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 객관의 마음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라 전에 인터넷 강의들으며 필기해둔 공책을 꺼내 읽어본다.
첫장을 읽다가 아! 커피를 잊었네..커피 끓여서 가져오고.. 다시 몇자 읽는다..
아이구..화장실 갔다오고 집중해야겠다.. 화장실 다녀오고.. 다시 몇자 읽는다..
에고고..그새 커피가 다 식었네..후루룩.. 몇자 읽고...
그러나 그자리가 그자리.. 맴돌고 있음을 어렴풋이 알아챈다.
눈 크게 뜨고 다시 집중..몇자 읽는다..
며칠전 주문한 책은 언제 오려나.. 인터넷으로 확인해보고..
다시 노트를 본다.. 이 글자 뜻이 뭐드라.. 검색해보고..
다시 읽는다..등이 구부러졌군..부시럭부시럭 자세를 바로하고..
다시 읽기 시작.. 덜컹거리는 창문소리..휭휭 비바람소리..나무들은 괜찮으려나..
다시 노트를 .. 아들들은 학교끝나면 알아서 전화하겠지..
다시 노트를 보니 눈이 뿌예지는 느낌이 온다.
잠시 눈을 감아본다..
오늘 왜 이리 부산스럽지.. 왜 이리 집중이 안될까..
노트를 본다는게 계속 그자리만 맴도는거 같고..읽기는 하는데 무슨 내용인지 그냥 그냥 흘러가버리고..
.
.
알아차림의 결과구나..
전에도 이랬었는데 그때는 또렷하게 인식못하고 어영 부영 읽어나가다가 기억이 안나면..
그냥 머리가 나빠서 이해하지 못한다고 에둘러서 넘어갔었구나..
에구구 어떡하나..
그래 새 마음을 내보자..이제부터 30분 동안은 다른 생각이 나도 반응하지말고..무시하고 오로지 노트만 봐야지..
새마음의 효과는 즉각..
눈이 훤해진거 같고 글자도 또렷하게 보이고..이해하기는 어려운 내용이지만 조금씩 읽혀진다..
몇 분 지나니 다시 뿌예지는 눈.. 잠시 눈 감고 있다 다시 보고..
일상이 수행이 되어야 하고, 수행이 일상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 새삼스레 다가온다.
알아차림이 지속되는건 아니지만 이렇게 띄엄띄엄이라도 알아차림해나간다는건 그냥 그대로 참 좋다.
살아있음을 실감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호흡관찰이나 경행 수행할 때는 먼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시작하기 때문에 집중할수 있는 시간이 많았던 반면 일상생활에선 수행한다는 마음을 내지 않았기때문에..이미 일어나고 있는 상태에서 뒤늦게 알아차리게 되고.. 그때라도 새마음을 내면 다시 시작되고..
계속 뒷북을 치면서도 그래도 좋다.
이 자체도 많은 발전이고 앞으로 점점 더많은 발전이 있을거라는 나에 대한 믿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엎치락 뒤치락 할지라도 계속 나아갈수 있을거라는..
나를 신뢰할수 있다는 건 예전에 느껴보지 못한 신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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