 오늘은 핑계에 굶어볼까.. 생각했었는데..

어제 배를 만져보니 차고 서늘했었는데 오늘 만져보니 뜨뜻하고 위장쪽으로 속으로 열감이 있다.

어제 늦은 점심 이후로는 물 밖에 먹은게 없다는 생각이 자꾸 맴돈다..

아.. 어떻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