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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의 유래와 표준시에 대하여

담마마-마까 2016. 5. 24. 20:26

♠ 24절기(節氣) { 출처 : 글쓴이 : 변호사 한 웅}

 

인간이 역()을 만든 가장 큰 이유는 계절의 변화를 알고 이를 살아가는 데에 이롭게 적용하기 위해서이다. 특히 농경사회에서는 농경의 특성상 계절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농경사회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씨를 뿌리고 추수를 하기에 가장 좋은 날씨를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계절은 태양의 운동에 따라 변한다. 그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 태양력이다. 그러나 과거 동양(물론 이집트로부터 태양력을 도입하기 이전의 그리스 로마도 마찬가지)에서는 달의 움직임을 근거로 만든 태음력을 사용했기 때문에 달력과 계절이 일치하지 않았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중국에서는 태양의 운동을 반영한 24절기를 고안하여 농사를 짓는 데에 참고하였다. 60갑자와 태음력으로 년··시를 정하였으나 농경사회의 생활환경과 상황에 맞추어 태양의 움직임을 반영한 것이 24절기이다. 그래서 일상생활의 시간관념은 달력에 맞추고 농경에 관한 주기와 할 일은 태양을 중심으로 한 24절기에 맞춘 것이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그레고리력이라는 태양력으로 통일되었다. 그레고리력은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1582년에 기존에 쓰이던 율리우스력의 역법상 오차를 수정해서 공포한 것으로 오늘날 거의 모든 나라에서 사용하게 된 태양력이다. 그러나 이 역법 역시 여러 단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그 기원은 로마력이지만, 여러 번의 개정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는데, 아직도 불합리한 점이 있다. 그래서 새로운 세계력을 사용하자는 의견이 심심치 않게 제창되었다. 그러나 주로 종교를 배경으로 하는 뿌리 깊은 전통과, 현재 거의 모든 나라에 보급된 점을 고려하면, 이 역법을 근본적으로 고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의 초기시대에는 율리우스력()을 쓰고 있었는데, 율리우스력에서는 오랫동안 누적된 역법상의 오차로 원래는 321일이어야 할 춘분이 달력에서는 311일로 옮겨져 있었다. 그런데 춘분은 기독교에서 부활절을 정할 때 기준이 되는 날이었으므로, 10일간의 오차는 매우 골치 아픈 문제였다. 율리우스력이 실제 태양력과의 차이가 누적되었고 춘분점을 321일로 고정하기 위해 1582년 로마황제 그레고리 13세는 각 교회와 의논한 끝에 그해 104일 다음날을 1015일로 하고, 서력기원 연수가 100으로 나누어지지 않고 4로 나누어지는 해 96회와 100400으로 나누어지는 해 1회를 합하여 400년간 97회의 윤년을 두도록 하여 율리우스력을 개정한 그레고리력을 공포 시행하였다. 이 그레고리력은 실제 태양력과 3300년에 1일의 차이가 생긴다. 현재는 이를 약간 보완하여 4000, 8000년 등을 윤년이 아닌 평년으로 하기로 했다. 이것이 현재까지 사용하는 그레고리력이다.

 

그레고리력에서는 윤년은 원칙적으로 4년에 한 번을 두되, 연수가 100의 배수인 때에는 평년으로, 다시 400으로 나누어 떨어지는 해는 윤년으로 하고 있다. 이 개력(改曆)에 의해서 1년은 약 365.2425일이 되고, 태양년(회귀년)과의 차는 불과 3000년에 하루 정도가 된다. 그러나 이 역법은, 1개월의 길이에 불합리한 차이가 있으며, ()와 역일(曆日)을 맺는 법칙이 없고, 연초의 위치가 무의미하며, 윤년을 두는 방법이 번잡하다는 등의 결점이 지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895(고종 32) 음력 1117일을 양력 189611일로 공식 사용하여 태양력(그레고리력)을 처음 도입하였다. 1948925일에는 단군기원이 제정되어 "단기" 연호를 공식 사용했고 196211(단기 429511)부터 다시 서력기원의 태양력을 공식 사용하였다.

 

24절기를 처음 고안한 것은 고대 중국 주(: 기원 전 1046~기원 전 256)나라 때였다. 24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기후 변화를 24개의 절기로 구분한 것이다. 달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하여 날짜를 계산하는 태음력이 태양의 움직임에 따른 계절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역법이다. 절기(節氣)는 태양의 황도상의 위치에 따라 특징지은 계절적 구분으로, 4계절에 각각 6개의 절기가 있으며, 한 절기와 다음 절기의 사이는 평균 15.2일 정도 된다. 각각의 명칭은 당시 황하(黃河)강 주변 화북(華北)지방의 기후 특징을 나타낸 용어를 붙여 만들어졌다. 천지의 모든 만물 생성과정에서 하늘과 땅이 안고 있는 모든 기운을 받아서 조화시켜주는 것이 24절후다. 태양년(太陽年)을 태양의 황경(黃經)에 따라 24등분하여 계절을 세분한 것으로 시령(時令), 또는 절후(節侯)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충렬왕 17(1291) ()나라 사신 왕통(王通)에 의해 도입된 후, 충선왕(재위 13081313) 때부터 널리 사용되었다. 태양의 춘분점(0°)을 기점으로 하여 15° 간격으로 나눠 이를 1년의 각 날짜에 적용하여 매년 날짜가 다를 수 있고, 중국과도 시차가 있어 우리나라의 계절과는 조금씩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춘하추동의 각 계절은 입춘, 입하, 입추, 입동의 4개의 절기로 시작되고 있으며 24절기는 다시 절과 중으로 분류되어 입춘을 비롯한 홀수 번째 절기들은 절()이 되고 우수를 비롯한 짝수 번째 절기들은 중()이 된다. 중이 되는 절기 즉, 中氣는 음력의 열두 달의 이름을 정하는 절기이다. 즉 우수가 드는 달이 음력 1, 처서가 드는 달이 음력 7월 등과 같다. 그리고 평균 15.2일의 각 절기 간격은 5일씩 나누어 각 초후·중후(차후말후로 구분했다. 24절기는 계절을 세분한 것으로 대략 평균 15.2(×24 365)을 간격으로 나타낸 달력이라 할 수 있다.

 

계절은 태양의 하늘에서의 위치, 즉 황도 위의 위치를 나타내는 황경에 따라 변동하기 때문에 24절기의 날짜는 해마다 양력으로는 거의 같게 되지만 음력으로는 조금씩 달라진다. 음력의 날짜는 계절과 조금씩 어긋나기 때문에 윤달(閏月)을 넣어서 계절과 맞게 조정했다.

 

24절기는 춘분점(春分點=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해 적도를 통과하는 점)부터 태양의 움직이는 길인 황도를 따라 동쪽으로 15도 간격으로 24개의 점을 정했을 때 태양이 각 점을 지나는 시기를 말한다. 다시 말하면 천구상에서 태양의 위치가 황경(黃經) 0도일 때가 춘분, 15도일 때 청명이고 15도 씩 더하여, 곡우,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 입동, 소설, 대설, 동지, 소한, 3백도일 때 대한, 입춘, 우수, 345도일 때 경칩이고, 0도 이면서 360도일 때가 다시 춘분이다.

 

한편 명절이나 세시풍속에 속하는 설날(음력 11), 대보름(음력 115), 한식(寒食, 동지로부터 15×7=105일째 날, 대개 청명 근처), 삼짇날(음력 33), 단오(端午, 음력 55), 유두(流頭, 음력 615), 칠석(七夕, 음력 77), 백중(百中, 음력 715), 추석(秋夕, 음력 815), 중양(重陽, 음력 99)과 초복, 중복, 말복 등은 24절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황경(celestial longitude, 黃經, おうけい)은 황도(黃道)의 극에서 어떤 천체를 지나는 대원(大圓)이 황도와 교차하는 점과 춘분점 사이의 각도 또는 각거리(角距離)를 말한다. 황도좌표계의 하나로 황위(黃緯)와 함께 천체의 위치를 나타내는 데 사용한다. 황경은 황도에 따라 춘분점으로부터 동쪽으로 일주 360°까지 측정한다.

 

황도(黃道, ecliptic)는 천구에서 태양의 궤도를 말한다. 태양의 궤도면은 평면이 아니지만, 평면이라 보고 그 평균궤도면을 황도면(黃道面)이라고 한다. 별자리로 말하면, 전갈자리·처녀자리 등의 황도12궁과 뱀주인자리를 지난다. 이것은 적도면과 23° 27'쯤 기울어 있고, 황도상의 적도를 가로지르는 두 점이 춘분점과 추분점이다. 태양이 남에서 북으로 적도를 가로지르는 점이 춘분점(春分點)이고 거꾸로 북에서 남으로 가르는 점이 추분점(秋分點)이다. 황도를 기준으로 하는 좌표계를 황도좌표계라 하며, 행성의 위치를 나타내는 데 편리하다. 행성의 궤도면이 황도면과 이루는 각을 황도경사(黃道傾斜)라고 한다. 황도는 근소하지만 다른 행성으로부터의 영향으로 조금씩 변한다. 달의 궤도면인 백도면(白道面)과는 5° 9' 기울어 있다.

 

24절기는 음력을 쓰는 농경사회에서 태양력과 전혀 관계없이 만들었지만, 태양의 운동을 바탕으로 한 탓에 결과적으로 양력의 날짜와 일치하게 되었다. 달력을 보면 24절기는 양력으로 매월 48일 사이와 1923일 사이에 온다. 이처럼 절기와 절기(중기) 사이는 대부분 15일이며, 경우에 따라 14일이나 16일이 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지구의 공전 궤도가 타원형이어서 태양을 15°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 똑같지 않기 때문이다.

 

봄의 절기로는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이고, 여름의 절기로는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이고, 가을의 절기로는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이고, 겨울의 절기로는 입동, 소설, 대설, 동지, 소한, 대한이다.

 

 

봄의 절기로는 1.입춘, 2.우수, 3.경칩, 4.춘분, 5.청명, 6.곡우가 있다.

1. 입춘(立春) : 황경 315도 이고 양력으로 24일경이다. 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알린다. 봄으로 접어드는 절후로 가정에서 대문, 기둥, 대들보, 천장 등에 좋은 뜻의 글귀인 입춘첩(立春帖)을 써 붙인다. 보리 뿌리를 뽑아보고 흉풍을 가리는 농사점을 본다. 아낙네들은 겨우내 쌓였던 집안 구석구석의 먼지를 털어 내고 남정네들은 광에 넣어 둔 농기구를 꺼내 손질하며 그 해 농사를 준비했다. 이 날 내리는 비는 만물을 소생시키기 때문에 이 때 빗물을 받아 부부가 같이 마시고 동침하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다.

 

입춘날 대문이나 집안 기둥에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같은 입춘첩(立春帖)을 써 붙였는데, 그 전통은 현대에도 이어지고 있다. 집안일이나 자손들이 잘 되라는 뜻이 있지만, 농사 짓던 옛날에는 한 해의 무사태평과 풍년을 기원하는 뜻이 더 강했으며, 춥고 지루했던 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었음을 기뻐하는 뜻이 담겨있다. 농사와 관련된 풍습으로는 보리 뿌리점(麥根占)이 있다. 보리 뿌리를 뽑아 그 뿌리의 많고 적음을 보고 농사의 풍흉을 알아보는 점이다. 여자가 흰옷을 입고 땅의 신에게 세 번 절을 한 후 보리 뿌리를 뽑아 세 가닥이면 풍년, 두 가닥이면 평년, 한 가닥이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또한 오곡을 솥에 넣고 볶아서 맨 먼저 솥 밖으로 튀어나온 곡식이 그 해에 가장 풍작을 이룬다고 믿었다.

 

제주도에서는 입춘에 큰굿을 하였는데, 이것을 '입춘굿'이라고 한다. 입춘굿은 무당의 어른인 수신방(首神房)이 맡아서 했는데, 그만큼 중요한 절기였음을 나타낸다. 입춘 날부터 봄이라고는 하지만 추위는 아직도 남아 있다. 옛날 중국에서는 입춘 추위 속에 움트는 봄의 소리를 세 가지의 움직임으로 설명했다. 첫째 동풍이 불어 언 땅을 녹이고, 둘째 동면하던 벌레가 움직이기 시작하며, 셋째 물고기가 얼음 밑을 돌아다닌다고 했다.

입춘은 농사에서 중요한 일의 기준이기도 하다. 입춘을 기준으로 88일째 되는 날은 밭에 씨를 뿌리고, 210일째에는 농작물과 태풍 피해에 대비했다.

 

2. 우수(雨水) : 황경 330도 이고 218일경이다. 날씨가 많이 풀려 봄기운이 돋고 초목이 싹트게 된다. 동풍이 불어서 언 땅이 녹고 땅속에서 잠자던 벌레들이 움직이고 물고기가 얼음 밑을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중국에서는 우수 입기일(入氣日) 이후 15일 동안을 삼후(三候)로 닷새씩 나눠 그 특징을 나타냈다. 5(초후)은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 늘어놓고, 다음 5(중후 또는 차후)은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며, 마지막 5(말후)은 초목의 싹이 튼다고 한다.

흔히 춘분 무렵인 양력 3월에 꽃샘추위라 하여 매서운 추위가 잠시 기승을 부리지만 이맘때면 날씨가 많이 풀리고 봄기운이 돋고 초목의 싹이 튼다. 예로부터 '입춘이 지나면 동해동풍에 차가운 북풍이 걷히고 동풍이 불면서 얼었던 강물이 녹기 시작한다'고 하고 '우수·경칩이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고도 했다. 이처럼 우수가 되면 눈이 비로 바뀌면서 얼었던 땅이 녹고 따듯한 봄비가 내린다. 농부들은 논밭에 있는 병충해 예방을 위해 논·밭두렁 태우기를 하는 등 본격적인 영농준비를 한다.

 

3. 경칩(驚蟄) : 황경 345도 이고 35일경이다. 경칩은 땅속에 들어가 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서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는 뜻이고 말 그대로 동면하던 동물이 깨어나는 무렵이다.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해서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한다. 고로쇠나무 수액을 마시면 위장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개구리들은 짝짓기철인 봄을 맞아 물이 괸 곳에 알을 까놓는데, 그 알을 먹으면 허리 아픈데 좋을 뿐 아니라 몸을 보()한다고 해서 경칩일에 개구리알을 먹는 풍습이 전해 오기도 했다.

경칩 때 벽을 바르면 빈대가 없어진다고 해서 일부러 흙벽을 바르는 지방도 있다. 빈대가 심한 집에서는 물에 재를 타서 그 물을 그릇에 담아 방 네 귀퉁이에 놓아두면 빈대가 없어진다는 속설이 전하기도 한다. 또한 경칩 날에 보리 싹의 성장을 보아 그 해 농사의 풍흉을 예측하기도 한다.

 

4. 춘분(春分) : 황경 0(360) 이고 320일경이다. 태양이 남에서 북으로 적도를 가로지르는 날로 태양은 적도 위를 똑바로 비추고 겨울에 짧았던 낮이 길어져서 밤낮의 길이가 똑같아지는 날이다.

복숭아꽃이 피기 시작하고, 꾀꼬리가 울며 제비가 날아온다. 우레가 울고 번개가 친다. 농가에서는 농사 준비에 바쁘다. 바람이 많이 불고 추운데, 풍신(風神)이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꽃샘추위'라는 말이 유래했다. 춘분을 전후하여 철 이른 화초는 파종을 하며 아울러 화단의 흙을 일구어 얼마 남지 않은 식목일에 씨 뿌릴 준비를 한다. 춘분에 즈음하여 농가에서는 농사 준비에 바쁘다. 특히 농사의 시작인 첫 논·밭갈이를 엄숙하게 잘 해야만 한 해 동안 걱정 없이 풍족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었다.

 

5. 청명(淸明) : 황경 15도 이고 45일경이다. 대개 한식 하루 전날이거나 한식과 같은 날이 되고 식목일과도 겹친다. 식목일은 신라가 당나라의 세력을 몰아내고, 삼국통일을 완수한 677(문무왕 17) 225()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또한 조선 성종이 세자와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동대문 밖의 선농단에 나아가 제사를 지내고 왕실의 의례나 제례에 드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임금이 농사를 짓던 토지를 직접 논갈이를 한 날인 1343(성종 24) 310일에 해당되는 날이기도 하다.

농가에서는 이 무렵 본격적안 논농사를 준비한다. 씨앗 뿌리기, 나무심기와 논밭 갈아붙이기 및 농기구의 손질을 시작한다. 곡우 무렵에 못자리판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농사를 많이 지으면 서둘러 일꾼을 구한다.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농사 준비작업으로 논 밭둑 가래질을 한다. 청명을 기해 봄 일을 시작하므로 이 날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청명은 글자 그대로 날씨가 맑고 밝은 날이라는 뜻인데, 청명 무렵이 되면 하늘이 차츰 맑고 밝아진다. 이때부터 가을 추수 때 까지 바쁜 농사일정이 이어진다.

 

6. 곡우(穀雨) : 황경 30도 이고 420일경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농삿일이 시작되며 못자리를 하기 위해 볍씨를 담근다. 곡우 때쯤이면 봄비가 잘 내리고 백곡이 윤택하여진다. 그래서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 , 그 해 농사를 망친다는 말이 있다.

 

곡우 무렵이면 농가에서는 못자리를 하기 위해 볍씨를 담갔는데, 이 때 볍씨를 담가 두었던 가마니는 솔가지로 덮어두며 밖에서 부정한 일을 당했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집 앞에 와서 불을 놓아 악귀를 몰아낸 다음에 집안에 들어오고, 들어와서도 볍씨를 보지 않았다. 일종의 애니미즘으로 만일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게 되면 싹이 잘 트지 않고 농사를 망치는 것으로 믿었다. 나무에 물이 많이 오를 때로 명산에 곡우 물을 먹으러 가기도 한다.

 

 

여름의 절기로는 7.입하, 8.소만, 9.망종, 10.하지, 11.소서, 12.대서가 있다.

7. 입하(立夏) : 황경 45도 이고 55일경이다. 여름의 시초를 알리는 절기이다. 곡우에 마련한 못자리도 자리를 잡아 농사일이 더 바빠진다. 신록의 성장을 재촉한다. 그래서 농작물도 자라지만 잡초도 자라고 해충도 많아져 이들을 없애는 작업에 분주하다. 세시 행사로 이무렵 쑥버무리를 절식(節食)으로 마련한다.

 

8. 소만(小滿) : 황경 60도이고 521일경이다. 모내기로 바빠진다. 소만 때부터 여름 기분이 나기 시작하며 식물이 빠르게 성장한다. 소만 무렵 때는 모내기 준비에 바빠진다. 이른 모내기·가을보리 먼저 베기 작업에, 여러 가지 밭농사의 김매기가 줄을 잇는다.

곡우무렵에 모판을 만들면 모내기까지 모의 성장기간이 옛날에는 45~50일이 걸렸으나 지금의 비닐 모판에서는 40일 이내에 충분히 자라기 때문에 소만에 모내기가 시작되면서 1년 중 가장 바쁜 계절로 접어들게 된다. 소만 입기일부터 망종까지 다시 닷새씩 삼후로 나눠 초후에 씀바귀가 뻗어 오르고 중후엔 냉이가 누렇게 죽어가며, 말후엔 보리가 익는다고 했다. 이 무렵 비가 적어 물 가두기를 한다.

 

9. 망종(芒種) : 황경 75도 이고 65일경이다. 망종이란 벼, 보리 등 수염이 있는 곡식이 종자를 뿌려야 할 시기라는 뜻이다. 지금은 비닐 모판 덕에 소만 무렵에 모내기를 해도 되지만 과거에는 모내기와 보리 베기에 가장 알맞은 때가 망종이다. 그래서 망종은 곡식의 씨앗을 뿌리기에 적당한 때라는 뜻으로 모내기와 보리 베기가 겹쳐서 1년 중 가장 바쁜 때이다.

이 시기는 모내기와 보리 베기에 알맞은 때라서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오'라는 말이 있다. '망종보기'라 해서 망종이 일찍 들고 늦게 들음에 따라 그 해 농사의 풍흉을 점쳤다. 음력 4월내에 망종이 들면 보리농사가 잘 되어 빨리 거두어들일 수 있으나 5월에 망종이 들면 그 해 보리농사가 늦게 되어 망종 내에도 보리 수확을 할 수 없게 된다.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는 속담이 있듯이 망종까지는 모두 베어야 논에 벼도 심고 밭갈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망종을 넘기면 바람에 쓰러지는 수가 많아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10. 하지(夏至) : 황경 90도 이고 621일경이다. 낮이 14시간35분으로 연중 가장 길다. 북반구는 낮이 가장 길며, 정오의 태양 높이도 가장 높고, 일사 시간과 일사량도 가장 많은 날이다. 북극지방에서는 하루 종일 해가 지지 않으며, 남극에서는 수평선 위에 해가 나타나지 않는다. 동지에 가장 길었던 밤 시간이 가장 짧아지는 반면, 낮 시간은 14시간 35분으로 1년 중 가장 길다. 남부지방의 농촌에서는 단오를 전후하여 시작된 모내기가 하지 이전이면 끝나고 장마가 시작된다. 옛날에는 하지가 지나도 가물면 기우제를 지냈다.

 

11. 소서(小暑) : 황경 105도 이고 77일경이다. 소서는 작은 더위라는 뜻으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고 장마철로 접어든다. 중국에서는 소서 무렵의 15일을 3(三侯)로 나누었고 마찬가지로 고려사(高麗史)의 기록에도 동일하게 나누어 초후(初候)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고, 차후(次候)에는 귀뚜라미가 벽에서 살며, 말후(末候)에는 매가 새를 잡기 시작한다고 하였다.

 

이 시기는 여름 장마철로 장마전선이 한반도 중부지방을 가로질러 장기간 머무르기 때문에 습도가 높고 비가 많이 내린다. 예전에는 이때쯤이면 하지 무렵에 모내기를 끝낸 모들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농가에서는 모를 낸 20일 뒤 소서 때에 논매기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제초제를 뿌리고 논매기는 하지 않는다. 또 이때 논둑과 밭두렁의 풀을 베어 퇴비를 장만하기도 하고, 가을보리를 베어낸 자리에 콩이나 조, 팥을 심어 이모작을 하기도 한다.

이 무렵은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여서 과일과 채소가 많이 나며, 밀과 보리도 이때부터 먹게 된다.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여서 호박이나 각종 채소가 나오는 등 계절음식이 제철을 만나 입맛을 돋우는데, 특히 국수나 수제비 등 밀가루 음식이 구미를 당긴다. 음력 5월 단오를 전후하여 시절식으로 즐기는 밀가루음식은 이맘 때 가장 맛이 나며, 소채류로는 호박, 생선류는 민어가 제철이다. 민어는 조림구이찜이 다 되지만 이 무렵에는 애호박을 넣어 끓인다. 특히, 민어고추장국과 회의 맛이 두드러진다. 애호박에서 절로 단물이 나고 민어는 한창 기름이 오를 때여서 그 국은 고추장 특유의 매운 맛이면서도 단물이 흥건히 괴어 맵고 달콤한 맛이 첫 여름의 입맛을 상큼하게 돋우어준다.

 

12. 대서(大暑) : 황경 120도 이고 723일경이다. 대서는 큰 더위라는 뜻으로 몹시 덥고 큰 장마가 지는 경우가 많다. 대개 중복과 겹친다. 옛날 중국에서는 대서 입기일 부터 입추까지 닷새씩 삼후로 구분했다. 초후엔 썩은 풀이 반딧불이가 되고, 중후엔 흙이 습하며, 말후엔 큰비가 내린다고 했다.

이 무렵에는 소서 때부터 들어와 있던 장마전선이 한반도에 동서로 걸쳐 큰 장마가 온다. 뇌성벽력이 대단하고 소나기가 다부지게 쏟아지기도 한다. 또한 참외나 수박 등의 과일이 풍성하고, 햇밀과 보리를 먹게 되고, 채소가 풍족하며, 녹음이 우거지는 시기로 과일은 이때가 가장 맛이 있다.

 

 

가을의 절기로는 13.입추, 14.처서, 15.백로, 16.추분, 17.한로, 18.상강이 있다.

13. 입추(立秋) : 황경 135도 이고 87일경이다. 입추라는 말 자체가 가을에 접어들었다는 뜻으로, 이때부터 입동 전까지의 3개월을 가을이다. 늦더위가 있기도 하지만 칠월칠석을 전후하여 밤에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이 무렵은 김장용 무·배추를 심고 9~10월 서리가 내려 얼기 전에 거두어서 겨울김장을 준비한다. 김매기도 끝나고 농촌이 한가해지기 시작하니 '어정 7월 건들 8'이라는 말이 전국적으로 전해진다. 이 말은 5월이 모내기와 보리 수확으로 매우 바쁜 달임을 표현하는 '발등에 오줌싼다'는 말과 좋은 대조를 이루는 말이다. 그러나 들녘의 벼는 한창 무르익어 가는 계절인데, 입추가 지나서 비가 닷새 동안만 계속되어도 조정이나 각 고을에서는 비를 멎게 해 달라는 기청제를 올리기도 하였다.

 

14. 처서(處暑) : 황경 150도 이고 823일경이다. 처서는 여름이 지나 서늘한 바람이 불고 더위가 가시며 천지가 쓸쓸하여지기 시작하고 벼가 익는다.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서 풀이 더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두렁이나 산소의 풀을 깎는 벌초를 한다.

여름동안 장마에 젖은 옷이나 책을 햇볕에 말리는 시기이며, 아침과 저녁으로 신선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이 비뚜러진다'라는 속담처럼 파리와 모기의 극성스런 성화도 사라진다. 농가에서 논매기와 밭매기가 거의 끝나는 한가한 시절로 백중(음력 715)에는 호미씻기를 한다. 이제 한 해 농사일을 마무리한다는 의식인 셈이다. 본격적인 농한기다. 이 때 비가 오면 흉작이 되기 쉽다.

 

15. 백로(白露) : 황경 165도 이고 97일경이다. 백로는 밤에 기온이 내려가고 풀잎에 이슬(서리)가 맺히는 등으로 가을 기운이 완연하다. 이 즈음이면 밤에 기온이 내려가고, 대기 중의 수증기가 엉켜서 풀잎에 이슬이 맺혀 가을 기운이 완연하다. 백로부터 추분까지 닷새씩 삼후로 나눠 초후엔 기러기가 날아오고 중후엔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며, 말후엔 새들이 먹이를 비축한다고 했다.

백로라는 이름은 흰 이슬이 내리며 가을 분위기가 느껴진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인 추석 무렵으로 만곡이 무르익는 시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과일들 중에 참외는 중복, 수박은 말복, 복숭아는 처서 등으로 제 맛이 나는 시기가 있는데, 백로 무렵은 포도가 가장 맞있다.

 

16. 추분(秋分) : 황경 180도 이고 923일경이다. 낮 밤의 길이가 같다. 추분은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지며 이후로는 밤의 길이가 길어진다. 추분점이란 태양이 북에서 남으로 적도를 통과하는 점으로 적경과 황경은 180, 적위와 황위는 0도다.

버섯요리가 대표적인 시절 음식이고, 목화와 고추 등의 가을걷이가 있다. 춘분과 더불어 낮과 밤의 길이가 같으므로 이 날을 중심으로 계절의 분기점으로 삼았다. 추분이 지나면 점차 밤이 길어지므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추분이 지나면 곧 찬 서리가 내리고 밤은 차차 길어진다. 한 해는 마지막을 향해 빠르게 달린다. 추분은 사람들이 세월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한 해의 수확과 성과를 한 번쯤 정리해보게 하려는 하늘의 뜻이 담겨 있는 날이기도 하다.

 

17. 한로(寒露) : 황경 195도 이고 108일경이다. 한로는 말 그대로 공기가 점점 차가워지고 찬이슬이 맺힌다는 뜻이다. 국화가 노랗게 꽃을 피우고 국화전을 지지고 국화술을 담근다. 세시명절인 중양절(음력 99)과 비슷한 때다. 중양절에는 특별한 민속행사가 있지만 한로에는 이렇다 할 행사가 없다. 이 무렵 높은 산에 올라가 수유 열매를 머리에 꽂으면 잡귀를 쫓을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 농촌은 이 시기에 타작이 한창이다.

 

18.상강(霜降) : 황경 210도 이고 1023일경이다. 상강은 서리가 내린다는 뜻으로 이 무렵은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밤에는 온도가 매우 낮아져서 서리가 맺힌다.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며 밤에는 기온이 매우 낮아지므로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이다.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가꾸어서 가을에 거두어 겨울을 나는 농업국인 우리나라 사람들의 농업 시간표대로 9월 들어 시작된 추수는 상강 무렵에 마무리 짓는다. 상강부터 입동까지 삼후로 나눠 초후엔 승냥이가 산짐승을 잡고 중후엔 초목이 누렇게 떨어지며, 말후엔 겨울잠을 자는 벌레가 땅에 숨는다. 추수가 마무리 된다.

 

 

겨울의 절기로는 19.입동, 20.소설, 21.대설, 22.동지, 23.소한, 24.대한이 있다.

19. 입동(立冬) : 황경 225도 이고 117일경이다. 겨울 동안의 김치를 장만하는 김장을 한다. 김장은 입동 전 혹은 입동 직후에 해야 제 맛이 난다. 입동이 지난지가 오래되면 얼어붙고, 싱싱한 재료가 없으며, 일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입동 때 날씨가 따뜻하지 않으면 그 해 겨울바람이 독하다고 한다.

 

20. 소설(小雪) : 황경 240도 이고 1122일경이다. 살얼음이 잡히고 땅이 얼기 시작하여 점차 겨울이 든다는 기분이 들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어 소춘(小春)이라는 다른 말로 불리기도 한다.

소설 무렵, 대개 음력 1020일께는 관례적으로 심한 바람이 불고 날씨가 차갑다. 이 날은 손돌(孫乭)이 죽던 날이라 하고 그날 부는 바람을 손돌바람이라고 해서 외출을 삼가했으며 특히 뱃길을 조심했다. 소설부터 대설까지 삼후로 나눠 초후엔 무지개가 걷혀서 나타나지 않고, 중후엔 천기가 올라가고 지기가 내리며, 말후엔 생기가 막혀 겨울이 된다고 했다.

 

21. 대설(大雪) : 황경 255도 이고 127일경이다. 말뜻 그대로 눈이 많이 내린다. 이 시기에 눈이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대설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것은 원래 24절기의 발생지이며 기준 지점인 중국 화북지방의 상황을 반영하여 붙여진 것이어서 우리나라가 이 시기에 꼭 적설량이 많다고는 볼 수 없다.

이 날 눈이 많이 오면 다음해에 풍년이 들고 푸근한 겨울을 난다는 속설이 전해오기도 한다. 대설부터 동지까지 삼후로 나눠 초후엔 산박쥐가 울지 않고, 중후엔 범이 새끼치며, 말후엔 여지(박과의 1년생 덩굴풀)가 돋아난다고 했다. 이날 눈이 많이 오면 겨울이 춥지 않고 다음해 풍년이 든다고 한다.

 

22. 동지(冬至) : 황경 270도 이고 1222일경이다. 일년 중 밤이 가장 길며 동지 다음 날부터는 낮이 다시 길어진다. 고대인은 태양이 부활하는 날로 생각해 태양신에게 제를 올렸다. 동국세시기에 동짓날을 "작은 설"이라 했다. 그래서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했다.

 

23. 소한(小寒) : 황경 285도 이고 16일경이다. 말 그대로 작은 추위라는 의미이지만 중국과의 차이 때문에 우리는 대한보다 소한이 더 춥다. 이로 인해 소한과 대한을 대비하는 속담이 많다. 그래서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 "소한의 얼음 대한에 녹는다."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었다"는 속담이 나왔다. 옛날 중국에서는 소한부터 대한까지 삼후로 나눠 초후엔 기러기가 북으로 돌아가고, 중후엔 까치가 집을 지으며, 말후엔 꿩이 운다고 했다.

 

24. 대한(大寒) : 황경 300도 이고 121일경이다. 이름으로 보면 가장 추운 절기지만 우리나라는 소한이 더 춥다. 중국에서 겨울 추위는 입동에서 시작해서 소한으로 갈수록 추워지고 대한에 이르러서는 최고에 이른다. 이는 중국의 지형에 근거한 것이고, 우리나라에서는 1년 중 가장 추운 시기가 115일경이므로 중국과는 차이가 있다.

음력 섣달로 매듭을 짓는 절후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겨울을 매듭짓는 절후로 보아 대한의 마지막 날을 절분이라 하여 계절적으로 연말일로 여겼다. 그래서 이 날 밤을 해넘이라 하여 콩을 마루나 방에 뿌려 악귀를 쫓고 새해를 맞는 풍습이 있었다. 절분 다음날은 정월절인 입춘의 시작일로 이 날은 절월력(節月歷)의 연초가 된다.

 

이처럼 기원전부터 고대 중국에서 지금의 태양력과 거의 일치하는 역법을 쓰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 신기하기까지 하다. 서양보다 2,000여년 앞서서 지금의 태양력을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니 대단한 일이다. 더군다나 절기의 명칭에도 기후의 특색과 해야 할 일 대비할 일이 내포된 것이니 지금의 특색이 전혀 없는 태양력에 비해 훨씬 더 우수하고 유용한 역법을 사용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고려 때부터 이 역법을 써 온 걸 고려하면 이 한가지로서도 전체적으로 동양의 과학문명 수준이 서양보다 훨씬 더 심오하고 수준이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제국주의 침략(서세동점)은 이처럼 탁월한 과학문명의 동양적 가치까지도 부정해 버린 셈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 표준시에 대하여

오운육기는 1년을 5등분, 6등분한 것이고, 등분한 기간이 모두 10개가 된다. 그러므로 분초를 정확히 구분할 필요성은 없는 편이다. 그리고 오운은 상생으로 체질이 결정되기 때문에 일운을 잘못판단하면 정확성은 떨어져도 큰 과오는 없다.

그러나 정확한 체질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표준시를 알 필요가 있다.

66일이 망종일이다. 3운은 망종 후 3일부터 운이 들어온다고 할 때 68일부터는 3운이고, 67일은 2운이다. 갑술년의 경우 2운은 금태과이고, 3운은 수태과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정(子正)을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문제이다. 보통은 030분에 기준점을 두고 있다.

경도 65도 마다 1시간씩 표준시가 달라지게 돼있는데, 우리나라의 표준시는 일본의 표준시를 따르고 있다.

중국은 산동반도의 동경120도가 북경의 표준시이고, 일본은 아와지섬을 지나는 동경 135도가 일본의 표준시인데, 여기에는 1시간의 차이가 있다. 즉 일본의 일출이 중국보다 1시간이 빠르다.

우리나라는 경기도 가평근방을 기준으로 할 때 동경 12730분으로 중국과 일본의 중간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가평을 기준으로 볼 때는 일본보다는 30분이 늦고 중국보다는 30분이 빠르다.

그래서 1954321(양력)을 기해 우리 정부에서는 독자적인 표준시를 제정하여 시계바늘을 30분 뒤로 늦추어 놓았었다. 그러다가 1961810(양력) 다시 30분 앞당겨 놓음으로써 표준시가 바뀌게 됐다. 국제적으로 30분 차이가 있는 표준시는 없다는 이유로 일본의 표준시를 쓰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의 표준시가 된다. 그러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자정은 전날 1130분이 되고, 실제보다 30분이 빠른 셈이다.

 

 

# 밀물과 썰물 그리고 사리와 조금

조석현상 : 바닷물은 일정한 시각에 밀려들어오고 일정한 시각에 빠져 나간다.

밀물과 썰물 : 밀물은 물높이가 가장 낮게 빠져 나간 때부터 물높이가 가장 높게 밀려들어올 때까지의(수면이 상승) 사이를 말하며 물이 빠르게 흐른다.

썰물은 물높이가 가장 높이 올라간 때부터 가장 낮게 내려간 때까지의(수면 하강) 사이를 말하며 물이 천천히 흐른다.

만조와 간조 : 바닷물 표면의 높이가 가장 높은 때를 만조라 하고, 가장 낮은 때를 간조라 한다.

사리와 조금 : 만조와 간조의 차이가 가장 큰 때를 사리라고 한다. 간만의 차이가 가장 작은 때를 조금이라 한다.

 

사리나 조금이 나타나는 이유는 지구를 기준으로 했을 때 달과 태양의 기조력(조석파를 일으키는 힘)이 합쳐지거나 상쇄되기 때문이다.

 

조차(조수간만의 차)는 달과 태양의 위치 관계뿐만 아니라 해안선의 모양이나 해저 지형, 수심 등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조차는 지역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대양에서는 조차가 작고 해안에서도 조차가 2m 이하인 곳이 많지만, 좁은 만이나 해협에서는 조차가 크게 나타난다.

조차는 약 15일을 주기로 반복하는데, 태양과 달이 상대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가에 따라 조석 현상에 차이가 나타난다.

삭과 망 : 달의 위상이 (음력 초하루)(음력 보름)일 때에는 달과 지구 및 태양이 일직선상에 위치한다. 따라서 달에 의한 기조력과 태양에 의한 기조력이 같은 방향이 되므로 합쳐져서 조차가 가장 크다.(즉 만조와 간조의 차이가 가장 크다.) 이때를 사리(대조)라고 한다.

달의 위상이 상현(음력 7일경)하현(음력 21일경)일 때에는 지구를 중심으로 달과 태양이 직각을 이루는 위치에 있게 된다. 이때는 달에 의한 기조력과 태양에 의한 기조력이 서로 상쇄되어 조차가 가장 작다(조석이 가장 약한 시기). 이때를 조금(소조)라고 한다.

바닷물의 운동은 달, 태양의 인력 외에도 관성, 지형, 해저 마찰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실제로 사리가 되는 것은 삭과 망 전후 12일의 차이가 생긴다.

 

* 조석(潮汐) 현상

조석은 지구중심과 지표면에 미치는 달의 중력장 차에 의해 일어나며 지구··태양 간의 인력(상대 위치에 따른 기조력)에 의하여 발생하는 해수면의 규칙적인 상승과 하강운동이다.

조석 현상은 달과 태양의 인력에 의해서 일어나지만 태양보다 달이 훨씬 가까이 있기 때문에 바닷물에 미치는 영향은 달이 훨씬 강하다.

달의 기조력(조석파를 일으키는 힘)에 의해 지구와 달이 마주보는 부분과 그 반대쪽 부분도 부풀어 오른다. 그 결과 달이 당기는 부분과 그 반대편이 밀물이 되고 그 외의 부분은 물이 빠져나가 수심이 얕아지는 썰물이 된다.

지구는 하루에 한 바퀴 자전하기 때문에 밀물과 썰물이 나타나고 만조와 간조가 하루에 2회씩 발생한다. 만조와 간조의 해수면의 높이차인 조차는 장소와 시간에 따라서 차이가 나는데, 평균 20cm밖에 안 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10m가 넘는 경우도 있다.

달 방향에 있는 해수는 원심력보다 달의 만유인력이 더 커서 기조력에 의해 달 쪽으로 끌려가며, 달과 반대 방향에 있는 해수는 원심력이 달의 만유인력보다 더 커서 달의 반대쪽으로 끌려간다. 따라서 기조력이 커서 해수가 몰린 곳은 해수면이 높은 만조가 나타나고 달과 직각을 이루는 지점은 해수가 적어 간조가 된다. 그리고 이렇게 지구상의 양쪽으로 해수가 모여 있는 상황에서 지구가 자전함에 따라 한 지점에서 해수면이 하루 동안 변동하게 되면서 밀물과 썰물이 나타난다.

 

* 조석 주기는 만조에서 간조까지의 시간은 6시간 12분이 소요되며, 만조에서 다음 만조 또는 간조에서 다음 간조까지의 시간 즉 조석주기는 약 12시간 25분이 걸린다. 따라서 만조와 간조는 각각 하루에 2회씩 일어나며 날마다 50분 가량 늦어진다. 이것은 지구가 하루 1회 자전하는 동안 달이 동쪽으로 약 13° 공전하기 때문으로, 달이 다음날 동일한 위치로 오기 위해서는 지구가 50분 정도 더 자전해야 하고, 이에 조석도 날마다 약 50분씩 늦어지게 된다. , 2회 만조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24시간 50분이 걸리는 셈이므로 조석 주기는 약 12시간 25분이 된다.

 

* 물때

물때1물에서 15물때까지 있으며 마지막 15물을 조금이라 하며 7~8물을 사리라 한다.

1물부터 물의 양이 많아지지 시작하여 7~8물 때 최고 많아지고 다시 줄어들기 시작하여 15물에 최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