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정진/위빳사나수행, 신행노트

수행일기.. 의도보기...

담마마-마까 2013. 6. 15. 20:41

 

 수행중 마음의 의도를 보려니 처음엔 허공을 휘저으며 공기를 움켜쥐는것 같았고, 몸 움직임의 의도는 경행으로 조금씩 알아갈수 있었다.

도대체 어디에 의도가 들어있다는거야.. 언제 나타난다는거야.. 몇 번을 들여다봐도 안보이니까 성이 나려고 했다.. 보고 싶은 욕심은 많아지고 안보이니 성냄이 일어나고.. 

그래도 계속 지켜봤다. 걸음을 옮길때도 의도적으로 뒷꿈치부터 내리던 것을 그냥 편안하게 발바닥 전체를 한꺼번에 내려놓는것 처럼하고 긴장을 풀고 시~작..

 몸의 움직임과 느낌은 알아차림이 밀착되기만 하면 (그것이 문제지만..) 좀 보이는거 같은데 지수화풍 4대를 분리해서 보려니 잘안되고 그순간 성급함이 앞서는걸 보았다..  발걸음이 꼬이고 균형을 잃어 휘청거리고.. 천천히 하자 내 마음에게 다독이고.. 다시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으면서 지켜보았다. 왼발 오른발을 같이 보려니 범벅이 되고 잘 안되어서 한쪽씩 보자고 다시 다독이고.. 

왼발은 들고 내림만 알아차리고 오른발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췄다.

여러차례 반복해서야 오른발을 들고 밀고 내리고 닿는 과정에서 움직임과 무거움.부드러움.딱딱함.뻣뻣함.지탱하는 힘이 느껴지고 한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야 발바닥 쪽으로 약간의 온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의도가 어디에 들어 있는지 알았다.(며칠 후..) 

천천히 걷는게 익숙해지기 시작하니 발이 바뀔 때마다 앞으로 나가야 할 발이 나가지 않고 발꿈치만 들어올려진채 발끝은 그대로 바닥에 있음을 보았다. 가자..가야돼..하는 마음이 이제서야 존재를 드러내고.. 코너를 돌 때도 앞에 장애물이 있음을 눈이 먼저 보고 그 앞에 가면 멈춰야 됨을 마음이 먼저 시키고 있었다. 아.. 의도가 여기 있었구나.. 내가 빨리 걸을 땐 빨리 가야지 하는 마음이 있어서 급하게 몸이 따라간거구나..

의도를 보고나니 좋아하는 맘이 일어나고..

계속 보다보니 관념적으로 알아차림할때가 많고 그걸 알아챈 후 다시 의도를 내어 대상에 밀착되어 지켜보고.. 대상에 밀착되서 보는 시간이 한 시간동안  수행하면서 얼마나 될까?  몇 퍼센트나 될까?? 망상이 일어나고 일어남을 알아차리고..

 

경행을 한후에 바로 좌선을 하니 훨씬 느낌들이 분명하게 보인다. 

앞 전까지는 경행하면 몇시간 후에 좌선하고 또 한참후에 누워서 지켜보다 잠들고.. 생활이 우선시되다보니 일부러 마음을 내어 하지 않는한은 깊은 알아차림보다는 얕은 피상적인 알아차림만 유지되다 끊기다 반복되는데.. 그나마 마음을 내어 한시간동안 경행 해야지..30분 동안 좌선해야지.. 그럴때는 집중적으로 알아차림하게되고 더러 깊이 보게될때도 있다.

아무튼 4대관찰을 하면서 집안에서 경행을 한 시간 동안 한 후 바로 좌선에 들었더니 다른때보다 다리는 뻣뻣해져있어 잘 굽혀지지 않으려 했지만 억지로 올려놓고 결가부좌로 앉았다. 호흡을 보며 숨길을 따라 코.가슴.배.배.가슴,코로 숨을 따라가면서 지켜보았다. 좀 거칠고 급하고 짧은 호흡이다. 숨의 움직임도 요리조리 요동을 친다.

마음아 지금 어떤 마음이니? 물어보니 답답하단다. (내게 물어보려니 처음엔 픽 웃음이 나왔다..).. 좋은가 싫은가 들여다보니 싫어하는 마음이 있다. ... 다시 호흡을 지켜보고..아까와는 미세하게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급하고 거칠다.. 세 번쯤 같은 질문에 같은 반응을 보고 호흡이 약간 진정되고 있음을 느끼고서 반응하는 마음과 의도를 내버리고 호흡만 따라갔다..

계속 숨을 따라 오르고 내리고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내쉬는 숨에 숨이 배.가슴을 따라 올라오는 동안 아랫배는 계속 꺼져가는데 그 아랫배 안에 공간이 한없이 넓고 깊음을 보았다. 다음 두 번의 호흡을 하는 동안 그 공간은 그대로 있었다.

 아! 내 안에 이런 광대한 공간이 있었구나.... 그후 호흡이  길어지고 편안해지고 고요해졌다.

 내 안에 이렇듯 넓고 큰 공간(가능성. 충만함으로도 느껴짐..)이 있음을 보고나니 호흡하는데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있는 나를 봤다.

몇 호흡 하고나니 내 깊은 곳에서는  나 자신을 부족하다고 여기고 있었구나..뭔가 계속 끌어당길려고 하고 채우려고 하는 욕망이 많았구나..하는 생각이 들고.. 

그러다 다음 호흡에 더 잘보려는 마음이 일어나고..보니 그 공간은 사라져있었다.

아쉬움이 크게 일어나고고.. 또 보고 싶은 욕망이 올라왔다. 고요하던 호흡도 파도치기 시작하고.. 

그 참에 다리가 저리다는 느낌이 있고..바로 가슴이 쿵딱 거리더니  성급한 맘이 바로 또 올라온다. 몇 번의 호흡을 지켜보는데도 조급한 마음은 그대로다.. 가슴 한가운데가 뜨거워진다.. . 아..성내고 있구나..하는데 두 눈이 떠진다.ㅠㅠ 시계를 보니 25분이 지나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알아차림없이) 두 다리를 펴고 흔들고 있는 내가 보인다. 뒤늦게야....  오늘은 그만...ㅠㅠ

 

그 다음날도 또 다음날도 집안에서 경행 30분쯤 하고 이어서 좌선을 하는데 호흡은 약간 거칠고 짧다. 자꾸 그 공간이 보고 싶은 맘이 일어나고 볼려고 애쓰게되고.. 보이지는 않고..  중간 중간 의도를 내어 마음을 보니 욕심과 실망과 싫어하는 마음과 성내는 마음이 자주 보이고.. 반응없이 알아차림만 한다고 하는데도 연이어 올라오니까.. 하필이면..공교롭게도 그때 다리저림이 심해질까??  이미 마음이 불안하고 들떠버리면 약간의 고통에도 항복해버리는가보다..  지켜보려는 마음조차 나지 않고 바로 눈이 떠지고..이제 그만...일어서버린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