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정진/위빳사나 수행과 알아차림

고엔카(S.N.Goenka)의 위빠사나 수행방법 - 10일코스 수행법

담마마-마까 2016. 2. 27. 20:18

고엔카의 위빠사나 수행법

 

고엔카는 위빠사나 수행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위빠사나 수행이라는 것은 자기자신의 실재를 직접 경험하는 자기관찰 방법이다.

붓다 시대의 말로 빠싸나 ‘passanā’는 보통 뜬눈으로 보고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위빠사나 vipassanā는 사물을 단지 보이는 대로가 아니라, 본성으로서의 있는 그대로를 관찰하는 것이다.

관습상으로 분명한 진리는 정신적 육체적 전 구조의 궁극적인 진리에 도달할 때까지 통찰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진리를 경험할 때, 맹목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멈출 수 있고, 번뇌를 일으키는 것을 멈출 수 있으며,

그래서 자연적으로 묵은 번뇌들이 점점 소멸될 것이다. 그러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을 경험한다.”

고엔카의 이 말은 위빠사나 수행이 무엇이며, 수행의 과정과 결과, 목적이 무엇인지를 짧은 말로 다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 정리한 고엔카의 실제 수행법은 10일 코스에서 초심자들에게 제공되는 가장 기본적인 수행법이다.

매일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방법인데, 날짜별로 아주 간략하게 정리했다.

고엔카 수행법에는 행선은 없고 좌선이 중심이다.

하루 8-10시간 수행을 하며, 매일 인터뷰가 있고 저녁마다 법문시간이 있다.

코스 내내 철저한 묵언이 중시되나, 개별적인 질문은 질문 시간에 자유롭게 할 수 있다.

10일 코스는 세 가지 수행법으로 구성되었는데, 초기불교의 계정혜 삼학이라는 수행체계를 따르고 있다.

계율을 기반으로 한 세 가지 수행법은 다음과 같다.

 

1) 호흡에 대한 알아차림(入出息念), 사마타 수행(Ānāpānasati)

2) 감각에 대한 관찰, 위빠사나 수행 (Vedanānupassanā)

3) 자관(慈觀)으로 자애의 마음과 수행공덕을 회향하는 수행 (Metta bhāvanā)

 

<위빠사나 10일 코스 수행법 요약>

 

*첫째 날 : Ānāpānasati 수행

호흡을 할 때 주의력, 마음챙김 알아차림(sati)을 제한된 범위, 즉 콧구멍 입구와 그 내부에 고정시키기 위해 들어오고 나가는 호흡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꾸준히 지켜본다.

알아차림이 분명하지 않을 때에는 호흡을 약간 세게 하여 알아차림을 분명히 한다.

 

*둘째 날 : 호흡의 들숨 날숨을 꾸준히 지켜봄과 더불어, 호흡이 콧구멍 안쪽 벽과 바깥 구멍, 아니면 인중 부분(콧구멍 아래, 윗입술 위)을 접촉(touch)하는 것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

 

*셋째 날 : (1) 윗입술을 기반으로 콧구멍 전체부분을 포함하는 코의 삼각형 부분에 주의 집중한다.

(2) 어떠한 감각이든지 이 제한된 부분에 나타나는 감각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며, 이 부분을 벗어난 곳에서 경험되는 감각은 무시한다.

(3) 이 삼각형 부분에서 아무런 감각도 느낄 수 없을 때에는 호흡이나 호흡의 접촉을 알아차리면 되고, 그 부분에 감각이 일어나자마자 주의를 그 감각에 기울이면 된다.

 

*넷째 날 오후 : 감각을 관찰하는 위빠사나 수행

(1) 집중된 주의를 신체의 어떤 부분도 빠뜨리지 말고, 머리 끝 정수리에서부터 발가락 끝까지 부분별로 옮겨가며 피부에 느껴지는 모든 감각을 객관적으로 관찰한다.

(2) 관찰하는 순서는 정수리에서 시작해서 머리카락이 있는 두개골 부분, 이마를 비롯해서 귀를 포함하는 안면부, 오른쪽 어깨로부터 상박부, 팔꿈치, 하박부, 손목, 손, 손가락 순서로 관찰해 내려오고, 반대편 왼팔도 같은 요령으로 관찰한 뒤, 목, 가슴, 복부, 하복부 순서로 상체의 앞면을 관찰하고, 마찬가지로 뒷목에 서부터 뒤 시작해서 상체의 뒷면도 점검하며, 하체도 같은 요령으로 점검해 나간다. 즉, 오른쪽 허벅지부터 시작해서 무릎, 장딴지, 발목, 발, 발가락 순으로 관찰하고 왼쪽 다리도 같은 방법으로 점검해야 하며, 몸의 어떤 부분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이와 같이 머리 정수리부터 발가락 끝까지 몸 전체에서 일어나는 감각들을 차례대로 관찰해 나가는 것을 계속 반복한다.

 

*다섯째 날 : 넷째 날과 동일한 방법으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위에서 아래로 한 방향으로만 마음을 예리하게 집중시켜 세밀하게 계속 관찰해 나간다.

 

*여섯째 날 :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다시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주의를 왕복해서 옮겨가며, 몸의 각 부분에서 일어나는 감각을 아주 객관적으로 평정심을 유지하며 관찰한다.

 

*일곱째 날 : 머리끝에서 발끝으로, 그리고 발끝에서 머리끝으로 의식을 옮겨가는 동안, 가능한 많은 부분을 동시에 좌우 대칭적으로 지켜보며, 감각이 느껴지지 않은 부분은 다음 차례에 그 부분들만 개별적으로 점검한다.

지속적으로 관찰해나가다 보면, 몸 전체에서 혹은 부분적으로 감각의 자연스런 흐름(free flow)을 느낄 것이다.

 

*여덟째 날 : (1) 이렇게 몸을 위 아래로 왕복하면서, 마치 한 양동이의 물을 머리 위에 부었을 때 일어나는 것 같이 자연스런 에너지의 흐름(free flow)으로 가능한 몸의 많은 부분을 훑고, 느껴지지 않았던 나머지 부분들은 개별적으로 점검한다.

(2) 이때 굳거나 강렬하며 거친 감각이 있는 부분에서는 free flow가 일어나지 않는 반면, 부드럽고 미세한 감각이 있는 곳에서는 어디든지 막힘 없는 free flow를 느끼게 된다.

(3) 비록 free flow를 몸 전체에서 다 느낀다 할지라도, 한 두 번 전체적으로 훑어내린 뒤, 다시 몸의 각 부분에 개별적으로 의식을 통과시켜야 한다.

 

*아홉째 날 : (1) 만일 자연스러운 흐름이 온몸에 걸쳐 일어나는 경우, 의식을 신체 내부로 투사하기 시작한다. 즉 신체 앞면에서 뒷면으로, 뒷면에서 앞면으로,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신체를 관통하면서 관찰한다.

(2) 이때, 내부에서도 어디 한군데 막힘 없이 자연스러운 흐름이 일어나게 되면, 같은 방법으로 중추신경을 관통하면서 관찰한다.

(3) 결코 과정을 건너뛰지 말 것이며, 중추신경을 통해서도 막힘 없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일어날 경우에도 오랫동안 축적되어온 상카라(saṅkhāra)는 이제부터 떠오르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관찰을 계속해나간다.

 

*열째 날 : 자비관(Metta bhāvanā) 수행

신체에서 자연스런 흐름(free flow)이 일어나는 부분이 어디든지 간에 그 흐름에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방사한다.

 

고엔카 위빠사나 수행센터에서의 하루 수행일정표를 참고로 보자면 다음과 같다.

 

오전 4시 기상 벨

오전 4시 30분 - 오전 6시 30분 선실이나 개인 방, 혹은 개인 수행실(cell)에서 수행

오전 6시 30분 - 오전 8시 아침식사 및 휴식

오전 8시 - 오전 9시 선실에서 그룹 수행(Group Sitting)

오전 9시 - 오전 11시 인터뷰(지도에 따라 선실이나 방, 셀에서 수행)

오전 11시 - 오전 12시 점심식사

오전 12시 - 오후 1시 개인면담(선택사항) 및 휴식

오후 1시 - 오후 2시 30분 선실이나 방, 셀에서 수행

오후 2시 30분 - 오후 3시 30분 선실에서 그룹 수행

오후 3시 30분 - 오후 5시 선실이나 방, cell에서 수행

오후 5시 - 오후 6시 차시간 및 휴식

오후 6시 - 오후 7시 선실에서 그룹 수행

오후 7시 - 오후 8시 30분 저녁 법문

오후 8시 30분 - 오후 9시 선실에서 수행(다음날의 수행법 지도)

오후 9시 - 오후 9시 30분 질문시간(선택사항)

오후 9시 30분 소등

 

위와 같은 수행 일정표에 따른 10일 코스 수행법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은 사띠(sati)와 평정심(upekkhā)인데, 새의 두 날개와 같이, 수레의 두 바퀴와 같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감각의 일어남과 사라짐을 통해서 무상을 알아야 할 것도 강조되고 있다.

“세 가지 통찰 지혜에서 무상(無常)에 대한 앎(anicca-ñāna)이 맨 먼저 처음으로 획득되어져야 한다.

만약 우리가 몸에서 항상 작용하고 있는 무상과 죽음의 작용을 분명하게 인식한다면, 일초 내의 매 찰라 마다 몸의 여러 부분에서 부서지고 나눠지며 사라지는 현상 속에서, 소멸의 지혜(bhanga-ñāna)를 얻을 것이다.

만약 무상의 관찰이 잘 성취되면, 무아에 대한 관찰 또한 성취되는 것이다.

증지부의 메기야 경Meghiya Sutta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무상을 인식한 사람에게는 무아의 인식이 스스로 확립된다.

그리고 무아를 인식한 사람에겐 ‘내가 있다’는 환상은 완전히 제거되고, 이생에서 열반을 얻는다”고 했다.

이것이 바로 위빠사나 수행자가 걸어야 할 길이며, 목적이며, 결과인 것이다.

 

 

               -김재성교수-

 

일중 스님의 논문 <고엔카 수행법과 대념처경>에 따르면,

고엔카 위빠사나는 신념처(身念處) 호흡에 대한 마음챙김(入出息念: 아나빠나사띠)을 준비수행으로 닦은 뒤,

감각에 대한 관찰(受念處)을 본 수행으로 닦는다.

 

마하시 계통이 선정수행을 전제조건으로 하지 않는 순수 위빠사나로 분류되는데 반해,

고엔카가 속한 레디 사야도 계통은 사마타(禪定)수행을 먼저 닦은 후에 위빠사나(智慧)를 닦는 수행으로 분류된다.

 

즉 호흡을 관찰하는 입출식념에 의해 마음의 집중을 얻은 후에

감각을 관찰하는 위빠사나 수행을 본격적으로 닦는 방법이다.

 

따라서 고엔카 위빠사나의 주 관찰대상은 감각인데,

접촉이 있을 때마다 6근에서 일어나는 여러 느낌 중에서 특히 몸의 감각을 관찰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감각을 관찰하여 고()의 원인인 욕망을 일으키지 않고,

거기에서 벗어나 열반에 이르고자 하는 수행법이다.

   

고엔카는 이 수행법을 그의 스승인 사야지 우 바킨(Sayagya U BaKhin)에게서 배웠고,

사야지 우 바킨은 20세기 초에 널리 알려진 샤야 우 테트(Saya U Thet)에게서,

사야 우 테트는 유명한 버마의 학승 레디 사야도에게서 배웠다.

그 위로는 이 수행을 가르친 스승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레디 사야도는 위빠사나 수행법을 붓다의 가르침을 처음 미얀마에 전할 때부터 오랜 세월 여러 세대를 통해 보존시켜 온 전통의 스승으로부터 배웠다고 믿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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