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정진/위빳사나 수행과 알아차림

위빠사나 - 이론과 실제 - (김재성 (正圓))

담마마-마까 2019. 4. 29. 21:07


                      
위빠사나 
 - 이론과 실제 - (김재성 (正圓))

                     2002 호두마을 위빠사나 수련회 자료


<차 례>

귀경게(歸敬偈) 
오계(五戒) 
자관(慈觀) 
약어 

0. 머리말 
1. 위빠사나의 소개와 전파
2. 위빠사나의 의미 
3. 위빠사나 수행의 실제 
  3.0. 준비단계
  3.1. 일차적인 마음챙김의 대상
  3.2. 수행자의 기본적인 마음가짐 
  3.3. 수행의 초심자와 경험자  
  3.4. 마음집중, 지혜, 마음챙김 
  3.5. 마음챙김의 역할 
  3.6. 마음챙김의 네 가지 대상 (四念處) 
  3.7. 법에 대한 마음챙김의 중요성 
4. {청정도론}에 의한 위빠사나 지혜의 전개 
5. 위빠사나 수행의 이익 
6. 수행을 통해서 극복해야 할 번뇌 
  6.1. 다섯 가지 덮개[五蓋]와 대치법 
  6.2. 마라[魔]의 열 가지 군대 
  6.3. 열 가지 위빠사나 수행에 따르는 번뇌[十觀隨染] 
  6.4. 열 가지 족쇄 
  6.5.  聖人(四道四果)과 10가지 족쇄의 소멸

 

귀경게(歸敬偈)

나모 따싸 바가와또 아라하또 삼마삼붓다싸 (세 번)
(Namo Tassa Bhagavato Arahato Samm sambuddhassa)
존귀한 분, 공양받을만한 분, 완전한 깨달음을 이루신 부처님께 경배합니다.


삼 귀 의(Tisara a)

붓담 사라남 갓차미
담맘 사라남 갓차미
상감 사라남 갓차미

두띠얌삐 붓담 사라남 갓차미
두띠얌삐 담맘 사라남 갓차미
두띠얌삐 상감 사라남 갓차미

따띠얌삐 붓담 사라남 갓차미
따띠얌삐 담맘 사라남 갓차미
따띠얌삐 상감 사라남 갓차미

Buddha  sara a  gacch mi
Dhamma  sara a  gacch mi
Sa ga  sara a  gacch mi

Dutiya  pi Buddha  sara a  gacch mi
Dutiya  pi Dhamma  sara a  gacch mi
Dutiya  pi Sa ga  sara a  gacch mi

Tatiya  pi Buddha  sara a  gacch mi
Tatiya  pi Dhamma  sara a  gacch mi
Tatiya  pi Sa ga  sara a  gacch mi

저는 부처님을 피난처로 하겠습니다.
저는 가르침을 피난처로 하겠습니다.
저는 스님들을 피난처로 하겠습니다.

두 번째도 저는 부처님을 피난처로 하겠습니다.
두 번째도 저는 가르침을 피난처로 하겠습니다.
두 번째도 저는 스님들을 피난처로 하겠습니다.

세 번째도 저는 부처님을 피난처로 하겠습니다.
세 번째도 저는 가르침을 피난처로 하겠습니다.
세 번째도 저는 스님들을 피난처로 하겠습니다.


다섯 가지 자율적인 생활규범 (五戒; pa ca-sila)


1. 빠나띠빠따 웨라마니 식카빠담 사마디야미
   Panatipata veramani sikkhapadam samadiyami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실천법을 지니겠습니다.
   I undertake the precept to refrain from destroying living creatures.

2. 아딘나다나 웨라마니 식카빠담 사마디야미
   Adinnadana veramani sikkhapadam samadiyami
   주지않는 것을 취하지 않겠다는 실천법을 지니겠습니다.
   I undertake the precept to refrain from taking that which is not given.

3. 까메수 미차짜라 웨라마니 식카빠담 사마디야미
   Kamesu micchacara veramani sikkhapadam samadiyami.
   잘못된 성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실천법을 지니겠습니다.
   I undertake the precept to refrain from sexual misconduct.

4. 무사와다 웨라마니 식카빠담 사마디야미
   Musavada veramani sikkhapadam samadiyami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실천법을 지니겠습니다.
   I undertake the precept to refrain from incorrect speech.

5. 수라메라야맞자 빠마다타나 웨라마니 식카빠담 사마디야미
   Suramerayamajja pamadatthana veramani sikkhapadam samadiyami
   마음의 게으름(방일)을 초래하는 곡주 과일주 등의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실천법을
   지니겠습니다.
   I undertake the precept to refrain from intoxicating drinks and drugs which lead
   to carelessness.

 
慈觀 모든 존재들의 행복을 위한 기원


 지금 여기에 있는 모든 분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상가와 재가자들 모두가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많은 덕을 갖추신 고귀한 스승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한량없는 덕을 갖추신 부모님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이 도량에 살고있는 모든 존재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이 마을에 살고있는 모든 존재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이 지방에 살고있는 모든 존재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상가의 모든 스님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사사(四事)의 모든 시주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모든 국가의 정부가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모든 도둑, 강도, 거짓말쟁이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이 우주의 모든 존재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한량없는 우주의 모든 존재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세계의 모든 존재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모든 인간, 천상의 천신, 범천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지옥에서 범천에 이르는 모든 존재들이 항상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내가 행한 모든 선행에 의해서, 모든 괴로움이 소멸한, 영원한 행복인 열반을 이루기를 기원합니다.
바른 길을 따르고 잘못된 길을 따르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만일 다시 태어나게 되더라도 위난과 고통과 재난과 적, 그리고 모든 악을 만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내가 지금 발원한, 모든 존재들의 행복을 위한 기원이 성취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오늘 내가 행한 선행의 공덕이, 우리의 부모와 스승과 친척들과 수호신장과 천신들과 모든 존재들에게 돌아가기를 기원합니다.
이 공덕에 의해 모든 존재들이 기뻐하기를 기원합니다.

  

<약 어>

본고에서 사용된 팔리 문헌에 대한 약어는 기본적으로 Critical P li Dictionary(CPD) Vol.1의 Epiloegomena에 따랐다.
주요 팔리 문헌은 다음과 같다.

AN A guttara-Nik ya[增支部], PTS (Morris & Hardy),
 Vols. I-VI, 1885-1910. 
Dhp Dhammapada[法句經], PTS (O. von Hin ber &
 K.R. Norman) 1994.
DN D gha-Nik ya[長部], PTS (T.W. Rhys Davids & J. E.
        Carpenter), Vols.I-III, 1890-1911. Reprint, 1966-1976.
MN Majjhima-Nik ya[中部], PTS (V.Trenckner, Chalmers,
        C.Rhys Davids), Vols. I-IV, 1888-1925.
Pa is Pa isambhid -magga[無碍解道], PTS (Taylor), Vols. I-II,
        1905-1907.Combined Reprint, 1979.
SN Sa yutta-Nik ya[相應部], PTS (M.L. Feer),
        Vols. I-VI, 1884-1904. Rerprint, 1960-1976.
Vism Visuddhimagga[淸淨道論], PTS (C. Rhys Davids),
        Vols. I-II, 1920-21. Reprinted in one vol., 1975.

-a는 주석서를 의미한다. 예, DN-a는 D gha-Nik ya의 주석서인 Suma gala-vil sin  (PTS, Vol.I, T.W. Rhys Davids, J.E. Carpenter, 1886, Vols. II-III, W. Stede, 1931∼1932)를 가리킨다.

<범례>
①<SN V, 2.13-18>는 PTS판 『상응부』 제5권, 2쪽, 13행에서 18행까지를 의미함.
②<Dhp 200> PTS판 『법구경』게송 200.

 

 

0. 머리말

마하시 스님께서는 위빠사나 수행을 하는 데 필요한 조건은 수행을 하려고 하는 의지와 훌륭한 선지식(스승)이 있으면 된다고 하셨다. 실제로 길을 가는 것은 길에 대한 이론적인 고찰과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길안내자의 도움이 있으면, 굳이 독도법이나 여행에 대한 이론적인 지식은 그다지 필요 없다고 할 수 있다. 위빠사나 뿐만 아니라 다른 정신적인 향상을 위한 길을 가는 데에는 그 길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적인 수행에 스승의 지도가 필수적이라면 이론적인 고찰의 필요성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론적인 고찰은 자신의 수행과정으로 되돌아보고 정리할 때와 타인에게 수행법을 설명해 줄 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위빠사나 수행의 향상단계는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고, 항상 자신의 마음과 몸의 현상을 관찰하는 이 수행의 속성상 자신의 수행의 단계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위빠사나 수행의 장점이면서 이론적인 공부의 효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자료집은 실제로 수행하는 수행자들을 위해 정리하면서도 앞으로 혼자서 수행을 해나가면서 참고 할 수 있는 자료가 되도록 엮어보았다.
최근 10여 년 동안 한국에 소개되어 온 위빠사나 수행법은 한국의 전통 승가와 재가자들 사이에 보급되면서 이제는 낯설지 않은 수행법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위빠사나 수행법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는 점도 주지하는 바와 같다.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은 위빠사나 수행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겨난 것일 수도 있는데, 이 글을 통해서 그러한 오해가 풀리고, 위빠사나 수행을 바르게 이해하여 실제 수행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자료를 정리해 본다.
10여 년 전에 3개월간의 여름 결제를 미얀마의 위빠사나 수행처에서 보낸 적이 있었던 인연으로 수행의 진정한 맛을 본 필자는 이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초기불교 및 남방상좌불교 수행 전통에 대한 이론적인 연구와 북방의 설일체유부 등의 수행법과 비교연구를 해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태국과 미얀마의 수행처를 조사하여 발표하기도 하였고, 위빠사나 수행에 대한 문헌에 입각한 연구 성과를 발표해왔고, 위빠사나 수행을 안내하는 일도 해왔다.
여기에 정리하는 위빠사나 이론은 위빠사나 수행의 소의경전인 {念處經}을 위시로 한 초기경전과 남방상좌불교의 대표적인 논서인 5세기의 {淸淨道論}에 의거하고 있으며, 실제적인 수행법은 미얀마의 마하시 사야도의 위빠사나 수행법을 중심으로 하여 정리해보았다.


1. 위빠사나의 소개와 전파

한국에 남방상좌불교의 위빠사나 수행이 전해진 때는 14년 전인 198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88년 여름, 미얀마의 마하시 스님(1904-1982)의 제자이며, 마하시 수행센터의 원장이신 미얀마의 고승 우 빤디따 스님께서 서울 삼각산 승가사에서 30여명의 승려들에게 21일 동안 위빠사나를 지도하신 것을 계기로 위빠사나는 한국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 거해스님께서 본격적으로 위빠사나를 소개하였고, 미얀마로 직접 수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거해스님이 1993년도 선우도량 제 5회 수련결사에서 [위빠사나 수행법]을 발표하면서 '위빠사나(vipassana)라는 이름이 우리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은 관계로 매우 생소함을 느끼게 해준다.'라고 표현할 때만하더라도 위빠사나가 아직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미루어 알 수 있다.
위빠사나 (위파사나 또는 비파사나)가 널리 알려진 것은 김열권법사의 저술과 활동에 기인하는 바가 크며, 서울의 여러 곳에서 적극적으로 위빠사나를 접할 기회를 제공한 것도 한 몫을 담당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서울 보리수선원, 경기도 남양주시 봉인사, 경남 김해시 다보선원, 부산 태종대 태종사등을 중심으로 위빠사나는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이제는 언제라도 위빠사나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전해지고 있는 위빠사나는 대부분 미얀마의 마하시 방식의 위빠사나라고 할 수 있다.
위빠사나의 보급과 더불어 최근의 불교학계에서는 초기 및 상좌불교 전통에서 위빠사나에 대한 의미를 규명하는 학술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 작년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된 10일 코스에 의한 고엔카 위빠사나 수행은 인도 및 외국의 고엔카 위빠사나 센터에서 수행을 하고 귀국한 수행자들이 모여서 진행하고 있고 그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2. 위빠사나의 의미

팔리어로 vipassan , 산스크리트어로 vipa yan 라는 말은 영어로는 inward vision, insight, intuition, introspection (P li English Dictionary p.627)으로 번역되는 말이며, 가장 일반적으로 insight 또는 insight meditation으로 번역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 말의 어원을 보면, 접두사 vi에 '보다'라는 뜻을 지닌 passati라는 말의 명사형인 passan 로 되어 있다. vi라는 접두사에는 여러 의미가 있지만, vipassan 에서의 vi는 뛰어나다(visesa)는 의미와 다양성(vividha)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뛰어난 봄, 뛰어난 관찰, 통찰 등이나, 여러 가지 방식으로 봄, 여러 가지 방식으로 관찰함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뛰어난 관찰이라고 할 때는, 일반적인 관찰이 아니라 현상의 본성을 꿰뚫어 본다는 의미이며, 영어의 insight라는 번역이 적절한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관찰함이라고 할 때의 여러 가지 방식이란,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라는 관점에서 모든 현상을 관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법구경}(法句經; Dhammapada 277-279)에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조건에 의해 생겨난 모든 현상(諸行)은 영원하지 않다(無常)라고 지혜에 의해 볼 때,
그는 괴로움에 대해 싫어하게 된다. 이것이 청정함에 이르는 길이다.
sabbe sa kh r  anicc  ti yad  pa   ya passati
atha nibbindat  dukkhe esa maggo visuddhiy 

조건에 의해 생겨난 모든 현상(諸行)은 괴로움(苦)이다라고 지혜에 의해 볼 때,
그는 괴로움에 대해 싫어하게 된다. 이것이 청정함에 이르는 길이다.
sabbe sa kh r  dukkh  ti yad  pa   ya passati
atha nibbindat  dukkhe esa maggo visuddhiy 

모든 법들은 영원한 자아가 없다(無我)라고 지혜에 의해 볼 때,
그는 괴로움에 대해 싫어하게 된다. 이것이 청정함에 이르는 길이다.
sabbe dhamm  anatt  ti yad  pa   ya passati
atha nibbindat  dukkhe esa maggo visuddhiy 

이 법구경의 말씀은 바로 세 가지 법의 특성(三法印)인 무상, 고, 무아에 대해서 지혜로써 관찰하는 것이 바로 청정(열반) 에 이르는 길임을 설하고 있는 것이다. 이 법구경에서 말하는 지혜로써 관찰한다(passati)는 말이 다름 아닌 위빠사나라고 이해할 수 있다.

위빠사나에 대해서는 어원적으로 그리고 경전의 예로 이해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면 염처계 경전에 설해져 있는 내용을 살펴보겠다. 예로 {대념처경}을 보자.

비구들이여, 이것은 모든 중생들의 청정을 위한, 슬픔과 비탄을 극복하기 위한, 괴로움과 싫어하는 마음을 없애기 위한, 올바른 길에 이르기 위한, 열반을 깨닫기 위한 하나의 길[ek yano maggo]이다. 바로 그것은 네 가지 마음챙김이다. 네 가지란 무엇인가?

(1) 몸에 대한 마음챙김 [身念處]
비구들이여, 여기 [이 가르침]에서 어떤 비구가 몸에서 몸을 관찰하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열심히, 분명한 앎을 지니고, 마음챙김을 지니고, 세간에 대한 탐착심과 싫어하는 마음을 제어하면서.

(2) 느낌에 대한 마음챙김 [受念處]
그는 느낌에서 느낌을 관찰하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열심히, 분명한 앎을 지니고, 마음챙김을 지니고, 세간에 대한 탐착심과 싫어하는 마음을 제어하면서.

(3) 마음에 대한 마음챙김 [心念處]
그는 마음에서 마음을 관찰하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열심히, 분명한 앎을 지니고, 마음챙김을 지니고, 세간에 대한 탐착심과 싫어하는 마음을 제어하면서.

(4) 법에 대한 마음챙김 [法念處]
그는 법에서 법을 관찰하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열심히, 분명한 앎을 지니고, 마음챙김을 지니고, 세간에 대한 탐착심과 싫어하는 마음을 제어하면서.

이 {대념처경}의 서문에서 사념처를 수행하는 방법을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제시하고 있다.

'몸에서 몸을 관찰하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열심히, 분명한 앎을 지니고, 마음챙김을 지니고, 세간에 대한 탐착심과 싫어하는 마음을 제어하면서'

이 부분의 팔리어 원문은 다음과 같다.
k ye k y nupass  viharati,  t p  sampaj no satim , vineyya loke abhijjh domanassa .

'몸에서 몸을 관찰한다'는 말은 k ye k y nupass 이다. k ya는 우리의 육체이고 이 육체를 거듭 거듭 관찰한다는 말이 anupassi라는 말이다.
'anupassi'라는 말은 '반복하다', '따르다'라는 의미의 'anu'라는 접두사에 '보다'라는 의미의 'passati'에서 파생한 명사 'passi'가 결합한 말입니다.
'열심히'는 정진에 힘을 불어 넣는다는 말이다.
'분명한 앎을 지니고'는 관찰 대상에 대한 분명한 앎을 지니고라는 의미이다.
'마음챙김을 지니고'라는 의미의 'satim '라는 말은 다름 아닌 염처(念處)의 염(念)을 지니고 인데, 관찰의 대상을 놓치지 않고 있는 마음 상태, 현재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일어나는 그 순간 알아차리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세간에 대한 탐착심과 싫어하는 마음을 제어하면서'라는 말은 지금 관찰하고 있는 대상들에 대해서 좋아하는 마음이나 싫어하는 마음의 가치판단을 내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세간(loka)이란 다름 아닌 관찰의 대상인 오온(五蘊)을 말한다. 따라서 관찰 대상, 마음챙김의 대상에 대한 가치판단이 개입되지 않는 관찰을 말한다.
{염처경}에서 사띠빠타나 수행의 방법으로 제시된 구체적인 수행법이 바로 네 가지 관찰 대상을 거듭 거듭 관찰하되, 노력을 하면서, 마음챙김을 지니고, 집착과 싫어하는 마음도 접어두라는 것이다.
마음챙김 수행, 사띠빠타나 수행이 왜 위빠사나와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는가는 이처럼 실제로 염처계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좀더 살펴보자. {대념처경}에서는 구체적인 수행의 대상을 설명하고 나서 다음과 같은 말이 반복되어 제시어 있다.

이처럼 그는 내적으로, 또는 외적으로, 또는 내외적으로, 몸에서 몸을 관찰하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iti ajjhatta  v  k ye k y nupass  viharati, bahiddh  v  k ye k y nupass  viharati, ajjhattabahiddh  v  k ye k y nupass  viharati
또는 몸에서 현상이 생겨나는 것을 관찰하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samudayadhamm nupass  v  k yasmi  viharati
또는 몸에서 (생겨난 현상이) 사라지는 것을 관찰하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vayadhamm nupass  v  k yasmi  viharati
또는 몸에서 현상들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을 관찰하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samudayavayadhamm nupass  v  k yasmi  viharati
또는 그에게 '몸이 있다'라고 하는 마음챙김이 분명하게 확립된다.
atthi k yo ti v  panassa sati paccupa  hit  hoti
(바로 이 마음챙김은) 분명한 앎을 얻기 위한 것이며, (현상들에 대해서) 놓침이 없는 알아차림을 얻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그는 마음이 기울어져 의지하는 것이 없이 지내며, 그 어떠한 세간적인 것에 대해서도 집착하지 않는다.
y vad eva .j .namatt ya patissatimatt ya anissito ca viharati na ca ki.jci loke up diyati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몸에서 몸을 관찰하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evam pi bhikkhave bhikkhu k ye k y nupass  viharati

생겨나고 사라지는 현상을 관찰한다는 말은 다름 아닌 무상에 대한 관찰이다. 생겨나는 현상을 바로 그 순간 관찰하고 사라지는 현상을 사라지는 그 순간 관찰하라는 말이다. '무상하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겨나고 사라지는 현상들을 그 순간 순간에 포착하는 것이 위빠사나이다.
이처럼 몸에 대해서 관찰하면, '몸이 있다' '이것이 육체적인 현상이다'라는 마음챙김이 분명하게 생겨난다. 끊임없이 생겨났다가는 사라지는 이 현상들이 바로 육체적인 현상이라는 마음이 확립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확립된 마음챙김은 바로 다름 아닌 분명한 앎을 위한 것이며, 대상에 대한 놓침이 없는 알아차림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생겨났다가는 사라지는 온갖 현상들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지낸다는 말이다. 그 어떤 현상이라도 생겨난 것은 사라지는 것임을 철저하게 안다면 집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혜를 지닌 마음은 깨어있고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자유롭다.
실제로 마하시 방식의 위빠사나 수행은 {염처경}에 설해진대로 진행된다.
따라서 위빠사나와 {염처경}에 설해진 사띠빠타나는 언어는 다르지만 기본적인 수행법은 동일함을 알 수 있다.
'위빠사나'를 '염처에 바탕을 둔 위빠사나' (Satipa  h na vipassan )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위빠사나 수행의 실제

3.0. 준비 단계
본격적인 좌선 수행에 들어가기 전에, 경직되어 있는 마음을 부드럽고 민첩하게 해주며, 정진에 힘을 불어넣기 위한 예비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먼저 삼배를 하면서 간절하게 삼보(三寶)에 귀의하는 마음을 일으킨다.

‘붓담 사라남 갓차미’(부처님을 피난처로 하겠습니다.)
‘담맘 사라남 갓차미’(가르침을 피난처로 하겠습니다.)
‘상감 사라남 갓차미’(스님들을 피난처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모든 존재들이 행복하기를 간절하게 기원하는 자관(慈觀)을 한다.

‘나를 포함하여 모든 존재들이 행복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자관을 마친 후,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 관하며[死隨觀], 굳은 결의로 수행에 임할 마음을 일으킨다.

‘이 목숨 언제 끊어질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은 없다. 단 하나의 현상도 놓치지 않고 알아차리리라’

그리고는 자연스러운 호흡을 하면서 호흡에 동반되는 복부의 움직임[風界; 바람의 요소]을 일차적인 대상으로 하여 알아차려 나간다.


3.1. 일차적인 마음챙김의 대상
신수심법(身受心法)의 네 가지 대상 가운데에서 일차적인 마음챙김의 대상은 자신의 육체와 그 동작이다. 즉 몸에 대한 마음챙김[身念處]이 마음챙김을 닦는 이들에게 있어서 수행의 첫 걸음이 된다.
육체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제반 현상들에 마음을 챙기면서 그 육체적인 현상에 수반되어 생겨나는 느낌을 포착해 가면서 수행은 자연스럽게 네 가지 대상(몸, 느낌, 마음의 상태, 법) 전체로 확산되어 가게 된다.
신념처를 마음챙김의 일차적인 대상으로 하는 이유는, 육체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보다 거칠어서 알아차리기가 쉽고, 변화도 더디기 때문에 마음집중[禪定] 수행의 기초가 없는 초보자들이 마음을 집중하는 데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일차적인 마음챙김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3.1.1. 수행의 시작
몸에 대한 마음챙김[身念處] 수행에서의 마음챙김의 일차적인 대상과 보고의 내용

좌선의 경우
앉는 자세는 반가부좌나 결가부좌 어느 쪽도 좋음. 여러 가지 앉는 방법을 시도해 보아 가장 편하게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자세를 스스로 찾아 익힌다. 주의해야 할 점은 허리를 바르게 펴 주는 것이다. 좌선을 처음 하거나 오랜만에 하는 이들은 누구나 다리와 등에서 통증을 느낀다. 앉는 자세가 익숙해질 때까지는 다리의 통증은 참아 내기보다는 포기하는 것이 낳다. 자세가 익숙해질 때까지는 자세를 바꾸어도 통증은 여전히 생기므로.
호흡은 자연스럽게 한다. 단전호흡이나 특별한 호흡법은 위빠사나 수행과는 관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의도적인 호흡은 수행에 방해가 된다.

마음챙김의 순서와 보고 내용
1. 자연스러운 들숨과 날숨에 동반되는 복부(배)의 움직임에 마음을 둘 것.
2. 들숨에 따라 복부가 불러오면, '일어남' 하고 마음속으로 알아차릴 것.
3. 날숨에 따라 복부가 꺼지면, '사라짐' 하고 마음속으로 알아차릴 것.
4. 복부의 일어남과 사라짐에 수반되어 생겨나는 복부의 감각들을 주의 깊게 살필 것.
5. 어떠한 감각들이 있었는가 기록해 두었다가 두드러진 현상들을 간단, 명료하게 보고할 것.
6. 복부의 일어남 사라짐에 마음을 챙기고 알아차리는 도중에 자연스럽게 어떤 생각이나 몸의 느낌들이 생겨나면, 그 순간 파악 할 것. 파악한 후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가를 보고할 것.

행선[걷는 수행]의 경우 -
1. 초보자들은 너무 빨리 걷거나 너무 느리게 걷지 말고 천천히 조금 느린 속도로 걷는다.
2. 적당한 거리(10-20미터)를 왕복한다.
3. 마음챙김의 순서 - 처음에 걸으려고 하는 의도에서 시작하여 주요 동작들에 마음을 챙긴다.
 2 단계의 알아차림 :
좌선에서 행선으로 바꿀 때, 처음의 5분 정도는 굳어 있는 다리를 풀어 주기 위해서 보통의 걸음으로 걸으며, ‘왼발’,‘오른발’하며 각 걸음을 알아차린다.
 3 단계의 알아차림 :
다리의 근육이 풀리면 걷는 속도를 느리게 하여 움직이고 있는 다리 동작의 각 단계를 '들음', '나아감', '놓음'이라는 3단계의 동작으로 나누어 알아차린다.
  보다 느린 동작의 알아차림 :
마음챙김이 향상됨에 따라 걷는 동작의 각 단계가 더욱 세분된다. 5 단계 이상으로 세분되면서는 순간 순간의 움직이는 동작에 마음을 집중시켜 알아차린다.
4.이처럼 걸으면서 알아차려야 하는 현상은 발바닥에서 무릎 아랫부분의 다리의 감각들이다.
5.걷는 동작에 수반되어 일어나는 제반 감각들을 면밀하게 관찰하여 어느 순간에 어떤 감각들이 생겨나고 사라지는가를 알아차려 보고할 것.

3.1.2. 기타 동작을 할 경우
(1) 일상의 행동에 대한 마음챙김 - ‘분명한 앎[正知]’의 적용
좌선에서 행선으로 또는 행선에서 좌선으로 자세를 바꿀 때에도 마음챙김을 놓아서는 안 된다. 자세를 바꾸려는 의도를 먼저 알아차리고, 천천히 움직이며 주요 동작들을 알아차린다. 식사  세면 목욕 등의 여타의 동작들과 한 동작에서 다른 동작으로 옮겨가는 때의 마음의 상태(의도)와 몸의 움직임도 놓치지 말고 알아차릴 것. 일상적인 행동을 할 때에도 마음챙김을 놓쳐서는 안 된다. 마음챙김은 잠에서 깨어나서 잠자리에 들기까지 끊어짐 없이 이어져야 한다. 일상적인 동작을 할 경우에는 가장 두드러진 동작을 알아차린다. 밥 먹을 때에는 손의 동작에서 음식을 씹는 동작, 삼키는 동작 등으로 순간 순간의 두드러진 동작이 마음챙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수행의 핵심은 끊어짐 없는 마음챙김을 지니는 일. 즉 한 순간의 放心도 없이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하는 일이다.

(2) 바른 언어생활
집중수행 기간 중에 법문을 듣거나 점검 때를 제외하고는 침묵(고귀한 침묵)을 지켜야 한다.
일상적인 언어 활동은 마음을 집중시키는데 장애가 되므로 묵언하면서 오직 자신의 마음과 몸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다가 사라지는지 철저하게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즉, 수행 중에는 법에 대한 언어와 고귀한 침묵이 올바른 언어생활[正語]이다.

(3) 수행의 주대상 -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
타인의 행동이나 말은 일차적인 관찰의 대상이 아니므로 신경쓸 필요가 없다. 오직 자신의 몸과 마음에 몰두해야 한다. 귀중한 시간을 틈내서 가지게 된 길지 않은 집중수행이므로 타인의 수행을 방해해서는 안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자신의 말이나 행동이 타인의 수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위 하여야 한다. 특히 남에게 말을 거는 일은 가장 삼가야 한다.

3.1.3. 느낌에 대한 마음챙김의 중요성
가장 근본적인 번뇌인 탐욕과 분노 그리고 어리석음이 발생하는 것은 느낌에 의해서이므로 느낌에 대한 마음챙김은 중요하다. 쉴새없이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끊을 수는 없다. 하지만 느낌에 의해서 생기는 번뇌는 마음챙김을 통해서 다스려야 한다.
수행의 초기 단계에서는 좋은 느낌보다는 아프고, 싫은 느낌이 강하게 일어날 것이다. 특히, 좌선할 때에는 다리와 등에서 통증을 느끼게 되고, 더위와 가려움 등의 싫은 느낌들이 일어날 것이다. 이러한 느낌이 일어나면 ‘아픔’,‘아픔’,‘가려움’,‘가려움’하면서 알아차린다. 이렇게 알아차림에 의해서 사라지는 느낌이 있는가 하면, 한 동안 지속되는 느낌들도 있다. 지속되는 느낌들에 대해서는 한 두 번 알아차린 후에 일차적인 마음챙김의 대상으로 돌아오는 것을 권한다. 여러 가지 느낌들이 동일한 강도로 일어날 때에는 스스로 선택해서 알아차리면 된다. 앉는 자세가 익숙하지 않아 생기는 다리와 등의 통증은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아야 한다. 조금 통증을 느낀다고 자세를 바꾼다면 마음집중이 향상되지 않는다. 너무 통증이 심해져서 마음챙김 자체에 장애가 될 때에는 자세를 바꾸되, 자세를 바꾸는 과정의 모든 동작을 철저히 알아차리면서 바꾼다. 마음챙김은 사소한 동작에도 항상 밀착해서 동반되어야 한다.

3.1.4. 인식과 느낌과 번뇌의 발생 과정
1. 감각기관[六根]과 감각대상[六境]에 의해서 인식[六識]이 발생한다.
2. 위의 세 가지가 어우러진 것이 접촉[六觸]이다.
3. 접촉에 의해서 싫거나[苦], 좋거나[樂], 무덤덤한[不苦不樂] 느낌[受]이 생겨남.
4. 마음챙김이 없을 때, 괴로운 느낌에서는 성냄[진심, 瞋心]이, 좋은 느낌에서는 탐욕[탐심, 貪心]이, 무덤덤한 느낌에서는 어리석음[치심, 癡心)이 생겨난다.
느낌에 대한 마음챙김을 통해서 탐진치의 번뇌가 생기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것이 문지기 또는 방패로서의 마음챙김이다. 마음챙김이라는 문지기가 없으면, 탐진치의 번뇌들이 마음의 주인 노릇을 하게 된다.


3.2. 수행자의 기본적인 마음가짐
수행에 임하는 수행자는 스스로 자신의 수행의 동기를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기본적으로 불 법 승의 삼보(三寶)에 대한 신심과 수행 방법에 대한 신심, 그리고 수행을 하려고 하는 열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신심이란 맹목적인 믿음이 아니라 자신의 지성과 경험을 통해서 얻어진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구도의 마음, 자유 - 칼라마경』참조, 서울: 고요한소리), 처음에는 불교의 가르침과 수행법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의 마음을 지니고 수행을 시작할 수 있으면 된다. 수행이 진전되고 스스로 자신의 노력에 의해서 얻어지는 체험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약하던 신심은 확고한 확신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부처님은 언제나 제자들이 스스로 확인하도록 길을 제시하셨다. 이 길은 스스로 가야 하는 길이다. 열심히 그 길을 감으로써 얻어지게 되는 확신은 그 누구도 흔들 수 없는 자신의 재산이 될 것이다. 수행을 해보려고 일으킨 마음은 귀한 기회를 만든 것이다. 기회는 올바른 노력과 올바른 방법에 의해서 현실화될 때 비로소 그 가치가 살아나는 것임을 명심하며 부처님이 보증한 수행의 좋은 결실인 최상의 행복을 스스로 거두도록 최선을 다 해야 하는 것이 수행자의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다.
그 어느 누구의 말보다도 자신의 체험을 통해서 확인된 진실만이 자신의 참다운 의지처가 될 것이다.

3.2.1. 두 가지 양식의 수행

수행에는 두 가지의 양식이 있다. 일정 기간 동안 일정한 장소에서 진행되는 집중적인 수행과 일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해 나가는 수행이 그 두 가지이다. 집중적인 수행은 수행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기회이므로 효과적으로 수행법을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수행의 초보자는 일정 기간 동안의 집중수행을 통해서 수행법을 익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집중수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일 경우에는 일상생활의 일부분을 할애해서 수행을 할 수 있다. 수행의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고, 수행할 열의가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수행은 가능할 것이다. 집중수행을 통해서 얻은 것을 일상생활 속에서 살려 가면서 활용할 때, 수행의 참된 의미가 살아날 것이다.

3.2.1.1. 일정 기간 동안의 집중적인 수행 - 수련회, 안거.
생활 규범[戒]   마음집중[定]   지혜[慧]의 조화를 이루는 생활을 하면서 집중적으로 마음의 향상을 위해서 노력하는 수행.

3.2.1.2. 일상 생활에서의 수행. - 가정과 일상의 사회 활동 가운데에서의 수행.
마음챙김을 기본으로 하여 질서 있는 생활을 해 나가며, 시간을 정해서 틈틈이 마음집중 수행을 해 나간다. 세상일에 부딪힐 때, 마음챙김을 놓치지 않으면서 대처해 나갈 수 있는 힘을 미리 미리 갖추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네 가지 고귀한 마음가짐[四無量心; 慈悲喜捨]을 정해진 시간에 닦는 것은 마음의 평온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자관(慈觀)의 실천을 바탕으로 항상 자기 자신과 모든 존재들의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갖는다.

집중적인 수행을 위한 7 가지 조건

1. 적절한 거주처 - 주거 환경
2. 가까운 탁발처 - 음식의 조달
3. 바른 언어생활 - 법과 열반의 성취에 도움이 되는 말과 성스러운 침묵.
4. 좋은 벗, 도반, 선지식과 함께 지낼 것. - 잘 다스려진 자기 자신은 좋은 스승.
5. 적절한 음식 - 건강의 유지
6. 적절한 기후
7. 적절한 자세 - 좌선과 행선을 할 때, 자신에게 가장 좋은 자세가 무엇인지 알아낼 것.
 좌선의 경우, 중요한 것은 등을 바로 하고 앉는 것. 반가부좌나 결가부좌는 자신의 몸의 조건에 맞게 시도할 것.


3.3. 수행의 초심자와 경험자
초심자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붓다의 말씀을 의지하고, 수행을 잘 지도해 주는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법을 지도 받되, 수행은 자신의 힘으로 해 나아가는 것임을 명심하고 부지런히 정진해서, 스스로 마음이 청정해지고 지혜가 계발되는 방법을 자신의 몸으로 익혀야 한다. 수행은 실제적인 '길'이므로,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의 경험을 디딤돌로 해서 나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경험자의 경우는 이미 배워 익힌 방법을 항상 활용해 가면서 물러남이 없는 정진을 해 나갈 것. 이 생에서 聖人의 대열에 들어서기 위해 노력을 더해 가며, 자신의 체험을 늘 돌아보며, 점검해 나가야 한다.

위빠사나 수행의 기반이며, 때로는 위빠사나 수행 그 자체를 의미하는 바른 마음챙김[正念]이란 현재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현상 (복부의 움직임, 가려움, 통증, 저림, 뻣뻣함 등)을 있는 그대로, 단순한 주위 집중(bare attention)을 통해서 분명하게 파악하고 있는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즉, 현재 분명히 깨어 있는 마음으로 자신의 심신의 모든 현상을 좋거나 나쁘다는 가치판단을 하지 않으면서, 경험되는 그대로 명확하게 알아차리고 있는 것을 말한다.
마음챙김[正念]은, 파악된 현상에 대한 분명한 앎[正知]과 항상 짝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마음챙김은 단순한 작업이지만 쉽지는 않다. 끊임없는 마음챙김을 지니기 위해서는 강한 열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특정한 사람들만 마음챙김을 닦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자연스럽게 숨을 쉬고 있듯이, (호흡은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의 하나이므로, 마음챙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누구나 마음챙김 수행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수행을 하려는 열의와 노력과 바른 방법이다. 왜 수행을 하려고 하는가에 대한 분명한 문제의식이 있고, 수행에의 열의가 있는 사람이 바른 방법으로 쉬지 않고 노력을 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스스로 얻게 될 것이다.
마음챙김 수행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곧 육체적 정신적으로 어려움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몸은 익숙하지 않은 자세 때문에 여기저기서 통증이 생겨나며, 마음은 쉬지 않고 피어나는 생각들로 일차적인 마음챙김의 대상을 제대로 알아차릴 수 없을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자세 때문에 다리가 아프고, 일상생활에서의 의식의 흐름이 수행을 시작하면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몸의 통증은 4-5일 정도 지나면 조금씩 덜어지게 되므로 그리 걱정할 것은 아니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생각들을 끊어 버리려고 하는 것은 또 다른 생각을 불러일으키므로 생각들이 일어나면 그 생각들을 단지 알아차리기만 하는 것이 마음챙김 수행의 핵심이다. 좋은 생각도 붙들지 말고 나쁜 생각도 없애려 하지 말라. 좋은 생각도 망상도 수행자에게는 마음챙김의 대상일 뿐이다. 생겨나는 현상을 막을 수는 없다. 단지 생겨난 현상을 생겨나는 바로 그 순간 알아차리려고 노력하라. 그러면 이러한 의식의 흐름은 점차 가라앉게 될 것이다. 이렇게 수행은 향상되어 가는 것이다.

마음챙김과 분명한 앎이 예리해지고 정확해지면, 마음집중(三昧)이 이루어지고 마음집중에서 현상들에 대한 올바른 앎(지혜)이 생겨난다.
마음집중과 지혜의 힘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마음에서는 번뇌, 갈등, 불안, 우울 등의 부정적인 요소들이 제거되어 나아가기 시작한다. 이 때가 되면 더욱 수행을 가속시켜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되며, 수행 자체가 행복과 마음의 평온을 가져오게 해준다. 이는 깨달음의 7가지 요인(七覺支)이 경험되는 때이다. 하지만 좋은 현상들이 경험되더라도 이러한 현상에 집착하지 말고, 쉬지 말며 최종 목표에 이를 때까지 마음챙김을 지녀야 한다.


3.4. 마음집중[禪定, 止, samatha 사마타], 지혜[智慧, 觀, vipassana 위빠사나], 마음챙김[念, sati 싸띠]

마음집중이 없으면 대상을 있는 그대로[如實하게] 보는 지혜는 생기지 않는다. 마음챙김은 마음집중과 지혜의 공통되는 기반이다.
마음집중은 번뇌를 일시적으로 억누르고, 지혜는 번뇌를 잘라 내버린다.
수행자에는 크게 두 부류가 있다. 사마타 행자와 위빠사나 행자이다.
사마타 행자(行者)란 사선(四禪) 또는 팔선(八禪)의 마음집중을 먼저 닦아, 완전한 마음집중[安止定]의 힘으로 다섯 가지 덮개를 억누른 후, 위빠사나를 닦는 수행자이다.
위빠사나 행자는 네 가지 마음챙김[四念處]이나, 40 가지 선정 수행의 주제 가운데 네 가지 요소에 대한 관찰[四界差別]에 의해서 특별한 마음집중 수행이 없이 처음부터 대상을 관찰하는 수행자를 말한다. 위빠사나 행자는 완전한 마음집중이 아니라 순간적인 마음집중[刹那定]에 의해 다섯 가지 덮개를 억누르며, 수행을 해 나간다. 위빠사나 수행의 기반이 되는 마음집중은 따라서 찰나정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찰나정을 바탕으로 한 위빠사나 수행을 해나가면서 초선에서 제사선에 이르는 선지(禪支; 선정의 구성요소)를 체험하게 된다. 즉, 위빠사나 수행을 하는 동안 희열(喜), 행복감(樂), 평온(捨)을 순차적으로 경험하게 되는데, 이는 찰나정의 성격이 근접정(根接定)의 기능을 하면서, 각 선정의 선지들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순수한 위빠사나 수행에도 이처럼 선정 수행에서 경험되는 현상들이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수행해 나가면, 수행에 점차 힘이 생기게 되어 더욱 정진하려고 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된다.


3.5. 마음챙김의 역할
마음챙김은 일종의 성문을 지키는 문지기의 역할을 한다. 이 문지기가 가려내는 적은 탐진치(貪瞋癡)가 근본이며, 이 적들에 대한 각각의 대치법의 근본에는 마음챙김(念; sati)이 항상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독특한 적들을 막아내는 힘이 약하다. 자신이 어떤 적들에 대해서 약한 것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淸淨道論』에서 말하는 여섯 부류의 인간의 성향은 자신의 성향과 수행의 주제를 이해하는데 참고가 될 것이다.
마음챙김은 몸과 마음에서 발생하는 모든 현상에 대하여, 놓치지 않고 밀착해서 보는 것이며, 객관적으로 보는 것. 따라서 결과적으로 그 현상들의 정체를 있는 그대로 파악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때 얻어지는 것이 지혜이다. 지혜에 의해 번뇌의 적을 다스린다.


3.6. 마음챙김의 네 가지 대상 (四念處)
위빠사나 수행을 위한 마음챙김의 대상으로 경전에는 몸, 느낌, 마음, 법[身受心法]의 네 가지가 설해져 있다. 네 가지 대상은 간단하게 육체적인 현상[色; r pa]과 정신적인 현상[名; n ma]으로 분류된다. 

3.6.1. 身念處 - 14 가지 육체적인 현상에 대한 마음챙김
육체와 그 동작(호흡 행 주 좌 와) 및 부정관(不淨觀)을 주제로 한 마음챙김.
(1) 호흡에 대한 마음챙김[出入息念]
(2) 가고, 서고, 앉고, 눕는 동작[行住坐臥]에 대한 마음챙김
(3) 분명한 앎[正知]을 지니고 행동; 앞으로 나아가고 뒤로 돌아올 때, 앞을 볼 때나 주위를 돌아볼 때, (팔 다리를) 구부리거나 펼 때, (탁발을 하기 위해서) 가사(승복)를 수하고(옷을 입고), 발우를 들 때, 먹고 마시고 씹고 맛볼 때, 대소변을 볼 때, 가고, 서고, 앉을 때, 잠자리에 들고 잠에서 깨어날 때, 말하거나, 침묵을 하고 있을 때에도 분명한 앎을 지닌다.
(4) 육체에 대해 싫어하는 마음을 일으킴[厭逆作意]; 신체의 31(또는 32)가지 부분에 대한 상기(想起).
(5) 네 가지 요소 - 땅의 요소, 물의 요소, 불의 요소, 바람의 요소[四大; 地水火風]
(6-14)9가지 묘지에서의 관찰. - 현재 이 수행은 시행되지 않고 있음.

3.6.2. 受念處 - 느낌에 대한 마음챙김 [정신적인 현상]
고(苦) 락(樂) 불고불락(不苦不樂)의 세 가지 육체적 정신적인 느낌[感受]에 대한 마음챙김.

3.6.3. 心念處 - 마음의 현상에 대한 마음챙김 [정신적인 현상] 8쌍 16 가지.
(1) 탐욕이 있는 마음[有貪心], 탐욕이 없는 마음[無貪心]
(2) 성내는 마음[有瞋心], 성냄이 없는 마음[無瞋心].
(3) 어리석은 마음[有癡心], 어리석음이 없는 마음[無癡心].
(4) 침체된 마음, 산만한 마음.
(5) (선정 수행으로) 커진 마음[大心], (선정 수행을 닦지 않아) 커지지 않은 마음.
(6) (色界禪과 無色界禪 수행이) 향상된 마음, 향상이 안된 마음.
(7) (선정에 의해) 잘 집중된 마음, 집중이 안된 마음.
(8) (선정 수행에 의해 일시적으로 번뇌로부터) 자유로워진 마음[解脫心], 자유로워지지 않은 마음[非解脫心]을 (있는 그대로) 안다.

3.6.4. 法念處 - 5 가지의 육체적 정신적 현상에 대한 마음챙김
(1) 다섯 가지 덮개[五蓋; 욕망, 분노, 혼침과 졸음, 들뜸과 우울, 회의적 의심]
(2) 五蘊[色受想行識]
(3) 十二處[眼耳鼻舌身意와 色聲香味觸法]
(4) 七覺支[念, 擇法, 精進, 喜, 輕安, 定, 捨]
(5) 四聖諦[苦集滅道]


3.7. 법에 대한 마음챙김의 중요성
법에 대한 마음챙김은 법에 대해서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즉, 교리적으로 법에 대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수행의 일차적인 주제와 수행 도중에 생기는 장애, 그리고 수행이 향상됨에 따라서 생겨나는 긍정적인 심신의 상태와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 등이 제시되어 있다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법에 대한 마음챙김이라 하더라도 일차적인 마음챙김 수행의 대상은 오온(五蘊) 가운데 육체적 물질적인 현상인 색온(色蘊)이다. 육체적 물질적인 현상인 색온(色蘊)은 다름 아닌 신념처(身念處)의 대상이며, 십이처(十二處)의 안이비설신(眼耳鼻舌身)과 색성향미촉(色聲香味觸)이다.
다섯 가지 덮개[五蓋]는 수행을 시작하면서 곧 부딪히는 장애이다. 감각적인 욕망과 분노의 마음은 동전의 양면처럼 생각 속에서 부침하며, 좌선할 때의 혼침과 졸음은 수행자들의 오래된 벗처럼 슬며시 찾아온다. 마음은 들떠서 안정되어 있지 못하고, 과거의 잘못이 마음에 떠오르며 회한에 싸이기도 한다. 수행이 잘 진전되지 않을 때에는 불법승(佛法僧) 삼보와 수행법 또는 지도 법사에 대해서 회의적인 의심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장애가 나타나면 즉시 알아차린 후, 일차적인 마음챙김의 대상으로 마음을 빨리 가져가야 한다. 마음챙김의 힘이 강해지면서, 점차로 장애들은 극복되기 시작한다. 자세한 극복 방법은 다섯 가지 장애를 다스리는 법을 참조.
다섯 가지 덮개를 극복하면서 수행을 계속해 나아가면, 깨달음의 일곱 가지 요소[七覺支]가 경험되기 시작한다. 이때가 되면 몸과 마음이 안정되며 수행에 대한 확신도 강해진다. 마음챙김[念覺支]이 더욱 예리해지고, 현상에 대한 이해[擇法覺支]가 심화된다. 좋은 현상들을 경험하게 되면서 더욱 더 정진에 힘을 가하게 된다[精進覺支]. 마음에서 희열을 맛보기도 하며[喜覺支], 마음과 몸은 편안해지고 안정된다[輕安覺支]. 희열을 맛보며 안정된 마음은 더욱 집중을 이루게 되며[定覺支], 생겨났다가는 사라지는 현상들에 대해서 집착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평온이 유지된다[捨覺支]. 이처럼 깨달음의 일곱 가지 요소[七覺支]가 경험될 때, 이러한 긍정적인 현상에도 집착해서는 안 된다. 수행의 핵심은 마음챙김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좋은 현상들도 마음챙김의 대상일 뿐이다. 경험되면 바로 알아차리고 일차적인 마음챙김의 대상을 알아차리는 일로 마음을 돌려야 한다. 깨달음의 일곱 가지 요소[七覺支]들을 일으키는 방법 참조.
깨달음의 일곱 가지 요소[七覺支]가 경험되면서 네 가지 고귀한 진리는 이론적이 아니라 체험적으로 이해되게 된다. 괴로움의 고귀한 진리[苦聖諦], 괴로움의 발생의 고귀한 진리[苦集聖諦], 괴로움의 소멸의 고귀한 진리[苦滅聖諦],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의 고귀한 진리[苦滅道聖諦]가 체험적으로 파악되면서 성인의 도과(道果)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4. {청정도론}에 의한 위빠사나 지혜의 전개
- 일곱 가지 청정[七淸淨]과 지혜의 향상

현재 마하시 위빠사나 수행에 의한 지혜의 전개는 {빠띠삼비다막가}에 바탕을 두고 있는
{청정도론}에 의해 설명되고 있다. {청정도론}의 구조는 전체 칠청정으로 되어 있고, 뒤의 오청정이 지혜의 전개를 말하고 있다.
실제적인 위빠사나 수행은 바로 견청정인 명색구별지(名色區別知; n mar pa-pariccheda-
   a)에서 시작되는데 이는 {대념처경}에서 설하고 있는 身受心法(특히 身과 受)에 대한 관찰을 통해서 얻어지는 지혜라 할 수 있고, 위빠사나 수행을 통해 얻는 지혜의 첫 단계이다. 정신적인 현상과 물질적/육체적인 현상이 서로 다른 현상이라는 앎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위빠사나 수행은 수행이 진전됨에 따라서 자신이 경험하고 알게되는 현상이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어서, 어느 정도 자기 수행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체계를 제시하고 있다.

   7 청정          지혜의 향상
(1) 戒淸淨 
(2) 心淸淨  -    (40 가지 수행의 주제; 四十業處)
(3) 見淸淨  -    1.마음의 현상과 육체의 현상을 구별하는 앎
                 名色區別知; n ma-r pa-pariccheda-   a
(4) 度疑淸淨  -  2.조건을 파악하는 앎
                 緣把握知; paccaya-pariggaha-   a
(5) 道非道智見淸淨  -  3. 현상들의 무상·고·무아에 대한 사유에 의한 앎 [思惟知]
                 sammasana-   a
                     4-1.  발생과 소멸에 대한 앎
                 生滅隨觀知; udayabbay nupassan    a,-초기 단계
(이 단계에서 10 가지 위빠사나 수행에 동반되는 번뇌[十觀隨染]가 생김)
(6) 行道智見淸淨  - 4-2. 발생과 소멸에 대한 앎 [生滅隨觀智] -
                      본격적인 단계.,
                   5. 소멸에 대한 앎 壞隨觀智
                      bha g nupassan -   a,
                   6.  두려움에 대한 앎 怖畏隨觀智
                      bhayatupa  h na-   a,
                   7.  허물에 대한 앎 過患隨觀智
                       d nav nupassan -   a,
                   8.  싫어해 멀리하는 앎 厭離隨觀智
                      nibbhed nupassan -   a,
                   9  벗어나고자 하는 앎 脫欲智
                       muccitukamyat -   a,
                   10.  되돌아 살펴보는 앎 省察隨觀智
                       pa isa kh nupassan -   a
                   11.  모든 현상들에 대해서 초연한 앎 行捨智
                       sa kh rupekkh -   a
(7) 智見淸淨       12. 種姓(범부에서 성인으로의 변환)에 대한 앎
                       gotrabh -   a
                   13.-16.네 가지 도(道)에 대한 앎.
<Vism 639-671>


5. 위빠사나 수행의 이익

간단히 말해서 불교 수행의 이익 또는 목적은 괴로움이 완전히 소멸한 상태인 열반의 성취에 있다. 苦와 苦의 滅만을 설한다고 하신 붓다의 말씀은 인간 존재의 현실적인 모습과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단적인 말씀이며, 위빠사나 수행의 궁극적인 목적 또한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위빠사나 수행의 이익은 {대념처경}에 다음의 일곱 가지로 제시되어 있다.

(1) 마음의 청정 - 번뇌의 제거,
(2) 슬픔과 근심의 극복,
(3) 비탄의 극복,
(4) 육체적인 고통의 극복,
(5) 정신적인 고뇌의 극복,
(6) 네 가지의 도(道)와 과(果)의 성취,
(7) 열반의 성취.

따라서 마지막 열반의 성취가 궁극적인 수행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익을 얻는데는 길게는 7년 내지는 짧게는 7일이 걸린다고 경전의 말미에 제시되어 있으며, 번뇌가 남아있으면, 불환(不還)의 깨달음을 번뇌가 없으면, 아라한의 완전한 지혜를 얻는다고 한다.
{대념처경}에는 마음챙김 수행을 닦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선정수행에 대한 언급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산란하고, 졸음에 빠지기 쉬운 우리의 일상적인 심리상태에서 곧 바로 관찰과 마음챙김 수행을 닦아 마지막으로 아라한과에 이를 수 있다고 제시하고 있는 이 수행법은 사색계선(四色界禪) 이나 四無色界禪 그리고 滅盡定을 거치지 않는 慧解脫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문적인 선정수행을 닦지 않고서 아라한이 되는 길이 열려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팔리 주석문헌을 통해서 순관(純觀: suddha-vipassan )으로 제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6. 수행을 통해서 극복해야 할 번뇌

위빠사나 수행에서의 번뇌에 대한 대치법은 간단하다. 어떠한 번뇌가 생겨나도 생겨나는 그 순간에 즉각 알아차리는 것이다. 마음챙김이라는 방패로 모든 번뇌를 대처한다는 의미이다. 끊어짐이 없는 마음챙김만이 번뇌를 막아낼 수 있는 것이다. 번뇌가 생기면 없애려고 하기보다는 알아차림을 지니려 해야 한다. 수행의 초보 단계에서는 번뇌의 힘이 강하고 마음챙김이 약하므로 수행 자체가 쉽사리 진행되지 않는다. 무리하게 번뇌와 정면으로 맞부딪히려 하지 말고 마음챙김을 지니려고 노력해야 한다. 마음챙김이 강해질수록 번뇌의 거센 물결은 점차 가라앉게 될 것이다.
다음에 제시되는 몇 가지 분류의 번뇌들과 그 대치법은 경전과 주석문헌을 참고로 정리해 보았다. 번뇌를 극복하는데 필요한 귀중한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6.1.다섯 가지 덮개[五蓋]와 대치법
(1) 감각적인 욕망을 없애는 6 가지 방법
① 부정관을 할 것. (不淨相의 획득; asubbha-nimittassa uggaho)
② 부정관에 전념할 것. (부정관 수행에의 노력; asubbha- bh v anuyogo)
③ 감각기관을 잘 제어할 것. (감각기관의 보호; indriyesu guttadv rat )
④ 음식에 대해서 소중한 생각을 지니고 양을 조절할 것.
(식사의 양을 알 것; bhojane matt  ut )
⑤ 도심이 굳은 좋은 벗을 가까이 할 것. (선지식; kaly  a-mittat )
⑥ 감각적 욕망에 대한 말을 피하고 욕망을 제어하는 말을 할 것. (적절한 말; sapp yakath )

(2) 분노[惡意]를 없애는 6 가지 방법
① 자관(慈觀)을 닦을 것. (慈相의 획득; mett nimittassa uggaho)
② 자관(慈觀)에 전념 할 것. (慈觀 수행에의 노력; mett bh van nuyogo)
③ 업은 자신의 것임을 생각할 것. (자신이 지은 업의 자성을 관찰;
   kammassakat paccavekkha  )
④ 자관의 좋은 점과 분노의 해로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것. (관찰을 많이 닦을 것;
   pa isa kh nabahul kat )
⑤ 분노를 잘 다스리는 좋은 벗을 가까이 할 것. (선지식; kaly  a-mittat )
⑥ 자관의 이로움과 분노의 불이익에 대한 말을 할 것. (적절한 말; sapp yakath )

(3) 혼침과 졸음을 없애는 6 가지 방법
① 혼침과 졸음의 원인이 과식에 있음을 알 것.
(과식에 대한 相의 획득; atibhojane nimittagg ho)
② 자세를 바꿀 것. (威儀의 전환; iriy patha-samparivattanat )
③ 광명상(光明想)을 닦을 것. (광명상의 사유;  lokasa   -manasik ro)
④ 지붕이 없는 곳에서 수행할 것. (露地에서 머물 것; abbhok sav so)
⑤ 잠자기를 즐기지 않는 좋은 벗을 가까이 할 것. (선지식; kaly  a-mittat )
⑥ 수면의 불이익과 깨어 있음의 이로움에 관한 말을 할 것. (적절한 말; sapp yakath )

(4) 들뜸과 우울(회한)을 없애는 6 가지 방법
① 부처님의 가르침을 많이 배울 것. (多聞할 것; bahussutat )
② 해도 되는 일과 해서는 안돼는 일을 두루 물을 것. (널리 물을 것; paripucchakat )
③ 계율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 (율에 대한 분명한 앎; vinaye pakata  ut )
④ 계를 잘 이해하고 지키는 연장자[長老]와 함께 지낼 것. (老長老를 가까이 모실 것;
   vuddhasevit )
⑤ 들뜸과 우울을 잘 다스리는 좋은 벗을 가까이 할 것. (선지식; kaly  a- mittat )
⑥ 들뜸과 우울의 해로움과 마음의 고요함의 이로움에 관한 적절한 말을 할 것.(적절한 말; sapp yakath )

(5) 회의적 의심을 없애는 6 가지 방법
① 부처님의 가르침을 많이 배울 것. (多聞할 것; bahussutat )
② 불법승 삼보에 대한 의심이 있으면 질문을 하여 의심을 풀 것. (널리 물을 것;
   paripucchakat )
③ 계율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 (율에 대한 분명한 앎; vinaye pakata  ut )
④ 삼보의 진실함에 대한 믿음을 기를 것. (신심[勝解]을 많이 닦을 것; adhimokkhabahulat )
⑤ 삼보에 대한 신심이 지극한 좋은 벗을 가까이 할 것.  (선지식; kaly  a- mittat )
⑥ 의심의 해로움과 의심을 없애는 일의 이로움에 대한 적적한 말을 할 것. (적절한 말;
   sapp yakath )


6.2. 마라[魔]의 열 가지 군대
① 감각적 쾌락; k ma.
② 불쾌[憂愁]; arati.
③ 배고픔과 목마름[飢渴]; khuppip s .
④ 갈망[渴愛]; ta h .
⑤ 혼침(昏沈)과 졸음[睡眠]; th na-middha.
⑥ 공포;  bh r .
⑦ 회의적 의심[疑]; vicikicch .
⑧ 자신의 잘못을 감추는 것[僞善]과 고집; makkho, thambho.
⑨ 이익, 칭찬, 존경받음, 잘못 얻은 명성; l bho, siloko, sakk ro, micch laddho yaso.
⑩ 자신에 대한 칭찬과 타인에 대한 비방; att na  samukka se pare avaj nati.


6.3. 열 가지 위빠사나 수행에 따르는 번뇌[十觀隨染]
10 가지 위빠사나 수행에 따르는 번뇌[十觀隨染]는 모두 처음 위빠사나 수행을 열심히 하는 수행자에게만 생기는 번뇌이다. (Vism 633-8)

① 마음속에서 강한 빛을 경험하기도 하고[光明 och sa],
② 예리한 이해력이 생겨 경전이나 교리의 깊은 의미를 꿰뚫듯이 이해되기도 하며[知    a],
③ 몸의 전율을 느끼는 희열이 생기기도 하고[喜 p ti],
④ 몸과 마음은 아주 안정되어 편안해지며[輕安 passaddhi],
⑤ 마음에서 강렬한 즐거운 느낌을 느끼기도 하며[樂 sukha],
⑥ 강한 신심이 생겨나기도 하고[勝解 adhimokkha],
⑦ 더욱더 수행에 전념하여 정진을 하며[努力 paggaho],
⑧ 흔들림 없는 마음챙김이 뚜렷하게 항상 자리잡고 있기도 하고[現起 upa  h na],
⑨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현상들에 대해서 마음은 더욱더 무덤덤해지며[捨 upekkh ],
⑩ 이러한 제 현상들에 대하에 미세한 집착과 욕망이 일어난다[欲求 nikanti].

光明·知·喜·輕安·樂는 모두 위빠사나 수행을 함으로써 생겨나는 현상이다. 勝解는 강한 믿음이며, 노력은 정진(viriya)을 말한다. 現起는 마음챙김[念, sati]이다. 위빠사나와 관련되어 있는 흔들림이 없는 마음챙김이 생긴다. 捨는 위빠사나의 捨이다. 이 捨가 생기면, 모든 현상[一切行]에 대하여 탐착과 싫어함을 떠난 중간의 입장이 된다(majjhattabh t ).마지막의 욕구는,光明 등에 의해 장엄된 위빠사나에 대해서 집착을 일으켜, 미세하며, 고요한 형태를 지닌 欲求를 말한다.
이렇게 10가지 위빠사나 수행에 따르는 번뇌가 생길 때,'나는 道를 얻었다. 나는 果를 얻었다.'라고 도가 아닌 것[非道]을 道라고 집착하며, 깨달음이 아닌 것[非果]을 깨달음[果]이라고 집착한다. 
따라서 10가지 위빠사나 수행에 따르는 번뇌에 대해서 견해의 집착[見執, di  hig ha], 나라고 하는 집착[慢執, m nag ha], 더욱 갈망하는 집착[愛執, ta h g ha]이 생겨나서 30 가지 위빠사나 수행에 따르는 번뇌[三十觀隨染]가 된다.
이 30가지 위빠사나 수행에 따르는 번뇌에 대해서, 이것들은 無常하며, 만들어진 것들[有爲]이며, 조건에 의해 생겨난 것[緣已生]이며, 소멸해 버리는 현상[滅盡法]이며,,사라져 버리는 현상[消滅法]이며, 탐착을 해서는 안될 현상[離貪法]이며, 멸하는 현상[滅法]이다라고지혜에 의해 고찰해서 이러한 위빠사나 수행에 따르는 번뇌에서 벗어나서, 위빠사나 수행에 따르는 번뇌는 非道이며, 바른 길로 이끄는 위빠사나의 앎은 道라고 확실하게 이해한다. 이것이 도비도지견청정(道非道智見淸淨)이다.
견청정(見淸淨)에서 명색구별(名色區別)에 의해 苦諦의 분석을 행하고, 도의청정(度疑淸淨)에서 연파악(緣把渥)에 의해 集諦의 분석을 행하며, 도비도지견청정(道非道智見淸淨)에서 正道의 강조에 의해 道諦의 분석을 행한다. 이 세 가지 청정에 의해서, 세 가지 진리[三諦]에 대한 분석이 행해진다. 즉, 괴로움의 진리[苦諦]·발생의 진리[集諦]·길의 진리[道諦]에 대하여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6.4.열 가지 족쇄

5하분결(五下分結); 욕망의 세계[欲界]에 존재를 붙들어 매는 번뇌.
pa cannam orambh giy na  samyojan nam

 ① 유신견(有身見) 또는 자신견(自身見) - 오온을 영원한 자아와 관련 지워 보는 견해. sakk yadi  hi
 ② 회의적 의심 - 삼보와 수행법 등에 대한 의심. vicikicch
 ③ 계율이나 금지 조항에의 집착[戒禁取見]. s labbatapar m so
 ④ 감각적 욕망[愛慾]. k macchando
 ⑤ 악의 - 분노. vy p do

5상분결(五上分結); - 미세한 물질의 세계[色界]와 정신의 세계[無色界]에 존재를 붙들어 매는 번뇌.
pa cannam uddhambh giy na  samyojan nam
 ⑥ 색계에 대한 욕망. r par go
 ⑦ 무색계에 대한 욕망. ar par go
 ⑧ 아만. m no
 ⑨ 들뜸. uddhacca
 ⑩ 어리석음[無明]. avijj


6.5. 聖人(四道四果)과 10가지 족쇄의 소멸
      聖人                           10 가지 족쇄의 소멸
흐름에 들어선 분 - 預流,  sot panno  (1-3의 소멸)
한 번 오는 분   - 一來  sakad g m   (1-3의 소멸, 4-5의 약화)
돌아오지 않는 분  - 不還   an gam   (1-5의 소멸)
공양받을만한 분  - 阿羅漢    rahato  (1-10의 소멸)


7. 맺는 말
위빠사나의 의미는 간단히 말하면 '통찰'이며, 그 내용은 무상, 고, 무아의 입장에서 몸과 마음의 현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임을 알았다. 이 수행법은 {대념처경}을 위시로 한 염처계 경전을 바탕으로 자세한 수행법이 제시되어 있음도 확인하였다. 또한 {청정도론}에 정리된 지혜의 향상 단계는 위빠사나 수행이 진행되는 과정으로 의미함을 정리해 보았고, 위빠사나 수행의 궁극적인 목적이자 이익은 아라한과와 열반의 성취에 있음을 살펴보았다. 수행을 통해 극복해야 되는 번뇌의 범주를 살펴보았고, 이러한 번뇌의 소멸 과정이나, 위빠사나 지혜의 전개 양상을 스스로 점검하면서 수행자는 자신의 수행의 정도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실제적인 수행의 길을 갈 때, 이론적으로 아는 것으로 따지고 들면 오히려 수행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 실제 수행을 하는 이들은 이론적인 지식은 일단 놓아두고 수행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경전이나 이론적인 지식을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은 자신이 지나간 길을 되돌아 볼 때 사용될 수 있으며, 자신의 수행이나 마음 상태를 점검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경험이 많은 분의 지도를 받을 때에는 딱히 이론적인 이해가 필요치 않을 수도 있다. 자신이 가는 길을 점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법은 법을 실천하는 사람을 보호한다고 했다. 스스로 확인한 법으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 때까지, 더 나아가 성인의 깨달음을 이룰 때까지 수행을 지속해야 할 것은 바로 자신의 일이기 때문이다.
20세기 중엽 불멸 2500년을 기념하는 전후시기에 미얀마와 태국을 중심으로 상좌불교의 새로운 불교 운동처럼 일어나서 이제는 서양은 물론 한자불교권인 동아시아 불교권에 까지 전해진 위빠사나 수행법은 어떤 수행법보다도 초기불교 정신에 가까우면서 남방상좌불교의 보수적인 전통을 잇고 있는 귀중한 정신문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