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티나 나무(똔 까틴(ton kaṭhin)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거리 곳곳에서 모금을 하는 사람들의 무리 속에서 똔 까틴(ton kaṭhin)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면 까티나 기간이 시작된 것입니다.
'모든 것을 갖춘 나무', 혹은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라는 뜻을 가진 똔 까틴(미얀마에서는 Padaetharpin(padesabin), 스리랑카에서는 Kapparukka(Kapruka)이라고 함)은 태초의 풍요를 상징하는 나무 구조물입니다.
전승되는 설화에 따르면 똔 까틴은 이 세상에 사람이 살게 된 태초에 존재하였다고 믿어지는 나무로, 누구에게든 소망하는 것을 내어 주는 나무였습니다.
한 가지 규칙이 있었으니, 누구든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만큼만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나약한 존재인 인간은 더 많은 것을 갖고자 하는 마음을 품게 되었고, 또한 다른 사람들이 정말 꼭 필요한 만큼만 가져가는지에 대해서도 의심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어느 날 한 사람이 필요한 만큼보다 더 많은 것을 나무로부터 얻어냈고, 이를 본 다른 사람들도 곧 그를 따랐습니다.
더 많은 것을 갖고자 하는 욕망과 서로에 대한 질시로 눈이 먼 사람들은 똔 까틴의 물건들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싸웠고, 결국 똔 까틴은 지상에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후로 인간은 스스로의 노동을 통해서만 원하는 것을 얻을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퍼내어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원하는 무엇이든 갖게 해준다고 알려져 있는 이 태초의 나무는 인간의 과도한 욕망으로 인해 지상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이 똔 까틴의 상실이라는 비극적 결말을 가져온 근본적인 원인이며, 따라서 이 불행한 사건에 관한 설화의 전승은 세속의 욕망을 멀리할 것을 권하는 불교의 가르침과 맥을 같이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탐욕스럽게 물질적 욕망을 추구하는 것을 경계하라는 교훈적 목적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까티나를 통해 부활한 똔 까틴은 신도들이 상가에 바치는 순수한 보시, 즉 다나dāna로서 그 의미가 역전됩니다.
까티나 똔 까틴은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사라져 버린 똔 까틴을 다나로서 반납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으며, 내세를 위한 공덕은 이처럼 사심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바치는 다나를 통해서만 얻어진다고 사람들은 믿습니다.
내세를 위한 공덕으로서 축적될 수 있는 올바른 다나란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까티나를 통해 재현된 똔 까틴은 설화가 담고 있는 교훈과는 정반대로 사람들의 세속적 욕망과 삶에 부여하는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평신도들이 상가에 베푸는 보시이기도 한 한편으로 사람들이 그러한 보시를 표현하는 방식은 세속에서 가치 있다고 평가하는 물질적인 것들로 구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똔 까틴에 걸리는 다양한 각종 물품과 지폐로 다채롭게 꾸며진 똔 까틴의 모습과, 확성기로 행렬의 행차를 알리며 똔 까틴을 싣고 사원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 똔 까틴 행렬 앞뒤로 춤을 추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의 무리가 함께하여 축제의 흥을 돋우곤 합니다.
똔 까틴이 언제부터 까티나 의식에 등장했는지를 알려주는 문헌은 현재까지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사람들은 그들이 기억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까티나 시기가 다가오면 도처에서 똔 까틴을 볼 수 있었다고 말하며, 그와 같은 풍습은 자신들이 태어나기도 훨씬 전, 어쩌면 란나 혹은 수코타이 왕조 시대보다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전통일 것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 기원은 확인할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과거와는 달리 최근으로 올수록 똔 까틴은 더욱 화려해지고 풍성해졌으며, 이를 꾸미기 위한 사람들의 모금 활동 또한 근래 들어 더욱 활발해졌다는 점입니다.
처음 시작될 당시 까티나는 가사를 만들기 위한 옷감과 실과 바늘, 염료 등 가사를 만드는 데 필요한 도구와 재료, 그리고 음식을 제공하는 정도의 간소한 것이었지만, 시간이 흘러 상기 공동체의 규모가 커지고 신도들의 수 또한 늘어남에 따라 물품의 종류와 가짓수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까티나에서는 본래 출가의식에서 빠뜨려서는 안 되는 여덟 가지 보시물 <(1~3) 세 장의 옷감으로 구성된 가사 삼의, (4) 발우, (5) 면도칼, (6) 실과 바늘, (7) 거름망(물속에 들어있는 작은 생물을 해치지 않도록 걸러내는 용도), (8) 허리띠)> 외에는 특정된 물건들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가사도 옷감만이 아닌 완성된 물품, 즉 기성품으로 판매되는 삼의가 바쳐지는 등 다양한 변화들이 포착됩니다. 그 외에 기본 물품들이 하나의 꾸러미로 묶여 상점에서 판매됩니다.
똔 까틴에 걸리는 물품의 변화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현금화 및 상품화 경향입니다.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과거에는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주였다고 합니다. 가령 농촌지역에서는 바나나와 사탕수수 등의 먹을거리 등을 똔 까틴에 매달아 사원에 보내곤 했습니다.
근대적 학교 교육이 현재와 같이 확장되기 전, 사원은 주된 교육기관으로서 기능하던 시절에는 연필과 공책 등 이제 막 출가한 스님들을 가르치는 데 필요한 물건들이 반드시 포함되었습니다.
가사과 발우, 부채, 신발 등 기본 물품의 상품화는 훨씬 일찍부터 이루어졌습니다.
일상 소비재의 상품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물품 구성은 더욱 다채롭고 풍성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근래에는 기술의 발전을 반영하여, 가령 물주전자를 대신하여 전기포트나 보온물통이 매달리는가 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나무에 매달 수조차 없는 에어컨이나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이 포함되기도 하며, 심지어 이런 물품 모두를 실은 차량까지 사원에 봉헌되기도 합니다.
최근 들어 더욱 눈에 띄는 변화는 똔 까틴을 장식하는 지폐들입니다.
스님들에게 올리는 돈이 까티나 의식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규정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가사과 함께 까티나에 반드시 포함되는 것으로서 돈을 꽂습니다. 지폐를 접어 전체를 별이나 꽃모양 등을 만들어 똔 까틴을 장식하는 것에서부터 구조물 전체를 지폐로 장식한 똔 까틴의 모습 등 점차 지폐 사용 비율이 늘고 있고, 50밧, 100밧 등의 소액권이 아닌 1,000밧 이상의 지폐로 전체를 장식한 똔 까틴도 눈에 뜁니다.
까티나 의식에 봉헌되는 물품 목록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 같은 변화는 테라와다 불교의 탁발 관행과 이러한 관행이 함축하고 있는 수행자의 태도, 즉 금욕과 고행을 중시하는 것에 비추어 볼 때 사뭇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며, 종종 가난한 사람들의 등골을 빼먹으며 사회에 기생하는 것처럼 보이는 살찐 승려들에 대한 비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때로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소수의 사례들을 들어 이 같은 행위들을 '종교에 빠져 살아가는 사람들의 악습'으로 매도할 일만은 아닙니다.
태국 사회에서 사원이 평신도 사회와 관계 맺는 방식 및 상호작용을 더 깊이 들여다보면, 모든 경우에 그렇다고 볼 수는 없더라도, 단순히 공덕을 쌓는다는 명분으로 세속의 재화를 무익하게 흘려보내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가령 똔 까틴에 매달리는 물건들 중에는 수십 명분의 밥과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커다란 솥과 큰 상, 그릇 등이 포함되곤 하는데, 이러한 물건들은 사원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 마을 주민들의 경조사를 포함하여 마을 공동 행사 등에 사용되곤 합니다. 사원에 속한 물품이되 공동으로 사용되는 물품이기도 한 것입니다. 또한 지폐도 스승이 제자들의 배움을 위한 필요한 자금이 되기도 하고, 사원에서 필요한 건물을 짓고 보수하기 위해 쓰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종교의식에서 나타난 이러한 변화들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생활하는 물질세계의 조건과 그것을 해석하고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는데 똔 까틴 의식의 의미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까티나에 행해지는 똔 까틴 의식은 상가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자, 재가자들이 공덕을 쌓을 수 있는 수단입니다.
물론 까티나의 중심 행위는 상가 스님들에게 새로운 가사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불교 전통에서 매우 공덕이 크고 견고하며 중요한 행위입니다.
가사 공양이 주된 보시이지만, 까티나 나무를 통해 사원에 추가적인 보시와 재정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똔 까틴 의식은 불교 공동체로서의 상가와 재가 신도 사이의 상호 관계를 상징하는 소중한 전통입니다. 똔 까틴 의식은 다음과 같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1. 자비와 보시 : 베푸는 행위는 불교 수행의 핵심 교리이며, 똔 까틴 의식은 이러한 자비와 보시를 대중적이고 집단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합니다.
2. 선업 쌓기 : 상가에 도움을 주는 것은 공덕을 쌓고 좋은 업을 창출하는 강력한 방법으로 여겨집니다.
3. 공동체 참여 : 이 의식은 전체 공동체가 상가 스님들로부터 축복을 주고받는 실천을 공유하기 위해 하나로 모이게 합니다.
'아짠 빤냐와로 스님 법문교재 > 법문 교재(프린트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반응하지 않는 것 (20251206. 프린트물 법문) (0) | 2025.12.06 |
|---|---|
| 부처님의 가르침은 인격 향상의 영양제 (20251115. 프린트물 법문) (0) | 2025.11.15 |
| 졸음에 대처하기 (251018. 프린트물 법문) (1) | 2025.10.18 |
| 동요는 마음의 본성 (20250920) (0) | 2025.09.21 |
| 지혜가 열리는 조건 - 프린트물 법문 (붓다의길따라선원 포살법회. 20250906) (0) | 2025.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