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전 차를 덖는다는게 뭔지 글로만 읽고 용감하게 황칠나무잎으로 덖음차에 도전했더랬습니다.
구증구포 구증구포..머릿속으로 되뇌이며 뜨거운 후라이팬에 준비된 차잎을 넣었네요.
1차 덖고 비비고,2차 덖고 비비고,3차 또 덖고 비비고
네번째 덖는데.. 갑자기 타는 냄새가나더니 순식간에 녹색 찻잎에 갈색반점들이...ㅠㅠ
황칠잎이라서 이런가???얼른 내려놓았으나 이미 찻잎은 바스락거릴 정도로 말라있어????????일단 작업 끝!!
녹차는 많이 봐봤지만 황칠차는 본적이 없으니 평가불가??
그래도 맛은 봐야죠? 다기에 1~2분 우려내어 색을 볼려고 하얀 찻잔에 옮겨 부었네요.
그 노오란 빛깔,은은하면서도 구수한향,매끌거리는 찻물~ (목넘김이 좋다는 어느 광고가 떠오르면서..)
입안에 퍼지는 감칠맛..담백하면서도 구수하고 입안에~ 혀밑으로~ 저절로 달디단 침이 고이면서 끝맛은 달고..
입안에 남은 차의 여운이 몇십분이나 계속 되더군요.
3일 후 재도전!!
어디서 들은건 있어 황토옹기에 덖어 봤네요.
이런? 이걸 어째?? 속이 깊고 폭은 좁은 옹기솥에 찻잎을 넘 많이넣었나봐요.
넘 뜨거워 면장갑을 두개씩이나 꼈지만 뜨거워서 손으로 덖을수가...ㅠㅠ
급히 나무주걱으로 휘저어대니 찻잎이 떡이 될라고...ㅠㅠ 떡이되면 안돼지..
손으로..앗뜨거..주걱으로..또 떡이될라고.. 안돼지 손으로..앗뜨거..ㅠㅠ
면포를깐 대나무채반에 덖어진 찻잎을 부어 한김 식히고 비벼대는데..우우 이걸우째..
또 떡이 될라고..ㅠ 안돼 사~알살 살~살 비비자.
2차 덖음과 유념과정 ..부끄럽게시리 1차과정 고대로 재현..ㅠㅠ
에휴 난 바보야 머리 쥐어뜯다 비듬떨어질라..관두고..
덩어리진 잎 풀어가며 어찌어찌 끝내기는 했는데..찻잎은 갈~색 ㅠ
떨리는 가슴 부여안고 갈색차를 우려내 마셔보니 탄냄새에 색도 탁하고 맛은 그런대로 숭늉처럼..ㅠㅠ
어제 3회차 재도전!!
황칠나무에게 잘~만들어 잘~먹겠다고 미안한 맘 대신 전하면서..
아까워도 눈딱감고 새순난 여린가지 두어줌 꺽어들고 얼릉씻고 얼릉 말리고 잎만 따서 잘게 썰고
달구어진 솥에 풍덩~ 파지직!! 음~온도가 알맞군..흠~ 열나게 골고루 저어가며 흩뿌리고..앗뜨~앗뜨~
2차덖음과 유념,3차...4차...5차덖고 유념과정..상태를보니 더 비벼선 안되것다~ 식혀 덖고,식혀덖고,
찻잎이 솥에 부딫치는 소리가 ...
살짝 튕겨지는듯 맑게 부딪치는 소리하며 바스락거리는 듯도 싶고..
다 되었나부다..
나름 완성된 찻잎을 보니 짜~잔 진녹색!!
우려내어 마셔보니 맑고 노오란 빛깔하며 구수한 향,맑고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이 있으며
끝맛은 달고 매끄러운 찻물의 감촉하며..마신지 한참이 지나도 입안에 여운이 남아있네요.
흐음~ 이만하면 대성공???
2010.5.15. 몸에좋은 산야초 카페에 올렸던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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